의사 대신 ‘PA 간호사’…환자 생명 책임은?

입력 2021.05.12 (21:21) 수정 2021.05.1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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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5월12일은 국제간호사의 날입니다.

간호사하면 떠오르는 인물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일을 기념해 정했는데요.

간호사들 이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지난해부터 코로나와의 싸움으로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습니다.

감염자 수도 당연히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종사자 907명 중 간호사가 3백 명이 넘습니다. 가장 많죠.

그만큼 환자들과 가장 가까이서 많이 접촉했다는 뜻일 겁니다.

이렇게 묵묵히 의료 현장을 지키던 간호사들이 오늘(12일) 불법 의료 행위를 강요하는 현실을 고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간호사들이 스스로 불법 의료 행위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의사 대신 약을 처방하고, 진단서도 쓴다는 겁니다.

[간호사 A/음성변조 : "약물도 계산해서 처방을 하고 있고 항암제 처방도 하고 있고..."]

[간호사 B/음성변조 : "진단서, 소견서, 심장초음파도 검사는 간호사가 했고..."]

의사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간호사를 의료계에선 ‘PA’, 즉 진료보조간호사라고 부릅니다.

전국에 만 여 명이 있습니다.

현행 의료법엔 의사와 간호사는 있지만 PA 간호사는 없습니다.

법에 존재하지 않는 의료인, 의사 업무를 대리하는 것 역시 불법입니다.

불법도 문제지만 의료사고 위험이 더 심각합니다.

[간호사 C/음성변조 : “다른 선생님들이 그러는 거예요. (대리 처방 약이) 부작용 되게 심한 약이라고. 투약 오류가 나니까 처방 내는 게 좀 무서웠어요.”]

근본적인 원인은 의사 수가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의대 학생 수를 늘리는데 반발해 전공의 파업이 벌어지면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의사들이 파업으로 빠져나가자 이들이 하고 있는 의료 행위들이 드러난 겁니다.

실제 간호대 정원은 지난 15년 동안 만 5천 명 늘었습니다.

그러나 의대 정원은 같은 기간 정원이 늘어나지는 않고 3천 명 선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PA를 양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 윤/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수 : “PA 제도를 지금처럼 불법적이고 음지에 있는 상태로 놓아뒀을 때, 현재 상태가 저는 훨씬 더 환자한테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간호사들은 전공의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하는 거라며 전공의를 더 뽑거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순자/보건의료산업노조 위원장 : “간호사들이 할 수 있는 업무 범위로 인정을 해주고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할 업무를 따로 정해준다라면 업무 명확화가 명확하게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관련 협의체를 꾸리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성되지 않고 있는 상탭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김지훈 김지혜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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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대신 ‘PA 간호사’…환자 생명 책임은?
    • 입력 2021-05-12 21:21:38
    • 수정2021-05-12 21:46:13
    뉴스 9
[앵커]

오늘 5월12일은 국제간호사의 날입니다.

간호사하면 떠오르는 인물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생일을 기념해 정했는데요.

간호사들 이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지난해부터 코로나와의 싸움으로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습니다.

감염자 수도 당연히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종사자 907명 중 간호사가 3백 명이 넘습니다. 가장 많죠.

그만큼 환자들과 가장 가까이서 많이 접촉했다는 뜻일 겁니다.

이렇게 묵묵히 의료 현장을 지키던 간호사들이 오늘(12일) 불법 의료 행위를 강요하는 현실을 고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간호사들이 스스로 불법 의료 행위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의사 대신 약을 처방하고, 진단서도 쓴다는 겁니다.

[간호사 A/음성변조 : "약물도 계산해서 처방을 하고 있고 항암제 처방도 하고 있고..."]

[간호사 B/음성변조 : "진단서, 소견서, 심장초음파도 검사는 간호사가 했고..."]

의사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간호사를 의료계에선 ‘PA’, 즉 진료보조간호사라고 부릅니다.

전국에 만 여 명이 있습니다.

현행 의료법엔 의사와 간호사는 있지만 PA 간호사는 없습니다.

법에 존재하지 않는 의료인, 의사 업무를 대리하는 것 역시 불법입니다.

불법도 문제지만 의료사고 위험이 더 심각합니다.

[간호사 C/음성변조 : “다른 선생님들이 그러는 거예요. (대리 처방 약이) 부작용 되게 심한 약이라고. 투약 오류가 나니까 처방 내는 게 좀 무서웠어요.”]

근본적인 원인은 의사 수가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의대 학생 수를 늘리는데 반발해 전공의 파업이 벌어지면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의사들이 파업으로 빠져나가자 이들이 하고 있는 의료 행위들이 드러난 겁니다.

실제 간호대 정원은 지난 15년 동안 만 5천 명 늘었습니다.

그러나 의대 정원은 같은 기간 정원이 늘어나지는 않고 3천 명 선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PA를 양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 윤/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수 : “PA 제도를 지금처럼 불법적이고 음지에 있는 상태로 놓아뒀을 때, 현재 상태가 저는 훨씬 더 환자한테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간호사들은 전공의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하는 거라며 전공의를 더 뽑거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순자/보건의료산업노조 위원장 : “간호사들이 할 수 있는 업무 범위로 인정을 해주고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할 업무를 따로 정해준다라면 업무 명확화가 명확하게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관련 협의체를 꾸리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성되지 않고 있는 상탭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김지훈 김지혜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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