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연애·결혼·출산 미뤄…인구 구조 영향 미칠 것

입력 2021.05.16 (07:00) 수정 2021.05.16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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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코로나 1년, 미혼 싱글 80% “연애 한 번 못 해봐”
전년 대비 혼인 건수 21.6 %, 출생아 수 5.7% 감소
“코로나 장기화할수록 생애과정 변화 더 어려워질 것”…이는 곧 ‘결혼과 출산 감소’로 이어져

[출처 : 게티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

직장인 이모 씨(34)는 “코로나 때문에 외출을 최대한 줄이고 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꺼려진다”며, “데이트 코스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대부분인데 사람들을 만날 기회나 장소 자체에 제약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예비부부인 정 모(35)·채 모(33) 씨 커플은 코로나 탓에 2019년부터 준비했던 4월의 결혼식을 3주 앞두고 취소한 뒤 아직까지 미루고 있습니다. 채 씨는 “코로나 감염 위험 때문에 양가와 상의 후 준비해 온 결혼식을 취소했는데 무척 속상하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이 앞으로 한국 인구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코로나발 인구 쇼크'가 현실화될 전망이 나왔습니다.

■ 코로나19 이후 미혼 싱글 80% "연애 한 번 못 해봐"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한국인구학회와 '코로나19 시기 인구 변동과 정책적 함의'를 주제로 제24회 인구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계봉오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2월 국내 25~2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미혼 싱글 중 78.1%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1년간 '새로운 이성을 만나거나 소개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에게 ‘새로운 이성을 만나거나 소개받는 빈도’를 묻자 48.7%가 ‘줄었다’고 답했는데요. 50.8%는 ‘변화가 없다’고 했고 ‘많아졌다’는 0.5%에 그쳤습니다.

[출처 : 게티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

전년 대비 혼인 건수 21.6 %, 출생아 수 5.7% 감소

만나지를 않으니 결혼과도 멀어집니다. 코로나 이후 '결혼이 더 하기 싫어졌다'고 답한 남성은 10.9%였지만, 여성은 20.7%에 달했습니다. 여성의 코로나19 이후 결혼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최슬기 KDI 국제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취업 등에서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여성들의 어려움이 더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산 계획도 이전보다 부정적으로 바뀌었는데요. 기혼 응답자까지 포함한 전체 조사대상 1,945명에게 희망 자녀 수를 질문했더니 10%가량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우 줄었다’고 답했습니다. ‘약간 늘었다’와 ‘매우 늘었다’고 답한 비율을 모두 합해도 2%가 되지 않았습니다.

계봉오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하면서 경제적인 상황에 대한 우려 등이 출산을 꺼리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결혼, 출산율 감소는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통계청 인구동향 자료를 보면, 전년 동월 대비 혼인 건수는 21.6 %, 출생아 수는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 교수는 "코로나가 장기화할수록 싱글에서 연애로, 결혼으로 나아가는 생애과정 변화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는 결혼과 출산의 감소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인구 절벽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만남과 교류가 크게 줄고 있어 '연애-결혼-출산'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코로나19 상황이 2년 이상을 지속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대비하는 '대안과 고민'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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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에 연애·결혼·출산 미뤄…인구 구조 영향 미칠 것
    • 입력 2021-05-16 07:00:48
    • 수정2021-05-16 07:13:19
    취재K
코로나 1년, 미혼 싱글 80% “연애 한 번 못 해봐”<br />전년 대비 혼인 건수 21.6 %, 출생아 수 5.7% 감소<br />“코로나 장기화할수록 생애과정 변화 더 어려워질 것”…이는 곧 ‘결혼과 출산 감소’로 이어져
[출처 : 게티이미지]
직장인 이모 씨(34)는 “코로나 때문에 외출을 최대한 줄이고 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꺼려진다”며, “데이트 코스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대부분인데 사람들을 만날 기회나 장소 자체에 제약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예비부부인 정 모(35)·채 모(33) 씨 커플은 코로나 탓에 2019년부터 준비했던 4월의 결혼식을 3주 앞두고 취소한 뒤 아직까지 미루고 있습니다. 채 씨는 “코로나 감염 위험 때문에 양가와 상의 후 준비해 온 결혼식을 취소했는데 무척 속상하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이 앞으로 한국 인구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코로나발 인구 쇼크'가 현실화될 전망이 나왔습니다.

■ 코로나19 이후 미혼 싱글 80% "연애 한 번 못 해봐"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한국인구학회와 '코로나19 시기 인구 변동과 정책적 함의'를 주제로 제24회 인구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계봉오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2월 국내 25~2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미혼 싱글 중 78.1%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1년간 '새로운 이성을 만나거나 소개받은 경험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에게 ‘새로운 이성을 만나거나 소개받는 빈도’를 묻자 48.7%가 ‘줄었다’고 답했는데요. 50.8%는 ‘변화가 없다’고 했고 ‘많아졌다’는 0.5%에 그쳤습니다.

[출처 : 게티이미지]
전년 대비 혼인 건수 21.6 %, 출생아 수 5.7% 감소

만나지를 않으니 결혼과도 멀어집니다. 코로나 이후 '결혼이 더 하기 싫어졌다'고 답한 남성은 10.9%였지만, 여성은 20.7%에 달했습니다. 여성의 코로나19 이후 결혼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최슬기 KDI 국제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취업 등에서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여성들의 어려움이 더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출산 계획도 이전보다 부정적으로 바뀌었는데요. 기혼 응답자까지 포함한 전체 조사대상 1,945명에게 희망 자녀 수를 질문했더니 10%가량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우 줄었다’고 답했습니다. ‘약간 늘었다’와 ‘매우 늘었다’고 답한 비율을 모두 합해도 2%가 되지 않았습니다.

계봉오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하면서 경제적인 상황에 대한 우려 등이 출산을 꺼리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결혼, 출산율 감소는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통계청 인구동향 자료를 보면, 전년 동월 대비 혼인 건수는 21.6 %, 출생아 수는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 교수는 "코로나가 장기화할수록 싱글에서 연애로, 결혼으로 나아가는 생애과정 변화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는 결혼과 출산의 감소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인구 절벽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만남과 교류가 크게 줄고 있어 '연애-결혼-출산'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코로나19 상황이 2년 이상을 지속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대비하는 '대안과 고민'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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