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AZ 백신으로 접종해주세요”…獨서 귀한 몸, 이유는 여름 휴가?

입력 2021.05.15 (07:00) 수정 2021.05.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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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최근 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접종받으러 온 사람들이 아스트라제네카만 찾는 바람에 재고량이 바닥났습니다. 병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대신 접종 받겠느냐고 물어보면, 언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다시 공급되느냐고 묻는다고 합니다.

혈전 부작용이 있다고 인정돼 기피 대상이 됐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갑자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우여곡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최근 접종자 증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WHO와 EMA(유럽의약품청) 긴급 승인 전엔 65세 이상 노령층 접종을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65세 이상에 대한 임상 자료가 부족해 부작용 여부를 확신하기 어려웠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긴급 승인 이후엔 혈전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극히 적은 숫자였지만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뇌정맥동혈전증이 발생했습니다. EMA는 100만 명당 8명 정도가 혈전증세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60세 미만, 그리고 여성에서 혈전 증세가 잦았습니다. 하지만 이 증세로 영국에서만 40명이 넘게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우려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WHO나 EMA 등에선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의 이익이 위험성보다 크다며 접종이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고, 독일 보건 당국은 60세 이상에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걸 권고했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백신 공급 상황이 호전됐습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이 충분히 들어오기 시작한 겁니다. 게다가 공급이 부족했던 아스트라제네카는 60세 이상에만 접종하는 이원화가 이뤄져 접종에도 속도가 붙었습니다. 접종 센터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의에서도 접종을 개시해 최근엔 하루에 130만 명이 접종을 받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호전되자 독일 보건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연령 제한을 풀었습니다. 의사와 상담을 전제로 원하면 누구든지 접종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꺼릴 줄 알았던 젊은 층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찾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발급되는 백신 접종 카드.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했다는 기록이 적혀있다.(출처=ntv 웹페이지 갈무리)독일에서 발급되는 백신 접종 카드.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했다는 기록이 적혀있다.(출처=ntv 웹페이지 갈무리)

■목표는 여름휴가…접종 기간 4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딱

독일 현지 방송 ntv는 최근 독일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현상을 조명했습니다. ntv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는 가정의들의 인터뷰를 전했습니다.

특히 젊은 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인기 비결에 대해 독일 약사협회는 " 다가오는 완화를 준비하기 위해"라고 분석했습니다. 여름 휴가철에 봉쇄 완화가 이뤄질 것이고, 그때 자유롭게 여행하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6월말 시작되는 휴가철에 맞춰 여행을 가려면 세 가지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합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거나, 코로나19 음성이 증명되거나,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나아 항체를 가지고 있거나. 이 중 음성 증명은 매일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게 제일 낫겠죠.

하지만 이런 상황은 모든 백신에 해당되기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인기가 치솟은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유는 바로 1차 접종과 2차 접종 사이 기간이 12주에서 4주로 단축됐기 때문입니다. 한달 안에 접종을 마치고 안전하게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독일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접종 간격은 6주입니다.

■반전, 이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족

인기가 치솟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족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원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60세 이상 접종 방침으로 공급량 부족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층에서 접종 희망자가 늘어나며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가정의에선 예약을 취소하거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으로 변경할 것을 추천한다고도 합니다.

이런 상황이면 지난주부터 공급이 시작된 얀센 백신은 더욱 인기를 끌 것도 같습니다. 얀센 백신은 1회만 맞으면 접종 완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독일 일부 주에서는 노숙자나 마약중독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오랜 봉쇄에 지친 독일인은 백신 접종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5월 13일 현재 독일 전체 인구 8,300만여 명 중 10% 정도가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또 1회 이상 접종자는 35% 정도인데 한 달 전 12%에서 3배가 늘었습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죠. 이들도 휴가를 보내고 싶을 텐데요, 그래서인지 백신 접종 증명서 위조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건당 100유로씩 위조 백신 접종 증명서가 거래된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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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5 07:00:38
    • 수정2021-05-15 09:12:53
    특파원 리포트

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최근 독일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접종받으러 온 사람들이 아스트라제네카만 찾는 바람에 재고량이 바닥났습니다. 병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대신 접종 받겠느냐고 물어보면, 언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다시 공급되느냐고 묻는다고 합니다.

혈전 부작용이 있다고 인정돼 기피 대상이 됐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갑자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우여곡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최근 접종자 증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WHO와 EMA(유럽의약품청) 긴급 승인 전엔 65세 이상 노령층 접종을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65세 이상에 대한 임상 자료가 부족해 부작용 여부를 확신하기 어려웠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긴급 승인 이후엔 혈전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극히 적은 숫자였지만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뇌정맥동혈전증이 발생했습니다. EMA는 100만 명당 8명 정도가 혈전증세를 보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60세 미만, 그리고 여성에서 혈전 증세가 잦았습니다. 하지만 이 증세로 영국에서만 40명이 넘게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우려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WHO나 EMA 등에선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의 이익이 위험성보다 크다며 접종이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고, 독일 보건 당국은 60세 이상에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걸 권고했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백신 공급 상황이 호전됐습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이 충분히 들어오기 시작한 겁니다. 게다가 공급이 부족했던 아스트라제네카는 60세 이상에만 접종하는 이원화가 이뤄져 접종에도 속도가 붙었습니다. 접종 센터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의에서도 접종을 개시해 최근엔 하루에 130만 명이 접종을 받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호전되자 독일 보건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연령 제한을 풀었습니다. 의사와 상담을 전제로 원하면 누구든지 접종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자 꺼릴 줄 알았던 젊은 층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찾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발급되는 백신 접종 카드.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했다는 기록이 적혀있다.(출처=ntv 웹페이지 갈무리)
■목표는 여름휴가…접종 기간 4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딱

독일 현지 방송 ntv는 최근 독일 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현상을 조명했습니다. ntv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은데 공급이 충분하지 않다는 가정의들의 인터뷰를 전했습니다.

특히 젊은 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인기 비결에 대해 독일 약사협회는 " 다가오는 완화를 준비하기 위해"라고 분석했습니다. 여름 휴가철에 봉쇄 완화가 이뤄질 것이고, 그때 자유롭게 여행하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6월말 시작되는 휴가철에 맞춰 여행을 가려면 세 가지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합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거나, 코로나19 음성이 증명되거나,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나아 항체를 가지고 있거나. 이 중 음성 증명은 매일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게 제일 낫겠죠.

하지만 이런 상황은 모든 백신에 해당되기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인기가 치솟은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이유는 바로 1차 접종과 2차 접종 사이 기간이 12주에서 4주로 단축됐기 때문입니다. 한달 안에 접종을 마치고 안전하게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독일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접종 간격은 6주입니다.

■반전, 이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족

인기가 치솟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족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원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60세 이상 접종 방침으로 공급량 부족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층에서 접종 희망자가 늘어나며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가정의에선 예약을 취소하거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으로 변경할 것을 추천한다고도 합니다.

이런 상황이면 지난주부터 공급이 시작된 얀센 백신은 더욱 인기를 끌 것도 같습니다. 얀센 백신은 1회만 맞으면 접종 완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독일 일부 주에서는 노숙자나 마약중독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오랜 봉쇄에 지친 독일인은 백신 접종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5월 13일 현재 독일 전체 인구 8,300만여 명 중 10% 정도가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또 1회 이상 접종자는 35% 정도인데 한 달 전 12%에서 3배가 늘었습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죠. 이들도 휴가를 보내고 싶을 텐데요, 그래서인지 백신 접종 증명서 위조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건당 100유로씩 위조 백신 접종 증명서가 거래된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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