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이-팔 분쟁이 곤혹스러워…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잇따라

입력 2021.05.17 (11:02) 수정 2021.05.1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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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스는 테러조직...이스라엘 방어권” 두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팔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하마스 등 가자지구 무장 정파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은 자국과 자국민을 수호할 적법한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무장 정파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을 함께 비판하려고 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동성명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왼쪽부터)바이든 미국 대통령,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왼쪽부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지역의 평화를 촉구했다고는 하지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비난하고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영국, EU 집행위 등 거의 모든 정상이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두둔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엄청난 격차의 군사력, 양국의 사상자 차이, 특히 어린이들의 희생이 이어지면서 국제여론이 이스라엘 편만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이스라엘의 행위가 방어를 넘어 매우 공격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당 내에서도 일방적인 이스라엘 두둔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인권을 옹호해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인 목숨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 늘어나는 유럽 무슬림...곳곳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

가자지구에서 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특히 어린이들의 희생이 이어지면서 유럽 곳곳에서 팔레스타인에 연대와 지지를 보내는 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파리와 런던, 베를린과 마드리드 등 유럽의 거의 모든 주요 도시에서 수천 명씩 참가하는 집회가 열렸다. 유럽의 많은 중소도시에서도 소규모 이스라엘 규탄 집회가 평화롭게 열렸다고 한다.

런던에서 개최된 집회에는 영국 노동당 다이언 애벗 의원이 참여해 "이 집회는 정의의 집회며 팔레스타인인들은 영토를 뺏겼고 이제 집에서 살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에 모인 수천 명의 집회 참여자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사용해야 했다.


집회에는 평화를 촉구하는 많은 시민이 참여했는데, 특히 유럽에 거주하는 많은 중동계 시민과 이민자 등이 주도했다.

유럽에서 최근 몇십 년 동안 무슬림 인구는 특히 눈에 띌 정도로 늘고 있는데, 2016년 조사에서 유럽의 무슬림은 프랑스(8.8%)가 가장 높고, 영국(6.3%), 독일(6.1%) 순으로 나타났다. 2050년이 되면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는 17.4%로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고 유럽 전체 평균(11.2%)도 10%를 넘기는 것으로 예측됐다.

주로 도시에 많이 모여 사는 이민자들의 특성 때문에 실제 도시에서의 중동 인구 체감도는 훨씬 높다.

당장 선거가 코 앞인 각 정당과 정치인들은 이-팔 분쟁의 여론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 미얀마 사태 이어 이-팔 분쟁...불똥은 어디로?

우선 이-팔 분쟁은 이스라엘과 일부 중동국가들의 관계 개선 국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다.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으로 연결될 경우 이스라엘과 대립하고 있는 이란과 터키의 중동 내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최근 국제사회를 향해 중국의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침해를 압박하고 있는데 팔레스타인에서 민간인의 희생이 계속 늘어날 경우에도 이스라엘을 계속 옹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얀마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중국과 비슷한 처지가 되는 셈이다. 미-중 갈등, 혹은 서구와 중·러 간의 신냉전 기류 속에서 국제사회의 여론에 이-팔 분쟁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평화를 호소하면서 민간인 희생에 대해 "이는 끔찍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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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이-팔 분쟁이 곤혹스러워…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잇따라
    • 입력 2021-05-17 11:02:38
    • 수정2021-05-17 11: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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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스는 테러조직...이스라엘 방어권” 두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팔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하마스 등 가자지구 무장 정파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은 자국과 자국민을 수호할 적법한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무장 정파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을 함께 비판하려고 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동성명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왼쪽부터)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지역의 평화를 촉구했다고는 하지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비난하고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영국, EU 집행위 등 거의 모든 정상이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두둔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엄청난 격차의 군사력, 양국의 사상자 차이, 특히 어린이들의 희생이 이어지면서 국제여론이 이스라엘 편만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이스라엘의 행위가 방어를 넘어 매우 공격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당 내에서도 일방적인 이스라엘 두둔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샌더스 상원의원은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인권을 옹호해야 한다며 “팔레스타인인 목숨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 늘어나는 유럽 무슬림...곳곳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

가자지구에서 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 특히 어린이들의 희생이 이어지면서 유럽 곳곳에서 팔레스타인에 연대와 지지를 보내는 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파리와 런던, 베를린과 마드리드 등 유럽의 거의 모든 주요 도시에서 수천 명씩 참가하는 집회가 열렸다. 유럽의 많은 중소도시에서도 소규모 이스라엘 규탄 집회가 평화롭게 열렸다고 한다.

런던에서 개최된 집회에는 영국 노동당 다이언 애벗 의원이 참여해 "이 집회는 정의의 집회며 팔레스타인인들은 영토를 뺏겼고 이제 집에서 살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에 모인 수천 명의 집회 참여자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사용해야 했다.


집회에는 평화를 촉구하는 많은 시민이 참여했는데, 특히 유럽에 거주하는 많은 중동계 시민과 이민자 등이 주도했다.

유럽에서 최근 몇십 년 동안 무슬림 인구는 특히 눈에 띌 정도로 늘고 있는데, 2016년 조사에서 유럽의 무슬림은 프랑스(8.8%)가 가장 높고, 영국(6.3%), 독일(6.1%) 순으로 나타났다. 2050년이 되면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는 17.4%로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고 유럽 전체 평균(11.2%)도 10%를 넘기는 것으로 예측됐다.

주로 도시에 많이 모여 사는 이민자들의 특성 때문에 실제 도시에서의 중동 인구 체감도는 훨씬 높다.

당장 선거가 코 앞인 각 정당과 정치인들은 이-팔 분쟁의 여론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게 될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 미얀마 사태 이어 이-팔 분쟁...불똥은 어디로?

우선 이-팔 분쟁은 이스라엘과 일부 중동국가들의 관계 개선 국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다.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으로 연결될 경우 이스라엘과 대립하고 있는 이란과 터키의 중동 내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최근 국제사회를 향해 중국의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 침해를 압박하고 있는데 팔레스타인에서 민간인의 희생이 계속 늘어날 경우에도 이스라엘을 계속 옹호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얀마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 중국과 비슷한 처지가 되는 셈이다. 미-중 갈등, 혹은 서구와 중·러 간의 신냉전 기류 속에서 국제사회의 여론에 이-팔 분쟁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평화를 호소하면서 민간인 희생에 대해 "이는 끔찍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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