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일안해도 돈 줍니다”…일자리 늘었는데 구인난 심화

입력 2021.05.20 (18:09) 수정 2021.05.2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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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신 접종 효과 등으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4만 명대로 떨어진 미국이 경제 정상화에 속도를 높이면서 일자리가 늘고 있지만 일하겠다는 사람들이 없어 최악의 구인난을 겪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먼저 일자리가 어느 정도 늘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백신 접종 효과 등으로 정상을 찾아가는 미국은 3월 채용 공고가 812만 건으로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월보다 약 8%가 늘어난 것으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750만 건을 크게 넘어선 것입니다.

숙박과 음식점 등 서비스업의 경우 3월 채용공고는 100만 건에 육박해 역대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그런데 또 채용 상황은 안 좋습니다.

실제 채용 인원은 600만 명으로 이전 달보다 3.7%가 늘어난데 그쳤습니다.

채용 수요와 실제 채용 건수가 2백만 건 이상 차이가 난 것도 역대 최대 기록입니다.

[앵커]

왜 채용 상황이 좋지 않나요?

[기자]

한마디로 직업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거리를 다녀보면 곳곳에 구인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건설 노동자, 운전 등 주로 일용직 근로자를 모집하는 이 직업소개소는 지난해 비해 구직자들이 30%가량 줄었습니다.

구직자들이 한 명도 오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외곽에 이 음식점은 구인 광고를 넉 달째 내고 있습니다.

시간당 15달러 주던 임금을 50%가량 올렸는데도 오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케빈 렌윅/음식점 사장 : "현재 시간당 20에서 22달러를 제시해도 한 달에 최소인 2~3명만 지원하는 실정입니다. 아무도 일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구직자들이 없는 상황이 일자리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4월 들어선 일자리가 26만 6천 개만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일자리가 100만 개 이상 늘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을 한참 벗어난 겁니다.

실업률 역시 5.8%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는데 오히려 0.1%가 늘어 6.1%를 기록했습니다.

기업들이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돈을 더 준다는데도 일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실직자들이 직업을 구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코로나 감염 우려와 보육 서비스 축소 등이 있습니다.

미국 내 학교들이 아직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어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취업을 미루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상당한 규모로 지급되는 실업 수당 때문입니다.

미국 50개 주의 평균 주당 실업 급여는 387달러 여기에 연방정부의 부양책으로 주당 300달러를 더 줍니다.

직업이 없어도 월 2,748달러 우리 돈 3백만 원이 넘는 돈을 받습니다.

이러다 보니 저임금 일자리는 취업보다 실업수당 모으는 게 더 이득입니다.

[코넬 수웰/직업소개소 직원 : "현재 실업급여 등 돈이 많이 풀리고 있어서 지원자가 정말 적습니다. 집에 있으면서 수당을 받는 것이 더 이익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하길 원하지 않죠."]

[앵커]

그렇다면 임금에도 영향을 미치겠네요.

[기자]

업주들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임금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금을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어 대략 한 달에 3천 달러 안팎의 일자리 그러니까 서비스 업종에서 구인난이 가장 심각합니다.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줄면서 음식점들의 실내 영업규제가 완화돼 손님들이 몰리고 있지만 매장 영업을 못 하는 곳도 있습니다.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대기업 지사나 상사 각종 기관을 비롯해 한인 업체들은 코로나 19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 임금 인상은 생각지도 못해 구인난 인한 영업 축소가 심각합니다.

미국 노동부의 발표로는 4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30.17달러로 전월 29.96달러에 대비 0.21 달러 상승했습니다.

인건비가 올라간 데 이어 원자재 등 재룟값 상승 등도 영향을 미쳐 4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2% 상승했습니다.

13년 만에 최고칩니다.

[앵커]

미 정부 대책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은 실업수당이 노동력 부족에 원인이 되고 있다 연방정부 제공 실업 수당 300달러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아이오와 앨라배마 아칸소 미시시피 등 6개 주가 해당합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국민들이 적합한 일자리를 거부한다면 실업수당 혜택을 잃게 될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구직을 촉구했습니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건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 가운데 적절한 일자리를 제안받은 사람들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실업수당 혜택을 잃을 겁니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 실업수당이 9월에 종료될 예정이고 또 가을 학기부터 학교들이 정상 수업을 시작하면 고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미 올라간 임금은 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킨 만큼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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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0 18:09:49
    • 수정2021-05-20 18: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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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신 접종 효과 등으로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4만 명대로 떨어진 미국이 경제 정상화에 속도를 높이면서 일자리가 늘고 있지만 일하겠다는 사람들이 없어 최악의 구인난을 겪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이영현 특파원 연결합니다.

먼저 일자리가 어느 정도 늘었는지 알아볼까요?

[기자]

백신 접종 효과 등으로 정상을 찾아가는 미국은 3월 채용 공고가 812만 건으로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월보다 약 8%가 늘어난 것으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750만 건을 크게 넘어선 것입니다.

숙박과 음식점 등 서비스업의 경우 3월 채용공고는 100만 건에 육박해 역대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그런데 또 채용 상황은 안 좋습니다.

실제 채용 인원은 600만 명으로 이전 달보다 3.7%가 늘어난데 그쳤습니다.

채용 수요와 실제 채용 건수가 2백만 건 이상 차이가 난 것도 역대 최대 기록입니다.

[앵커]

왜 채용 상황이 좋지 않나요?

[기자]

한마디로 직업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거리를 다녀보면 곳곳에 구인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건설 노동자, 운전 등 주로 일용직 근로자를 모집하는 이 직업소개소는 지난해 비해 구직자들이 30%가량 줄었습니다.

구직자들이 한 명도 오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외곽에 이 음식점은 구인 광고를 넉 달째 내고 있습니다.

시간당 15달러 주던 임금을 50%가량 올렸는데도 오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케빈 렌윅/음식점 사장 : "현재 시간당 20에서 22달러를 제시해도 한 달에 최소인 2~3명만 지원하는 실정입니다. 아무도 일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구직자들이 없는 상황이 일자리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4월 들어선 일자리가 26만 6천 개만 늘었습니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일자리가 100만 개 이상 늘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을 한참 벗어난 겁니다.

실업률 역시 5.8%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는데 오히려 0.1%가 늘어 6.1%를 기록했습니다.

기업들이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돈을 더 준다는데도 일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실직자들이 직업을 구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코로나 감염 우려와 보육 서비스 축소 등이 있습니다.

미국 내 학교들이 아직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어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취업을 미루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상당한 규모로 지급되는 실업 수당 때문입니다.

미국 50개 주의 평균 주당 실업 급여는 387달러 여기에 연방정부의 부양책으로 주당 300달러를 더 줍니다.

직업이 없어도 월 2,748달러 우리 돈 3백만 원이 넘는 돈을 받습니다.

이러다 보니 저임금 일자리는 취업보다 실업수당 모으는 게 더 이득입니다.

[코넬 수웰/직업소개소 직원 : "현재 실업급여 등 돈이 많이 풀리고 있어서 지원자가 정말 적습니다. 집에 있으면서 수당을 받는 것이 더 이익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하길 원하지 않죠."]

[앵커]

그렇다면 임금에도 영향을 미치겠네요.

[기자]

업주들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임금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금을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어 대략 한 달에 3천 달러 안팎의 일자리 그러니까 서비스 업종에서 구인난이 가장 심각합니다.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줄면서 음식점들의 실내 영업규제가 완화돼 손님들이 몰리고 있지만 매장 영업을 못 하는 곳도 있습니다.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대기업 지사나 상사 각종 기관을 비롯해 한인 업체들은 코로나 19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 임금 인상은 생각지도 못해 구인난 인한 영업 축소가 심각합니다.

미국 노동부의 발표로는 4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30.17달러로 전월 29.96달러에 대비 0.21 달러 상승했습니다.

인건비가 올라간 데 이어 원자재 등 재룟값 상승 등도 영향을 미쳐 4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2% 상승했습니다.

13년 만에 최고칩니다.

[앵커]

미 정부 대책은 어떤가요?

[기자]

미국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은 실업수당이 노동력 부족에 원인이 되고 있다 연방정부 제공 실업 수당 300달러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아이오와 앨라배마 아칸소 미시시피 등 6개 주가 해당합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 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국민들이 적합한 일자리를 거부한다면 실업수당 혜택을 잃게 될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구직을 촉구했습니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건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 가운데 적절한 일자리를 제안받은 사람들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실업수당 혜택을 잃을 겁니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 실업수당이 9월에 종료될 예정이고 또 가을 학기부터 학교들이 정상 수업을 시작하면 고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미 올라간 임금은 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킨 만큼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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