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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 쿠팡 노동자 유족 “재발방지? 사과조차 없어요”
입력 2021.05.14 (07:00) 취재K

지난해 10월, 쿠팡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야간 근무 뒤에 숨지면서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국민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이후 쿠팡 측은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는데요. 그러나 그 후로도 유족들의 눈물, 마를 날이 없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 쿠팡 물류센터 고 장덕준 씨 죽음은 “산업재해”

지난해 10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마치고 온 27살 청년 장덕준 씨가 욕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덕준 씨 부모님의 신고로 119구급대가 출동했지만, 결국 숨졌는데요.

이후 넉 달여만인 지난 2월, 덕준 씨의 죽음이 산업재해로 인정됐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덕준 씨 유족이 낸 산재 신청에 대해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로 인정했습니다.

덕준 씨에 대한 업무상 질병 판정서를 보면 당시 노동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故 장덕준 씨에 대한 업무상질병판정서 일부故 장덕준 씨에 대한 업무상질병판정서 일부

덕준 씨는 물류센터 9동 7층에서 출고 지원업무를 맡았습니다. 무게 4~5㎏가량의 상자나 포장 부자재를 하루 80~100회, 20~30㎏의 물건을 ‘수동 자키’라는 기기를 이용해 하루 20~40회 옮겼습니다.

하루 평균 470㎏ 이상의 짐을 옮긴 건데, 근골격계 부담작업 유해요인조사 지침에 따른 하루 평균 취급 기준(250㎏)의 2배에 이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덕준 씨의 진료기록 등을 검토한 결과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고, 여기에 근육을 많이 사용해 근육이 급성으로 녹아내리는 ‘횡문근융해증’도 의심된다고 적었습니다.

또, 덕준 씨가 숨지기 전 일주일 동안의 근무시간은 62시간 10분, 숨지기 전 2주에서 12주간 주당 평균업무시간도 58시간 18분으로 주당 평균 52시간을 초과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덕준 씨가 ‘교대제 및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의 업무부담 가중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됐다고 봤습니다.


■ 故 장덕준 씨 유족 “재발방지? 사과조차 없어요”

산재 인정 약 2주 뒤 열린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 쿠팡 측은 유족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 마련과 노동환경 개선 조치 등을 약속했습니다.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 대표쿠팡풀필먼트 서비스 대표(청문회 당시)

“저 역시 고인과 나이가 같은 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인의 부모님께서 고인의 모습을 보시고 얼마나 깊은 상처를 느끼셨는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반드시 유족분들을 찾아뵙고 필요한 사과를 하고 필요한 보상을 하고 다른 필요한 지원을 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조사 결과를 통해서 나온 정보를 바탕으로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러나 유족들은 청문회 이후 석 달이 다 되도록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故 장덕준 씨 어머니
“청문회 끝나고 나서 지금까지 저희가 어떤 연락도 받은 적 없어요. 이 사람들은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

동료들 역시 덕준 씨의 죽음 이후에도 열악한 노동환경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전합니다.

전 쿠팡 칠곡 물류센터 노동자
“서큘레이터 몇 개 설치하고 그게 다지, 바뀐 것도 없어요. 쿠팡이 사람 대접해주는 계절이 딱 여름이거든요, (노동환경이 너무 열악하니까) 사람이 없어서.”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보상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해 유족들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과로사대책위원회가 자신들을 통해서만 대화할 것을 고집해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노동환경 개선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 “쿠팡이 아들 죽였다”…故 장덕준 씨 유족 전국 순회 나서

덕준 씨 유족은 쿠팡 측이 약속한 대로 제대로 된 공식 사과와 함께, 야간근무 제한과 휴식시간 보장 등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한 달 동안의 전국 순회에 나섰습니다.


직접 제작한 홍보 차량으로 전국을 돌며 덕준 씨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유족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곳에 아들을 보냈다는 생각에 부모로서 미안함에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쿠팡이 책임 있는 자세로 변화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 ‘과로사’ 쿠팡 노동자 유족 “재발방지? 사과조차 없어요”
    • 입력 2021-05-14 07:00:07
    취재K

지난해 10월, 쿠팡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야간 근무 뒤에 숨지면서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국민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이후 쿠팡 측은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사과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는데요. 그러나 그 후로도 유족들의 눈물, 마를 날이 없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 쿠팡 물류센터 고 장덕준 씨 죽음은 “산업재해”

지난해 10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를 마치고 온 27살 청년 장덕준 씨가 욕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덕준 씨 부모님의 신고로 119구급대가 출동했지만, 결국 숨졌는데요.

이후 넉 달여만인 지난 2월, 덕준 씨의 죽음이 산업재해로 인정됐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덕준 씨 유족이 낸 산재 신청에 대해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산재로 인정했습니다.

덕준 씨에 대한 업무상 질병 판정서를 보면 당시 노동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故 장덕준 씨에 대한 업무상질병판정서 일부故 장덕준 씨에 대한 업무상질병판정서 일부

덕준 씨는 물류센터 9동 7층에서 출고 지원업무를 맡았습니다. 무게 4~5㎏가량의 상자나 포장 부자재를 하루 80~100회, 20~30㎏의 물건을 ‘수동 자키’라는 기기를 이용해 하루 20~40회 옮겼습니다.

하루 평균 470㎏ 이상의 짐을 옮긴 건데, 근골격계 부담작업 유해요인조사 지침에 따른 하루 평균 취급 기준(250㎏)의 2배에 이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덕준 씨의 진료기록 등을 검토한 결과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고, 여기에 근육을 많이 사용해 근육이 급성으로 녹아내리는 ‘횡문근융해증’도 의심된다고 적었습니다.

또, 덕준 씨가 숨지기 전 일주일 동안의 근무시간은 62시간 10분, 숨지기 전 2주에서 12주간 주당 평균업무시간도 58시간 18분으로 주당 평균 52시간을 초과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덕준 씨가 ‘교대제 및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의 업무부담 가중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됐다고 봤습니다.


■ 故 장덕준 씨 유족 “재발방지? 사과조차 없어요”

산재 인정 약 2주 뒤 열린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 쿠팡 측은 유족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책 마련과 노동환경 개선 조치 등을 약속했습니다.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 대표쿠팡풀필먼트 서비스 대표(청문회 당시)

“저 역시 고인과 나이가 같은 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인의 부모님께서 고인의 모습을 보시고 얼마나 깊은 상처를 느끼셨는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반드시 유족분들을 찾아뵙고 필요한 사과를 하고 필요한 보상을 하고 다른 필요한 지원을 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조사 결과를 통해서 나온 정보를 바탕으로 노동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러나 유족들은 청문회 이후 석 달이 다 되도록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故 장덕준 씨 어머니
“청문회 끝나고 나서 지금까지 저희가 어떤 연락도 받은 적 없어요. 이 사람들은 시간이 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

동료들 역시 덕준 씨의 죽음 이후에도 열악한 노동환경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전합니다.

전 쿠팡 칠곡 물류센터 노동자
“서큘레이터 몇 개 설치하고 그게 다지, 바뀐 것도 없어요. 쿠팡이 사람 대접해주는 계절이 딱 여름이거든요, (노동환경이 너무 열악하니까) 사람이 없어서.”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보상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해 유족들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과로사대책위원회가 자신들을 통해서만 대화할 것을 고집해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노동환경 개선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 “쿠팡이 아들 죽였다”…故 장덕준 씨 유족 전국 순회 나서

덕준 씨 유족은 쿠팡 측이 약속한 대로 제대로 된 공식 사과와 함께, 야간근무 제한과 휴식시간 보장 등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한 달 동안의 전국 순회에 나섰습니다.


직접 제작한 홍보 차량으로 전국을 돌며 덕준 씨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유족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곳에 아들을 보냈다는 생각에 부모로서 미안함에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쿠팡이 책임 있는 자세로 변화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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