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보상 노린 ‘꼼수’?…지금 가덕도에선

입력 2021.05.13 (15:27) 수정 2021.05.1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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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예정지 부산 가덕도 대항마을신공항 예정지 부산 가덕도 대항마을
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곳에선 어김없이 투기 행위가 판을 치죠. 신공항 예정지인 부산 가덕도에서도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하루게 다르게 들어서는 건물로, 섬 전체가 공사판처럼 변해버린 가덕도 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 공사판으로 변한 가덕도…땅 가진 외지인 '너도나도 집짓기'

취재진은 가덕도 내 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인 대항마을을 찾았습니다. 진입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가자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시끄러운 공사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는데요.

길을 따라 몇 발자국 더 들어가보니 200m 남짓한 길이의 왕복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 쪽에서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굴삭기로 터를 파고, 덤프트럭은 쉴새 없이 흙을 실어 나르고 있었는데요. 길거리에는 주민보다 인부들이 더 많이 눈에 띌 정도였습니다.

공사가 이뤄지는 땅 주인은 대부분 가덕도 주민이 아닌 외지인이었는데요. 공사 중인 인부들에게 물었더니 짓는 건물은 주로 소규모 공동 주택이나 단독주택이었습니다.

가덕도 대항마을에서 작업 중인 중장비 모습가덕도 대항마을에서 작업 중인 중장비 모습

■ 실사용 목적은 소수…주민들 "이주권 등 보상 노린 꼼수"

대항마을은 인구 5백 명이 안 되는 작은 어촌 마을입니다.

낚시객이나 은퇴자가 가끔 가덕도에 집을 짓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실제로 들어가 살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데요. 주민들은 신공항 건설을 앞두고 이주권 같은 보상을 노린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한 주민은 "실제로 사람이 살기 위한 게 아니라 보상용으로 짓는다는 게 눈으로 뻔히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덕도 대항마을 진입로 주변으로 신축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가덕도 대항마을 진입로 주변으로 신축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짓고 있는 건물 가운데는 소매점 같은 상가 시설도 있었는데요.

한 주민은 "지금 있는 슈퍼도 장사가 될까 말까인데, 뭘 팔겠다고 새로 건물을 짓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공항이 개발되면 상가 분양권을 받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습니다.


■ 김해신공항 확장안 폐기 이후 '신축 바람'…건축·개발 '전면 제한' 검토

가덕도가 이렇게 공사판이 된 건 그리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김해신공항 확장안이 폐기된 지난해 말부터 신축 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요.

올해 들어 4개월 동안 가덕도에서는 25건의 건축 허가가 났는ㅇ데, 이것은 지난해 전체 건축 허가 건수의 2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주택이 들어설 부지에 매매 광고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주택이 들어설 부지에 매매 광고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

부산시 강서구청은 최근 가덕도내 건축, 개발을 전면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시에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보상을 노리고 대거 건물을 지을 경우 난개발은 물론, 보상비 증가로 신공항 건설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시는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이긴 하지만, 투기 행위가 심각할 경우 이를 방지해야하는 만큼 법적 근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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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공항 보상 노린 ‘꼼수’?…지금 가덕도에선
    • 입력 2021-05-13 15:27:17
    • 수정2021-05-13 15:31:54
    취재K
신공항 예정지 부산 가덕도 대항마을개발 사업이 추진되는 곳에선 어김없이 투기 행위가 판을 치죠. 신공항 예정지인 부산 가덕도에서도 이런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하루게 다르게 들어서는 건물로, 섬 전체가 공사판처럼 변해버린 가덕도 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 공사판으로 변한 가덕도…땅 가진 외지인 '너도나도 집짓기'

취재진은 가덕도 내 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인 대항마을을 찾았습니다. 진입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가자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시끄러운 공사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는데요.

길을 따라 몇 발자국 더 들어가보니 200m 남짓한 길이의 왕복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 쪽에서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굴삭기로 터를 파고, 덤프트럭은 쉴새 없이 흙을 실어 나르고 있었는데요. 길거리에는 주민보다 인부들이 더 많이 눈에 띌 정도였습니다.

공사가 이뤄지는 땅 주인은 대부분 가덕도 주민이 아닌 외지인이었는데요. 공사 중인 인부들에게 물었더니 짓는 건물은 주로 소규모 공동 주택이나 단독주택이었습니다.

가덕도 대항마을에서 작업 중인 중장비 모습
■ 실사용 목적은 소수…주민들 "이주권 등 보상 노린 꼼수"

대항마을은 인구 5백 명이 안 되는 작은 어촌 마을입니다.

낚시객이나 은퇴자가 가끔 가덕도에 집을 짓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실제로 들어가 살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데요. 주민들은 신공항 건설을 앞두고 이주권 같은 보상을 노린 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한 주민은 "실제로 사람이 살기 위한 게 아니라 보상용으로 짓는다는 게 눈으로 뻔히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덕도 대항마을 진입로 주변으로 신축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짓고 있는 건물 가운데는 소매점 같은 상가 시설도 있었는데요.

한 주민은 "지금 있는 슈퍼도 장사가 될까 말까인데, 뭘 팔겠다고 새로 건물을 짓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공항이 개발되면 상가 분양권을 받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습니다.


■ 김해신공항 확장안 폐기 이후 '신축 바람'…건축·개발 '전면 제한' 검토

가덕도가 이렇게 공사판이 된 건 그리 오래되진 않았습니다. 김해신공항 확장안이 폐기된 지난해 말부터 신축 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요.

올해 들어 4개월 동안 가덕도에서는 25건의 건축 허가가 났는ㅇ데, 이것은 지난해 전체 건축 허가 건수의 2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주택이 들어설 부지에 매매 광고 현수막이 붙어 있는 모습
부산시 강서구청은 최근 가덕도내 건축, 개발을 전면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시에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보상을 노리고 대거 건물을 지을 경우 난개발은 물론, 보상비 증가로 신공항 건설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시는 개인의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이긴 하지만, 투기 행위가 심각할 경우 이를 방지해야하는 만큼 법적 근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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