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빠진 청소년들…구멍난 의료·교육

입력 2021.05.21 (21:45) 수정 2021.05.21 (22: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펜타닐 패치를 병원에서 처방받아 유통·투약한 10대들이 40여 명이나 적발됐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청소년들이 손쉽게 마약성 의약품을 접하고 구할 수 있었던 데는 아이들만을 탓할 수 없습니다.

어른들이 만든 의료체계와 교육의 허점이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검찰청이 발간한 마약류 범죄백서입니다.

신종 합성 마약 펜타닐은 모르핀 효능의 100배에 달해 극소량만 투약해도 인체에 치명적이라고 소개합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한해 수만 명이 숨지고 있습니다.

1964년 이미 UN이 통제물질로 지정한 펜타닐을, 우리나라 10대들은 동네의원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디스크 등 허리 통증이 있다며 펜타닐 패치를 요구하면 대부분 처방전을 내줬습니다.

의료법은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할 때 의약품 정보를 미리 확인하도록 하지만, 벌칙 규정이 없어 강제성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청소년에게 9차례나 펜타닐 패치를 처방한 병원에도, 경찰은 위법 혐의를 적용할 수 없습니다.

[식약처 관계자 : "의사 선생님들 같은 경우에는 (의약품의) 허가사항을 안 지키면 안 되지 않아요. 고유 권한인 거죠. 의료법상 꼭 따라야 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 교육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학교보건법은 '마약류에 대한 예방교육'을 의무화했지만, 교육 내용은 학교 자율에 맡기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관련 전문 지식이 없는 교사가 교육하거나, 약물 오남용에 대한 단편적인 설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청소년 대부분이 펜타닐 패치가 마약인지 몰랐고 '기분 좋아지는 약'쯤으로 알았다고 진술한 이유입니다.

[최은영/경남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 장학사 : "마약 관련 예방교육 자료가 지금 많이 미비한 점이 있어서 저희는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마약 예방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경남교육청은 이번 펜타닐 사건을 계기로 교사들의 마약 관련 연수를 진행하고 약사회와 함께 학생들에게 중독성 의약품 교육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그래픽:백진영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마약에 빠진 청소년들…구멍난 의료·교육
    • 입력 2021-05-21 21:45:20
    • 수정2021-05-21 22:01:10
    뉴스9(창원)
[앵커]

펜타닐 패치를 병원에서 처방받아 유통·투약한 10대들이 40여 명이나 적발됐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죠.

청소년들이 손쉽게 마약성 의약품을 접하고 구할 수 있었던 데는 아이들만을 탓할 수 없습니다.

어른들이 만든 의료체계와 교육의 허점이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검찰청이 발간한 마약류 범죄백서입니다.

신종 합성 마약 펜타닐은 모르핀 효능의 100배에 달해 극소량만 투약해도 인체에 치명적이라고 소개합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한해 수만 명이 숨지고 있습니다.

1964년 이미 UN이 통제물질로 지정한 펜타닐을, 우리나라 10대들은 동네의원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디스크 등 허리 통증이 있다며 펜타닐 패치를 요구하면 대부분 처방전을 내줬습니다.

의료법은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할 때 의약품 정보를 미리 확인하도록 하지만, 벌칙 규정이 없어 강제성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청소년에게 9차례나 펜타닐 패치를 처방한 병원에도, 경찰은 위법 혐의를 적용할 수 없습니다.

[식약처 관계자 : "의사 선생님들 같은 경우에는 (의약품의) 허가사항을 안 지키면 안 되지 않아요. 고유 권한인 거죠. 의료법상 꼭 따라야 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 교육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학교보건법은 '마약류에 대한 예방교육'을 의무화했지만, 교육 내용은 학교 자율에 맡기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관련 전문 지식이 없는 교사가 교육하거나, 약물 오남용에 대한 단편적인 설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청소년 대부분이 펜타닐 패치가 마약인지 몰랐고 '기분 좋아지는 약'쯤으로 알았다고 진술한 이유입니다.

[최은영/경남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 장학사 : "마약 관련 예방교육 자료가 지금 많이 미비한 점이 있어서 저희는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마약 예방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경남교육청은 이번 펜타닐 사건을 계기로 교사들의 마약 관련 연수를 진행하고 약사회와 함께 학생들에게 중독성 의약품 교육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그래픽:백진영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