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어르신’ 위한 돌봄 주택…빈집 활용해 재입원 막을까

입력 2021.05.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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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수술 후 퇴원한 뒤 ‘돌봄 주택’에 머물고 있는 김경애 씨무릎 수술 후 퇴원한 뒤 ‘돌봄 주택’에 머물고 있는 김경애 씨

지병이 있어 수술을 받거나 넘어져 뼈가 부러지는 등 어르신들은 병원에 입원할 일이 많죠.

병원에서는 의료진의 돌봄을 받을 수 있지만, 문제는 퇴원 후입니다.

홀로 살거나 자녀들이 일하러 나가는 경우 제대로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데요.

부산 북구가 이런 어르신들을 위한 임시 돌봄 주택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 퇴원 어르신 위한 '돌봄 주택'…일상생활 도움받으며 건강 회복에만 집중

무릎 수술을 받고 한 달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최근 퇴원한 김경애 씨. 퇴원 당시 무릎 통증이 남아있었던 데다 걷기도 힘든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자녀들과 떨어져 살고 있다 보니 아픈 몸을 이끌고 식사며 빨래, 청소 같은 집안일까지 스스로 해내야 했는데요.

어르신은 "할 수 없으면 병원에 다시 입원해야 하는데, 병원은 또 구속받는 느낌이라 병도 잘 안 낫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어르신들이 최대 30일 동안 머물며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돌봄 주택이 부산에 생겼습니다.

걸음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해 벽면을 따라 손잡이가 설치되고, 의료용 전동 침대와 비상벨까지 갖췄는데요.

돌봄 활동가가 어르신을 보살피고 있는 모습돌봄 활동가가 어르신을 보살피고 있는 모습

사회복지사와 돌봄 활동가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주하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확인하고 병원 진료에도 동행합니다.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식사나 목욕, 빨래 등 일상생활 전반의 도움을 받으며 건강 회복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낮에는 건강 체조를 하거나 그림 그리기 등 치매 예방 활동도 해 어르신들은 심심할 틈이 없다는데요.

돌봄 활동가들이 가까이 사는 이웃으로 구성돼 급한 일이 생기면 일과 시간 이후라도 언제든 들러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돌봄 주택에서 치매 예방 활동을 하는 어르신들돌봄 주택에서 치매 예방 활동을 하는 어르신들

■ 빈 영구임대아파트 활용…주거 환경 개선, 예산 절약 '일거양득'

공간은 지역 내 오랫동안 비어있던 영구임대아파트 3채를 고쳐 마련했습니다.

개인 명의가 아니면 임대할 수 없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약을 맺어 지자체 명의로 특별 공급을 받았습니다.

노주리 부산 북구청 통합돌봄팀장은 "지역 내 방치됐던 빈집을 고쳐 사용하면서 주변 주거 환경도 좋아졌고, 구청에서는 월 10만 원의 임대료만 내면 돼 예산 부담도 덜었다"고 말했습니다.

돌봄 주택에 활용된 부산 북구 영구임대아파트돌봄 주택에 활용된 부산 북구 영구임대아파트

지금까지 모두 18명의 어르신이 이 곳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내 집 같은 환경에서 가까운 이웃의 돌봄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이용 문의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요.

하지만 모든 어르신이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부산 북구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나 65세 이상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이 대상인데요.

이 곳에서 봉사하고 있는 돌봄 활동가 박연애 씨는 "어르신들이 다른 걱정 없이 스스로 건강만 챙기다 보니 다들 좋아져서 나가신다"며 "입소문이 퍼져 이용 가능한 일정에 맞춰 수술을 받겠다는 어르신까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에서는 처음 이뤄진 이번 시도가 어르신들의 재입원을 막고 골칫거리 빈집을 활용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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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원 어르신’ 위한 돌봄 주택…빈집 활용해 재입원 막을까
    • 입력 2021-05-22 07:05:36
    취재K
무릎 수술 후 퇴원한 뒤 ‘돌봄 주택’에 머물고 있는 김경애 씨
지병이 있어 수술을 받거나 넘어져 뼈가 부러지는 등 어르신들은 병원에 입원할 일이 많죠.

병원에서는 의료진의 돌봄을 받을 수 있지만, 문제는 퇴원 후입니다.

홀로 살거나 자녀들이 일하러 나가는 경우 제대로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데요.

부산 북구가 이런 어르신들을 위한 임시 돌봄 주택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 퇴원 어르신 위한 '돌봄 주택'…일상생활 도움받으며 건강 회복에만 집중

무릎 수술을 받고 한 달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최근 퇴원한 김경애 씨. 퇴원 당시 무릎 통증이 남아있었던 데다 걷기도 힘든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자녀들과 떨어져 살고 있다 보니 아픈 몸을 이끌고 식사며 빨래, 청소 같은 집안일까지 스스로 해내야 했는데요.

어르신은 "할 수 없으면 병원에 다시 입원해야 하는데, 병원은 또 구속받는 느낌이라 병도 잘 안 낫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어르신들이 최대 30일 동안 머물며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돌봄 주택이 부산에 생겼습니다.

걸음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해 벽면을 따라 손잡이가 설치되고, 의료용 전동 침대와 비상벨까지 갖췄는데요.

돌봄 활동가가 어르신을 보살피고 있는 모습
사회복지사와 돌봄 활동가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주하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확인하고 병원 진료에도 동행합니다.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식사나 목욕, 빨래 등 일상생활 전반의 도움을 받으며 건강 회복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낮에는 건강 체조를 하거나 그림 그리기 등 치매 예방 활동도 해 어르신들은 심심할 틈이 없다는데요.

돌봄 활동가들이 가까이 사는 이웃으로 구성돼 급한 일이 생기면 일과 시간 이후라도 언제든 들러 어르신들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돌봄 주택에서 치매 예방 활동을 하는 어르신들
■ 빈 영구임대아파트 활용…주거 환경 개선, 예산 절약 '일거양득'

공간은 지역 내 오랫동안 비어있던 영구임대아파트 3채를 고쳐 마련했습니다.

개인 명의가 아니면 임대할 수 없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약을 맺어 지자체 명의로 특별 공급을 받았습니다.

노주리 부산 북구청 통합돌봄팀장은 "지역 내 방치됐던 빈집을 고쳐 사용하면서 주변 주거 환경도 좋아졌고, 구청에서는 월 10만 원의 임대료만 내면 돼 예산 부담도 덜었다"고 말했습니다.

돌봄 주택에 활용된 부산 북구 영구임대아파트
지금까지 모두 18명의 어르신이 이 곳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내 집 같은 환경에서 가까운 이웃의 돌봄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이용 문의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요.

하지만 모든 어르신이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부산 북구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나 65세 이상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이 대상인데요.

이 곳에서 봉사하고 있는 돌봄 활동가 박연애 씨는 "어르신들이 다른 걱정 없이 스스로 건강만 챙기다 보니 다들 좋아져서 나가신다"며 "입소문이 퍼져 이용 가능한 일정에 맞춰 수술을 받겠다는 어르신까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에서는 처음 이뤄진 이번 시도가 어르신들의 재입원을 막고 골칫거리 빈집을 활용하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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