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임박해 ‘동의의결’…삼성의 노림수는?

입력 2021.05.20 (21:26) 수정 2021.05.2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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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그룹은 계열사에 부당하게 급식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아왔는데 주요 임원 고발을 포함해서 제재가 임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삼성이 갑자기 '동의 의결', 그러니까 스스로 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속내가 뭔지 석민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가 지분 31%를 가지고 있는 삼성물산의 급식 자회사 삼성웰스토리.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에서 나오는 매출이 30%가 넘습니다.

조사가 시작된 지 2년여, 계열사들이 정상가보다 높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해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했다는 게 공정위의 결론입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 거래를 주도한 삼성전자 정 모 사장 등 임원 4명을 고발하고 거액의 과징금까지 부과하는 제재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다음주 제재 심의를 앞두고 삼성 측이 돌연 동의의결을 신청했습니다.

'동의의결'은 불공정행위로 조사를 받는 기업이 피해 보상과 개선책을 내놓고 처벌을 면하는 제돕니다.

삼성전자는 "정상거래라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급식거래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와서 회삿돈을 내 자진시정하겠다는 건데, 이런 방식으로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사안인지 논란이 분분합니다.

[이창민/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 "소비자 피해가 아니라 총수일가의 사적 이익 추구이기 때문에 사건의 성격상 동의의결 제도는 맞지 않는데…"]

과거 통신사 갑질로 조사를 받다가 동의의결로 제재를 피한 애플과의 역차별을 주장해 처벌을 면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복역 중인 이재용 부회장의 상황을 의식해 공정위 제재를 늦춰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경율/경제민주주의21 대표 : "불법 승계 관련 재판에 넘겨져 있으니까. (재판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라도 최소화하기 위해 이런 작업을 하고 있지 않나…"]

공정위는 다음 주 일감 몰아주기 제재안과 동의의결 신청안건을 동시에 심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영상편집:김형기/CG: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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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재 임박해 ‘동의의결’…삼성의 노림수는?
    • 입력 2021-05-20 21:26:11
    • 수정2021-05-20 21:42:15
    뉴스 9
[앵커]

삼성그룹은 계열사에 부당하게 급식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아왔는데 주요 임원 고발을 포함해서 제재가 임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삼성이 갑자기 '동의 의결', 그러니까 스스로 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속내가 뭔지 석민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가 지분 31%를 가지고 있는 삼성물산의 급식 자회사 삼성웰스토리.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에서 나오는 매출이 30%가 넘습니다.

조사가 시작된 지 2년여, 계열사들이 정상가보다 높은 가격에 계약을 체결해 삼성웰스토리를 부당지원했다는 게 공정위의 결론입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 거래를 주도한 삼성전자 정 모 사장 등 임원 4명을 고발하고 거액의 과징금까지 부과하는 제재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다음주 제재 심의를 앞두고 삼성 측이 돌연 동의의결을 신청했습니다.

'동의의결'은 불공정행위로 조사를 받는 기업이 피해 보상과 개선책을 내놓고 처벌을 면하는 제돕니다.

삼성전자는 "정상거래라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급식거래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와서 회삿돈을 내 자진시정하겠다는 건데, 이런 방식으로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사안인지 논란이 분분합니다.

[이창민/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 "소비자 피해가 아니라 총수일가의 사적 이익 추구이기 때문에 사건의 성격상 동의의결 제도는 맞지 않는데…"]

과거 통신사 갑질로 조사를 받다가 동의의결로 제재를 피한 애플과의 역차별을 주장해 처벌을 면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복역 중인 이재용 부회장의 상황을 의식해 공정위 제재를 늦춰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경율/경제민주주의21 대표 : "불법 승계 관련 재판에 넘겨져 있으니까. (재판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라도 최소화하기 위해 이런 작업을 하고 있지 않나…"]

공정위는 다음 주 일감 몰아주기 제재안과 동의의결 신청안건을 동시에 심의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영상편집:김형기/CG: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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