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만에 4억3천만 원 턴 일당…산으로 간 까닭은?

입력 2021.05.20 (15:32) 수정 2021.05.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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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 한 남성이 들어오는 장면(제공 : 서울 남대문경찰서)지난 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 한 남성이 들어오는 장면(제공 : 서울 남대문경찰서)

토요일인 지난 1일 오후 6시 반쯤.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한 환전소에 남성으로 추정되는 A 씨가 들어갑니다.

오토바이 헬멧을 써 누군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 그런데 A 씨는 잠겼던 문을 보안카드로 엽니다. 직접 들고 온 상자 안에서 가방을 꺼내더니 무언가를 담는 듯한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A 씨가 환전소 밖으로 사라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3분이었습니다. 철저히 계획된 범죄였습니다.

다음날 오전, 환전소 측은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돈이 사라졌다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신고했습니다. 도난당한 돈의 액수는 현금 2억 9천만 원과 미화 13만 달러 등 4억 3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 CCTV도 없는 산속으로 사라진 남성

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인근 CCTV 영상을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곧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환전소를 나온 남성이 CCTV가 없는 산 속으로 사라진 겁니다.

A 씨의 도주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산 인근의 CCTV를 모두 뒤져야 하는 상황.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경찰의 추적을 예상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렇다 보니 범인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열흘 가까이 진행된 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A 씨를 특정한 경찰은, 이 남성의 주거지 인근에서 잠복하다 지난 11일 A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 공범 잡고 보니 '환전소 직원'…이들은 왜?

경찰은 A 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공범 B 씨도 붙잡았습니다. B 씨의 정체는 바로 절도 피해를 본 환전소의 직원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친구 사이인 이들은 빚을 갚기 위해 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환전소 직원인 B 씨가 이 같은 범행을 A 씨에게 제안하고 출입문 보안카드와 금고 비밀번호, 내부 구조 등을 알려줘 범행을 주도했습니다.

A 씨는 제안을 수락한 뒤 오토바이 헬멧과 옷 등 범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들였습니다. 이들은 도주로로 활용할 산속 길을 미리 답사하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와 B 씨는 각각 지난 13일과 18일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특수 절도와 주거 침입 혐의로 내일(21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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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 만에 4억3천만 원 턴 일당…산으로 간 까닭은?
    • 입력 2021-05-20 15:32:37
    • 수정2021-05-20 16:38:19
    취재K
지난 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 한 남성이 들어오는 장면(제공 : 서울 남대문경찰서)
토요일인 지난 1일 오후 6시 반쯤.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한 환전소에 남성으로 추정되는 A 씨가 들어갑니다.

오토바이 헬멧을 써 누군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 그런데 A 씨는 잠겼던 문을 보안카드로 엽니다. 직접 들고 온 상자 안에서 가방을 꺼내더니 무언가를 담는 듯한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A 씨가 환전소 밖으로 사라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3분이었습니다. 철저히 계획된 범죄였습니다.

다음날 오전, 환전소 측은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돈이 사라졌다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신고했습니다. 도난당한 돈의 액수는 현금 2억 9천만 원과 미화 13만 달러 등 4억 3천만 원 정도였습니다.


■ CCTV도 없는 산속으로 사라진 남성

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인근 CCTV 영상을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곧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환전소를 나온 남성이 CCTV가 없는 산 속으로 사라진 겁니다.

A 씨의 도주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산 인근의 CCTV를 모두 뒤져야 하는 상황.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경찰의 추적을 예상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렇다 보니 범인을 찾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열흘 가까이 진행된 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A 씨를 특정한 경찰은, 이 남성의 주거지 인근에서 잠복하다 지난 11일 A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 공범 잡고 보니 '환전소 직원'…이들은 왜?

경찰은 A 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공범 B 씨도 붙잡았습니다. B 씨의 정체는 바로 절도 피해를 본 환전소의 직원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친구 사이인 이들은 빚을 갚기 위해 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환전소 직원인 B 씨가 이 같은 범행을 A 씨에게 제안하고 출입문 보안카드와 금고 비밀번호, 내부 구조 등을 알려줘 범행을 주도했습니다.

A 씨는 제안을 수락한 뒤 오토바이 헬멧과 옷 등 범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사들였습니다. 이들은 도주로로 활용할 산속 길을 미리 답사하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와 B 씨는 각각 지난 13일과 18일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을 특수 절도와 주거 침입 혐의로 내일(21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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