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만 원 할아버지는 어떻게?” 5월 어린이 시, 노래가 되다
입력 2021.05.21 (11:18)
수정 2021.05.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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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학생이 쓴 시 ‘29만 원 할아버지’
"궁금한 것이 생겼다. 29만원 할아버지는 어떻게 29만원으로 그동안 살아계셨을까?" |
삐뚤지만 또박또박 눌러쓴 시. 이 시를 지은 사람은 초등학생입니다. 전두환 씨가 과거 자신의 재산을 '29만 원'이라고 신고한 걸 두고 되묻는 시인데요.
물어도 물어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는지, 결국엔 이런 상상까지 하게 됐습니다.
"타임머신이 있나? 집에 도라에몽이 살고 있나?" 하고요. 일본 만화 '도라에몽'의 주인공 도라에몽의 배엔 반달형 주머니가 붙어있습니다.
이 주머니는 한없이 수납할 수 있어서 세상의 모든 도구는 여기서 나옵니다. 아이만의 시선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시입니다.
이 시 '29만 원 할아버지'가 노래로 재탄생했습니다. 기타 반주에 노랫말로 흘러나오는 시가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렇게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쓴 5.18 관련 시 26편이 노래로 만들어졌습니다.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광주 교사들이 기획한 활동입니다.
전국에서 시 1,500여 편이 모였고, 음악 선생님 20명이 선율을 붙였습니다. 이 중 3곡은 공식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어요"
광주의 한 초등학교 4학년 진승현 군의 시도 노래로 만들어졌습니다. 진승현 군이 쓴 시의 제목은 '5·18민주화운동'이라는 시입니다.
진승현 군은 시를 쓸 때까지만 해도 '5·18민주화운동'을 진짜 운동으로만 생각했습니다. 농구나 축구, 올림픽 같은 대회나 경기를 생각한 겁니다.
그래서 자신의 시가 노래로 만들어졌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승현 군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잘 지은 다른 시들도 많았는데, 내 시가 노래가 된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5.18에 대해서 잘 모르고 시를 썼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시가 노래로 만들어지자 오히려 5.18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진승현 군은 "이제는 관심이 좀 생겼다"며 "5.18 민주화 운동을 위해 희생되신 분들이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엄마하고 5.18 사적지 버스투어도 신청해서 가볼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 참신한 5.18 교육법 고민…. 제주 4.3에서 영감 얻어
5·18민주화운동을 생각하며 초등학생이 쓴 시 '시민군'
이 활동은 광주지역 교사단체 3곳이 기획했습니다. 광주실천교사모임과 전교조 광주지부, 광주교사노동조합입니다. 교사들은 올해도 고민했습니다.5.18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 5·18민주화운동을 잘 알려주는 방법이 무엇인지 말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을 생각하며 초등학생이 쓴 시 ‘빛난다는 것을’
그러다 문득, 지난해 겨울 받은 CD를 떠올렸습니다. 제주 흥산초등학교에서 4.3에 대한 마음을 시로 쓰고, 그 시를 지역 음악가들이 작곡해 아이들이 부른 노래였습니다. 광주 교사들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렇게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아이들의 정서를 시로, 노래로 만드는 '어린이 시, 노래가 되다'가 시작됐습니다.
광주교사노조 윤정현 위원장은 "시는 아이들이 제대로 알아야 쓸 수 있다"며 "완전 학습이 된 이후에 아이들의 시선으로 5.18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궁금했다"고 말합니다.
노래로 만들어진 시 가운데 3곡은 공식 음원 사이트를 통해 5·18민주화운동 41주년 당일에 공개됐습니다.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작업도 시작할 예정인데요. 광주의 5월을 기억하려는 노력이 시대를 넘어,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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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만 원 할아버지는 어떻게?” 5월 어린이 시, 노래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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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5-21 11:18:21
- 수정2021-05-22 13:51:59
"궁금한 것이 생겼다. 29만원 할아버지는 어떻게 29만원으로 그동안 살아계셨을까?" |
삐뚤지만 또박또박 눌러쓴 시. 이 시를 지은 사람은 초등학생입니다. 전두환 씨가 과거 자신의 재산을 '29만 원'이라고 신고한 걸 두고 되묻는 시인데요.
물어도 물어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는지, 결국엔 이런 상상까지 하게 됐습니다.
"타임머신이 있나? 집에 도라에몽이 살고 있나?" 하고요. 일본 만화 '도라에몽'의 주인공 도라에몽의 배엔 반달형 주머니가 붙어있습니다.
이 주머니는 한없이 수납할 수 있어서 세상의 모든 도구는 여기서 나옵니다. 아이만의 시선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시입니다.
이 시 '29만 원 할아버지'가 노래로 재탄생했습니다. 기타 반주에 노랫말로 흘러나오는 시가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렇게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쓴 5.18 관련 시 26편이 노래로 만들어졌습니다.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광주 교사들이 기획한 활동입니다.
전국에서 시 1,500여 편이 모였고, 음악 선생님 20명이 선율을 붙였습니다. 이 중 3곡은 공식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어요"
광주의 한 초등학교 4학년 진승현 군의 시도 노래로 만들어졌습니다. 진승현 군이 쓴 시의 제목은 '5·18민주화운동'이라는 시입니다.
진승현 군은 시를 쓸 때까지만 해도 '5·18민주화운동'을 진짜 운동으로만 생각했습니다. 농구나 축구, 올림픽 같은 대회나 경기를 생각한 겁니다.
그래서 자신의 시가 노래로 만들어졌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승현 군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잘 지은 다른 시들도 많았는데, 내 시가 노래가 된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5.18에 대해서 잘 모르고 시를 썼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시가 노래로 만들어지자 오히려 5.18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진승현 군은 "이제는 관심이 좀 생겼다"며 "5.18 민주화 운동을 위해 희생되신 분들이 고마운 마음이 들었고, 엄마하고 5.18 사적지 버스투어도 신청해서 가볼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 참신한 5.18 교육법 고민…. 제주 4.3에서 영감 얻어
이 활동은 광주지역 교사단체 3곳이 기획했습니다. 광주실천교사모임과 전교조 광주지부, 광주교사노동조합입니다. 교사들은 올해도 고민했습니다.
5.18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 5·18민주화운동을 잘 알려주는 방법이 무엇인지 말입니다.
그러다 문득, 지난해 겨울 받은 CD를 떠올렸습니다. 제주 흥산초등학교에서 4.3에 대한 마음을 시로 쓰고, 그 시를 지역 음악가들이 작곡해 아이들이 부른 노래였습니다.
광주 교사들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렇게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아이들의 정서를 시로, 노래로 만드는 '어린이 시, 노래가 되다'가 시작됐습니다.
광주교사노조 윤정현 위원장은 "시는 아이들이 제대로 알아야 쓸 수 있다"며 "완전 학습이 된 이후에 아이들의 시선으로 5.18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궁금했다"고 말합니다.
노래로 만들어진 시 가운데 3곡은 공식 음원 사이트를 통해 5·18민주화운동 41주년 당일에 공개됐습니다.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작업도 시작할 예정인데요. 광주의 5월을 기억하려는 노력이 시대를 넘어,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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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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