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대신 ‘PA 간호사’…환자 생명 책임은?

입력 2021.05.13 (06:33) 수정 2021.05.13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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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의료 종사자 중 가장 많은 이들은 바로 간호사입니다.

그만큼 환자들과 제일 가까운 곳에서 고생했다는 뜻일 텐데요.

이렇게 묵묵히 의료 현장을 지키던 간호사들이 불법 의료 행위를 강요하는 현실을 고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간호사들이 스스로 불법 의료 행위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의사 대신 약을 처방하고, 진단서도 쓴다는 겁니다.

[간호사 A/음성변조 : "약물도 계산해서 처방을 하고 있고 항암제 처방도 하고 있고..."]

[간호사 B/음성변조 : "진단서, 소견서, 심장초음파도 검사는 간호사가 했고..."]

의사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간호사를 의료계에선 'PA', 즉 진료보조간호사라고 부릅니다.

전국에 만 여 명이 있습니다.

현행 의료법엔 의사와 간호사는 있지만 PA 간호사는 없습니다.

법에 존재하지 않는 의료인, 의사 업무를 대리하는 것 역시 불법입니다.

불법도 문제지만 의료사고 위험이 더 심각합니다.

[간호사 C/음성변조 : "다른 선생님들이 그러는 거예요. (대리 처방 약이) 부작용 되게 심한 약이라고. 투약 오류가 나니까 처방 내는 게 좀 무서웠어요."]

근본적인 원인은 의사 수가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의대 학생 수를 늘리는데 반발해 전공의 파업이 벌어지면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의사들이 파업으로 빠져나가자 이들이 하고 있는 의료 행위들이 드러난 겁니다.

실제 간호대 정원은 지난 15년 동안 만 5천 명 늘었습니다.

그러나 의대 정원은 같은 기간 정원이 늘어나지는 않고 3천 명 선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PA를 양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윤/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수 : "PA 제도를 지금처럼 불법적이고 음지에 있는 상태로 놓아뒀을 때, 현재 상태가 저는 훨씬 더 환자한테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간호사들은 전공의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하는 거라며 전공의를 더 뽑거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순자/보건의료산업노조 위원장 : "간호사들이 할 수 있는 업무 범위로 인정을 해주고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할 업무를 따로 정해준다라면 업무 명확화가 명확하게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관련 협의체를 꾸리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성되지 않고 있는 상탭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김지훈 김지혜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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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대신 ‘PA 간호사’…환자 생명 책임은?
    • 입력 2021-05-13 06:33:46
    • 수정2021-05-13 06:38:11
    뉴스광장 1부
[앵커]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의료 종사자 중 가장 많은 이들은 바로 간호사입니다.

그만큼 환자들과 제일 가까운 곳에서 고생했다는 뜻일 텐데요.

이렇게 묵묵히 의료 현장을 지키던 간호사들이 불법 의료 행위를 강요하는 현실을 고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김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간호사들이 스스로 불법 의료 행위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의사 대신 약을 처방하고, 진단서도 쓴다는 겁니다.

[간호사 A/음성변조 : "약물도 계산해서 처방을 하고 있고 항암제 처방도 하고 있고..."]

[간호사 B/음성변조 : "진단서, 소견서, 심장초음파도 검사는 간호사가 했고..."]

의사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간호사를 의료계에선 'PA', 즉 진료보조간호사라고 부릅니다.

전국에 만 여 명이 있습니다.

현행 의료법엔 의사와 간호사는 있지만 PA 간호사는 없습니다.

법에 존재하지 않는 의료인, 의사 업무를 대리하는 것 역시 불법입니다.

불법도 문제지만 의료사고 위험이 더 심각합니다.

[간호사 C/음성변조 : "다른 선생님들이 그러는 거예요. (대리 처방 약이) 부작용 되게 심한 약이라고. 투약 오류가 나니까 처방 내는 게 좀 무서웠어요."]

근본적인 원인은 의사 수가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의대 학생 수를 늘리는데 반발해 전공의 파업이 벌어지면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의사들이 파업으로 빠져나가자 이들이 하고 있는 의료 행위들이 드러난 겁니다.

실제 간호대 정원은 지난 15년 동안 만 5천 명 늘었습니다.

그러나 의대 정원은 같은 기간 정원이 늘어나지는 않고 3천 명 선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PA를 양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김윤/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수 : "PA 제도를 지금처럼 불법적이고 음지에 있는 상태로 놓아뒀을 때, 현재 상태가 저는 훨씬 더 환자한테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간호사들은 전공의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하는 거라며 전공의를 더 뽑거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순자/보건의료산업노조 위원장 : "간호사들이 할 수 있는 업무 범위로 인정을 해주고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할 업무를 따로 정해준다라면 업무 명확화가 명확하게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관련 협의체를 꾸리겠다고 했지만 아직 구성되지 않고 있는 상탭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김지훈 김지혜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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