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본선 진출자를 가려낼 예비 경선 결과 발표일(27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특히 신구 대결 양상인 이번 선거에서는 신진 후보들이 대반란을 일으킬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그런 만큼 중진과 신진 후보들은 연일 서로를 향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데요.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국민의힘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맞붙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진 후보를 지지하는 태도를 보여, 나 전 의원과 오 시장 간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오세훈 "유쾌한 반란 꿈꾼다"
어젯밤 늦게 오 시장의 페이스북에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여러번 망설였고, 깊게 고민했습니다. 많은 분의 다양한 도움을 받아 선거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감히 이런 의견을 낸다는 것이 주제넘은 일일 수 있어서 더욱 저어되었습니다. 그러나 절실한 마음이 들어 숨어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한 명의 당원으로서 당이 국민의 마음을 얻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 23일 오세훈 서울시장 페이스북 글 |
오 시장은 이어 조금 전 0선,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벌인 토론회를 봤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 22일, 신진으로 분류되는 초선의 김웅, 김은혜 의원과 '0선 중진'으로 불리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자체 토론회를 했습니다.
오 시장은 "발랄한 그들의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봤다"고 밝힌 뒤 "누가 대표가 되어야 국민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어 "경륜과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이제 우리 당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도층과 20, 30대 젊은이들은 누가 대표가 되었을 때 계속 마음을 주겠느냐"고 또 묻습니다.
그러면서 경륜과 안정감의 대선후보와 호흡하며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당 대표, 위선과 무능함에 지쳐 마음 둘 곳 없는 국민이 흥미로운 기대감으로 계속 지켜봐 줄 수 있는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오 시장은 그런 대표가 선출되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바란다고 글을 마쳤습니다.
오 시장의 스무고개 정답, 감이 오시나요? 일단 중진은 아니라는 얘기죠. 김웅, 김은혜, 이준석 세 후보 중 한 명을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으로 지목한 상황인데요.
이 중에서도 오 시장의 마음속 '원픽'은 지난 재보선에서 오 시장의 당선에 힘을 실어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 나경원 "예쁜 스포츠카로는 대선 못 가"
최근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후보가 1위로 나오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돌풍이 내심 가장 신경 쓰일 사람은 이 후보 뒤를 쫓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일 겁니다. 그런 마음은 오늘(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나 전 의원은 " 대선으로 가는 길은 아주 멀고도 험한 길"인데 중진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이번 당대표는 사실은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정말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되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이게 보기 좋은 것하고 일을 잘하는 부분에서의 판단들을 하실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중에서 |
신진 그룹을 예쁜 스포츠카에, 중진 그룹을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에 비유한 거죠.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신진들을 전면적으로 배치해서 당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데 앞장서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의 페이스북 발언도 언급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시정이 바쁠 텐데 왜 이런 언급을 하셨나 이런 생각이 든다, 시정이 바쁜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으시다. 아무래도 정치 쪽에 아직도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고 오 시장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좀 쉬운 당 대표,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당 대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는 것 아닌가"라며 오 시장이 지목한 신진 후보를 평가절하하기도 했습니다.
'오 시장이 대선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으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 마음 한편으로는 모두 낙마하면 이런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하는 추측들도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시장 재보선 패해 후 출마한 것이 당에 사람이 없어 이른바 '돌려막기' 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김은혜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넘어져 봐야 일어날 줄 안다, 실패의 경험이 성공의 지름길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나 전 의원은 말했습니다. 이어 "오죽하면 제가 나왔겠느냐"고도 했습니다.
신진 후보들은 '예쁜 스포츠카' 발언에 곧바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올해 초에 전기차를 주문했다"면서 "깨끗하고, 경쾌하고, 짐이 아닌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고, 내 권력을 나누어줄 수 있는 그런 정치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은혜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자신은 카니발을 탄다며 " 카니발은 축제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대선 주자들을 태우고 전국을 돌며 신나는 대선 축제를 벌일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또 "화물트럭도 성능이 좋아야 대선에서 사고가 안 생긴다, 노후 경유차에 짐을 실으면 언덕길에서 힘을 못 쓰고 운행제한 과태료가 부과된다"며 나 전 의원의 화물 트럭 발언을 비꼬았습니다.
■ 당권 주자들 일제히 '심장부' 영남으로
당초 10파전 구도였던 당 대표 경선은 신상진 전 의원이 후보 등록을 포기하고, 조해진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로 선회하면서 8명이 경쟁하게 됐습니다. 중진 5명 대 신진 3명 구도입니다.
주자들은 오늘 일제히 영남으로 향했습니다. 전체 책임당원의 55% 이상이 있는 국민의힘 '심장부'입니다.
먼저 신진 그룹인 김웅, 이준석 후보는 각각 대구를 찾습니다. 김 후보는 이동식 캠프인 캠핑카를 타고 대구와 포항을 훑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대구 지하철역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서문시장, 경북대, 범어역 등에서 시민들과 만납니다.
홍문표 후보는 오전에 대구에서 당원 간담회를 한 뒤, 오후엔 호남으로 넘어가 전남 순천과 광주를 차례로 방문합니다. 윤영석 후보는 경북 영주와 안동, 포항을 찾습니다.
나경원·김은혜 후보는 부산 당원들의 표심 공략에 나섭니다. 나 후보는 부산 북항 재개발 홍보관을 방문한 뒤 6개 당원협의회와 부산시당을 순회하고, 김 후보는 유엔기념공원에서 참배한 뒤 부산시청과 경남도청을 찾습니다.
주호영, 조경태 후보는 오늘은 비영남권을 공략합니다. 주호영 후보는 서울에서 유튜브 방송 출연 등 언론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고, 조경태 후보는 오전엔 경기 여주와 양평을, 오후엔 제주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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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심야심] 서울시장 2라운드? 나경원-오세훈 ‘티격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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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5-24 11:48:45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본선 진출자를 가려낼 예비 경선 결과 발표일(27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특히 신구 대결 양상인 이번 선거에서는 신진 후보들이 대반란을 일으킬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그런 만큼 중진과 신진 후보들은 연일 서로를 향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데요.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국민의힘 경선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맞붙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신진 후보를 지지하는 태도를 보여, 나 전 의원과 오 시장 간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오세훈 "유쾌한 반란 꿈꾼다"
어젯밤 늦게 오 시장의 페이스북에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여러번 망설였고, 깊게 고민했습니다. 많은 분의 다양한 도움을 받아 선거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감히 이런 의견을 낸다는 것이 주제넘은 일일 수 있어서 더욱 저어되었습니다. 그러나 절실한 마음이 들어 숨어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한 명의 당원으로서 당이 국민의 마음을 얻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 23일 오세훈 서울시장 페이스북 글 |
오 시장은 이어 조금 전 0선,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벌인 토론회를 봤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 22일, 신진으로 분류되는 초선의 김웅, 김은혜 의원과 '0선 중진'으로 불리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자체 토론회를 했습니다.
오 시장은 "발랄한 그들의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봤다"고 밝힌 뒤 "누가 대표가 되어야 국민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어 "경륜과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이제 우리 당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도층과 20, 30대 젊은이들은 누가 대표가 되었을 때 계속 마음을 주겠느냐"고 또 묻습니다.
그러면서 경륜과 안정감의 대선후보와 호흡하며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당 대표, 위선과 무능함에 지쳐 마음 둘 곳 없는 국민이 흥미로운 기대감으로 계속 지켜봐 줄 수 있는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오 시장은 그런 대표가 선출되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바란다고 글을 마쳤습니다.
오 시장의 스무고개 정답, 감이 오시나요? 일단 중진은 아니라는 얘기죠. 김웅, 김은혜, 이준석 세 후보 중 한 명을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으로 지목한 상황인데요.
이 중에서도 오 시장의 마음속 '원픽'은 지난 재보선에서 오 시장의 당선에 힘을 실어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 나경원 "예쁜 스포츠카로는 대선 못 가"
최근 국민의힘 당 대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후보가 1위로 나오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돌풍이 내심 가장 신경 쓰일 사람은 이 후보 뒤를 쫓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일 겁니다. 그런 마음은 오늘(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나 전 의원은 " 대선으로 가는 길은 아주 멀고도 험한 길"인데 중진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이번 당대표는 사실은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정말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되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이게 보기 좋은 것하고 일을 잘하는 부분에서의 판단들을 하실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중에서 |
신진 그룹을 예쁜 스포츠카에, 중진 그룹을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에 비유한 거죠.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신진들을 전면적으로 배치해서 당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데 앞장서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의 페이스북 발언도 언급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시정이 바쁠 텐데 왜 이런 언급을 하셨나 이런 생각이 든다, 시정이 바쁜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으시다. 아무래도 정치 쪽에 아직도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고 오 시장을 비판했습니다.
이어 "좀 쉬운 당 대표, 본인에게 편하고 만만한 당 대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는 것 아닌가"라며 오 시장이 지목한 신진 후보를 평가절하하기도 했습니다.
'오 시장이 대선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으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 마음 한편으로는 모두 낙마하면 이런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하는 추측들도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서울시장 재보선 패해 후 출마한 것이 당에 사람이 없어 이른바 '돌려막기' 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김은혜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넘어져 봐야 일어날 줄 안다, 실패의 경험이 성공의 지름길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나 전 의원은 말했습니다. 이어 "오죽하면 제가 나왔겠느냐"고도 했습니다.
신진 후보들은 '예쁜 스포츠카' 발언에 곧바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올해 초에 전기차를 주문했다"면서 "깨끗하고, 경쾌하고, 짐이 아닌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고, 내 권력을 나누어줄 수 있는 그런 정치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은혜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자신은 카니발을 탄다며 " 카니발은 축제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대선 주자들을 태우고 전국을 돌며 신나는 대선 축제를 벌일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또 "화물트럭도 성능이 좋아야 대선에서 사고가 안 생긴다, 노후 경유차에 짐을 실으면 언덕길에서 힘을 못 쓰고 운행제한 과태료가 부과된다"며 나 전 의원의 화물 트럭 발언을 비꼬았습니다.
■ 당권 주자들 일제히 '심장부' 영남으로
당초 10파전 구도였던 당 대표 경선은 신상진 전 의원이 후보 등록을 포기하고, 조해진 의원이 최고위원 출마로 선회하면서 8명이 경쟁하게 됐습니다. 중진 5명 대 신진 3명 구도입니다.
주자들은 오늘 일제히 영남으로 향했습니다. 전체 책임당원의 55% 이상이 있는 국민의힘 '심장부'입니다.
먼저 신진 그룹인 김웅, 이준석 후보는 각각 대구를 찾습니다. 김 후보는 이동식 캠프인 캠핑카를 타고 대구와 포항을 훑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대구 지하철역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서문시장, 경북대, 범어역 등에서 시민들과 만납니다.
홍문표 후보는 오전에 대구에서 당원 간담회를 한 뒤, 오후엔 호남으로 넘어가 전남 순천과 광주를 차례로 방문합니다. 윤영석 후보는 경북 영주와 안동, 포항을 찾습니다.
나경원·김은혜 후보는 부산 당원들의 표심 공략에 나섭니다. 나 후보는 부산 북항 재개발 홍보관을 방문한 뒤 6개 당원협의회와 부산시당을 순회하고, 김 후보는 유엔기념공원에서 참배한 뒤 부산시청과 경남도청을 찾습니다.
주호영, 조경태 후보는 오늘은 비영남권을 공략합니다. 주호영 후보는 서울에서 유튜브 방송 출연 등 언론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고, 조경태 후보는 오전엔 경기 여주와 양평을, 오후엔 제주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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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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