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군정 시기 일반재판 4·3 피해자도 재심 청구

입력 2021.05.20 (21:40) 수정 2021.05.20 (21: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제주 4·3 발발 전후의 혼란스러운 시기에 일반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4·3 피해자와 유족이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개정된 4·3 특별법 시행을 한 달여 앞두고 첫 '특별재심' 사건이 될지 주목됩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판을 다시 열어달라는 청구 서류를 품에 안은 고령의 청구인들이 줄지어 법원을 향합니다.

1947년 미 군정 시기, 일반재판에 넘겨져 유죄 선고를 받은 21개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청구인들은 4·3의 도화선이 된 3·1 경찰 발포사건이나 3·10 총파업에 동참했거나, 미 군정이 식량의 유통을 통제하는 하곡 수매에 반발했다는 이유로 일반 재판에 넘겨졌고, 길게는 7년간 옥살이를 하거나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재심을 청구한 피해자는 24명이고 이 가운데 생존자는 단 1명.

나머지 청구인은 피해자의 유족입니다.

유일한 생존자인 고태명 할아버지는 주민들을 모아 한글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15살 어린 나이에 고문을 당했다고 말합니다.

[고태명/4·3 재심 청구인/89살 : "전기 고문만 그냥 막 해놓으니까. 안 한 것도 전부 다 했다고 거짓말을 했죠. 올바른 판단을 해주십사 하는 것뿐입니다. 다른 건 아무것도 없고."]

특히 이번 4·3 재심 청구는 4·3 특별법 개정 이후 법원에 처음 제출된 사건이어서 특별재심 절차로 진행될 첫 4·3 재심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재성/변호인 : "유족분들이 비록 자신의 아버지, 자신의 할아버지가 어떻게 불법 고문을 당하셨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시 4·3과 관련 재판이라는 입증만 이뤄진다면 보다 용이하게 재심 개시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까."]

앞서 1년 전 재심 무죄 판결로 억울한 누명을 벗은 김두황 할아버지를 비롯해 지금까지 4·3 일반재판 재심이 개시된 사람은 모두 3명.

개정된 4·3 특별법을 통해 4·3 피해자의 명예회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설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 군정 시기 일반재판 4·3 피해자도 재심 청구
    • 입력 2021-05-20 21:40:19
    • 수정2021-05-20 21:58:19
    뉴스9(제주)
[앵커]

제주 4·3 발발 전후의 혼란스러운 시기에 일반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4·3 피해자와 유족이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개정된 4·3 특별법 시행을 한 달여 앞두고 첫 '특별재심' 사건이 될지 주목됩니다.

보도에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재판을 다시 열어달라는 청구 서류를 품에 안은 고령의 청구인들이 줄지어 법원을 향합니다.

1947년 미 군정 시기, 일반재판에 넘겨져 유죄 선고를 받은 21개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청구인들은 4·3의 도화선이 된 3·1 경찰 발포사건이나 3·10 총파업에 동참했거나, 미 군정이 식량의 유통을 통제하는 하곡 수매에 반발했다는 이유로 일반 재판에 넘겨졌고, 길게는 7년간 옥살이를 하거나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재심을 청구한 피해자는 24명이고 이 가운데 생존자는 단 1명.

나머지 청구인은 피해자의 유족입니다.

유일한 생존자인 고태명 할아버지는 주민들을 모아 한글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15살 어린 나이에 고문을 당했다고 말합니다.

[고태명/4·3 재심 청구인/89살 : "전기 고문만 그냥 막 해놓으니까. 안 한 것도 전부 다 했다고 거짓말을 했죠. 올바른 판단을 해주십사 하는 것뿐입니다. 다른 건 아무것도 없고."]

특히 이번 4·3 재심 청구는 4·3 특별법 개정 이후 법원에 처음 제출된 사건이어서 특별재심 절차로 진행될 첫 4·3 재심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재성/변호인 : "유족분들이 비록 자신의 아버지, 자신의 할아버지가 어떻게 불법 고문을 당하셨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시 4·3과 관련 재판이라는 입증만 이뤄진다면 보다 용이하게 재심 개시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까."]

앞서 1년 전 재심 무죄 판결로 억울한 누명을 벗은 김두황 할아버지를 비롯해 지금까지 4·3 일반재판 재심이 개시된 사람은 모두 3명.

개정된 4·3 특별법을 통해 4·3 피해자의 명예회복에 한 걸음 더 다가설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