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기자들Q] ‘불가리스 사태’ 키운 언론, 몰랐나? 외면했나?

입력 2021.05.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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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를 발표하고 있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사퇴를 발표하고 있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 10여 일. 남양유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남양이 “속도감 있는 쇄신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아직 명확한 대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측에서 비롯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던 낙농가와 대리점주에 대한 지원책도 지지부진합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
비난의 화살은 남양유업에 집중되고 있는데요. 정말 남양유업만의 잘못일까요?

4월 13일 '불가리스의 코로나19 효과'가 발표됐던 심포지엄 현장4월 13일 '불가리스의 코로나19 효과'가 발표됐던 심포지엄 현장
사태의 발단이 된 심포지엄 현장으로 돌아가 살펴봤습니다.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남양 측이 “불가리스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99.99% 사멸시키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78% 억제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개의 신장 세포와 원숭이 폐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가 연일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양의 발표는 많은 언론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심포지엄이 끝나기도 전에 해당 내용은 곧바로 기사화돼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불가리스에 코로나 억제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모두 남양 측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내용이었고 검증은 없었습니다.

심포지엄이 끝나갈 무렵 정말 효과가 있는지를 묻는 현장 취재 기자의 질문이 나왔고 이에 대해 “사람에 대한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의학계 패널의 답변도 있었지만, 기사에 잘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기사에 반박 내용이 실리기도 했지만 한두 줄 설명을 추가하는 정도에 그쳤고, 그마저도 기사의 제목은 불가리스에 코로나 억제 효과가 있다는 식, 그대로였습니다. 이 같은 기사 흐름은 심포지엄이 끝난 뒤 2시간이 지나도록 이어졌습니다.

남양유업의 주장을 그대로 쌍따옴표에 넣은 제목의 기사들남양유업의 주장을 그대로 쌍따옴표에 넣은 제목의 기사들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건 “실제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질병관리청의 입장이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중앙일보가 질병청의 입장을 담은 기사를 냈고 이후 다른 매체에서도 ‘검증’에 방점을 찍은 기사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보도의 흐름은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14일)이 돼서야 대부분의 언론이 남양 측 연구 발표에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이렇게 언론보도의 방향이 왔다 갔다 하는 동안 남양유업 주가는 장중 한때 30% 가까이 치솟았고, 일부 온라인 쇼핑몰과 마트에선 불가리스가 품절되는 소동까지 빚어졌습니다.


‘불가리스 사태’를 촉발한 건 남양유업이지만, 논란과 혼란을 키운 건 언론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물론 모든 언론사가 이번 사태를 키우는데 일조한 건 아닙니다. 남양유업이 언론에 제공한 자료를 보고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고 보고 발표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거나 현장 취재를 가지 않은 언론사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커진 이유는 뭘까요? 언론이 처음부터 검증할 순 없었을까요?

앞다퉈 남양 측 발표를 일방적으로 받아쓴 기자들은 그때 왜 그랬을까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있었던 걸까요? 그렇다면 제2, 제3의 불가리스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요?

‘질문하는 기자들 Q’가 물어보고 고민해봤습니다.

16일(일) 밤 10시 35분 KBS1TV에서 방영되는 5회 1부 <‘불가리스 사태’ 키운 언론, 몰랐나? 외면했나?> 방송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솔희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교직학부 교수와 임주현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방송은 이와 함께 <미얀마 사태, 언론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라는 2부 주제를 통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미얀마 상황을 우리 언론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유튜브 계정에 들어가시면 지난 방송도 보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 계정: https://www.youtube.com/channel/UCltnR6L9PTipGx7Q-FqjN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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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문하는 기자들Q] ‘불가리스 사태’ 키운 언론, 몰랐나? 외면했나?
    • 입력 2021-05-15 10:00:27
    취재K
사퇴를 발표하고 있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 10여 일. 남양유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남양이 “속도감 있는 쇄신책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아직 명확한 대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측에서 비롯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던 낙농가와 대리점주에 대한 지원책도 지지부진합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
비난의 화살은 남양유업에 집중되고 있는데요. 정말 남양유업만의 잘못일까요?

4월 13일 '불가리스의 코로나19 효과'가 발표됐던 심포지엄 현장사태의 발단이 된 심포지엄 현장으로 돌아가 살펴봤습니다.

지난달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남양 측이 “불가리스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99.99% 사멸시키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78% 억제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개의 신장 세포와 원숭이 폐 세포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수급 문제가 연일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양의 발표는 많은 언론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심포지엄이 끝나기도 전에 해당 내용은 곧바로 기사화돼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불가리스에 코로나 억제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모두 남양 측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내용이었고 검증은 없었습니다.

심포지엄이 끝나갈 무렵 정말 효과가 있는지를 묻는 현장 취재 기자의 질문이 나왔고 이에 대해 “사람에 대한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의학계 패널의 답변도 있었지만, 기사에 잘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기사에 반박 내용이 실리기도 했지만 한두 줄 설명을 추가하는 정도에 그쳤고, 그마저도 기사의 제목은 불가리스에 코로나 억제 효과가 있다는 식, 그대로였습니다. 이 같은 기사 흐름은 심포지엄이 끝난 뒤 2시간이 지나도록 이어졌습니다.

남양유업의 주장을 그대로 쌍따옴표에 넣은 제목의 기사들변화의 조짐이 나타난 건 “실제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질병관리청의 입장이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중앙일보가 질병청의 입장을 담은 기사를 냈고 이후 다른 매체에서도 ‘검증’에 방점을 찍은 기사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보도의 흐름은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14일)이 돼서야 대부분의 언론이 남양 측 연구 발표에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이렇게 언론보도의 방향이 왔다 갔다 하는 동안 남양유업 주가는 장중 한때 30% 가까이 치솟았고, 일부 온라인 쇼핑몰과 마트에선 불가리스가 품절되는 소동까지 빚어졌습니다.


‘불가리스 사태’를 촉발한 건 남양유업이지만, 논란과 혼란을 키운 건 언론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물론 모든 언론사가 이번 사태를 키우는데 일조한 건 아닙니다. 남양유업이 언론에 제공한 자료를 보고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고 보고 발표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거나 현장 취재를 가지 않은 언론사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상황이 이렇게까지 커진 이유는 뭘까요? 언론이 처음부터 검증할 순 없었을까요?

앞다퉈 남양 측 발표를 일방적으로 받아쓴 기자들은 그때 왜 그랬을까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있었던 걸까요? 그렇다면 제2, 제3의 불가리스 사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요?

‘질문하는 기자들 Q’가 물어보고 고민해봤습니다.

16일(일) 밤 10시 35분 KBS1TV에서 방영되는 5회 1부 <‘불가리스 사태’ 키운 언론, 몰랐나? 외면했나?> 방송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솔희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홍원식 동덕여대 교양교직학부 교수와 임주현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방송은 이와 함께 <미얀마 사태, 언론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라는 2부 주제를 통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미얀마 상황을 우리 언론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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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계정: https://www.youtube.com/channel/UCltnR6L9PTipGx7Q-FqjN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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