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이 음주운전에 측정 거부…극단적 선택 의심 신고까지

입력 2021.05.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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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이, 음주운전을 하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까지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 지인 신고로 음주운전 '덜미' … 출동한 경찰에 음주 측정 거부

지난 17일 저녁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신 20대 소방관 A 씨. 자리를 옮겨 술을 더 마시기 위해 700~800m가량 차를 몰아 이동했습니다. 대리운전을 이용해야 했지만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자칫 드러나지 않을 뻔했던 A 씨의 음주운전은 함께 술을 마신 지인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술을 마신 후 A 씨와 다툼을 벌인 지인이 홧김에 "소방관이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곧바로 출동했지만, A 씨는 음주 측정을 거부했습니다. A씨는 '자신이 음주운전을 했을 당시보다 수치가 더 높게 나올 수도 있다'며 측정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A 씨는 2차 장소로 이동할 때만 음주운전을 하고 술을 더 마신 뒤 집으로 돌아올 때는 대리운전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음주 측정을 요구한 시점은 이미 대리운전을 통해 집으로 돌아온 후인 만큼 부당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전경부산소방재난본부 전경

■ 아들 걱정한 어머니 '극단적 선택' 의심 신고… 1시간가량 소동

그런데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들이 음주운전을 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걸 알게 된 어머니는 A 씨에게 연락을 취했는데요. 당시 휴가 중이었던 A 씨는 지인의 집에 머물며 다음날 늦은 밤까지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A씨 어머니는 불안한 마음에 다음날인 18일 밤 11시쯤, "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우려된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위치추적을 해 A 씨가 지인의 집에 있다는 걸 확인하고 설득을 시도한 다음 현관문을 개방해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A 씨는" 휴대전화를 끄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건물 앞에 에어 매트를 설치하는 등 1시간가량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했습니다.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다고 판단할 타당한 이유가 있는데도 경찰관의 음주 측정을 거부할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백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됩니다.

경찰은 A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경찰로부터 공식 수사 개시 통보를 받으면 해당 소방관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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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관이 음주운전에 측정 거부…극단적 선택 의심 신고까지
    • 입력 2021-05-24 13:00:55
    취재K

부산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이, 음주운전을 하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 측정까지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 지인 신고로 음주운전 '덜미' … 출동한 경찰에 음주 측정 거부

지난 17일 저녁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신 20대 소방관 A 씨. 자리를 옮겨 술을 더 마시기 위해 700~800m가량 차를 몰아 이동했습니다. 대리운전을 이용해야 했지만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자칫 드러나지 않을 뻔했던 A 씨의 음주운전은 함께 술을 마신 지인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술을 마신 후 A 씨와 다툼을 벌인 지인이 홧김에 "소방관이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곧바로 출동했지만, A 씨는 음주 측정을 거부했습니다. A씨는 '자신이 음주운전을 했을 당시보다 수치가 더 높게 나올 수도 있다'며 측정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A 씨는 2차 장소로 이동할 때만 음주운전을 하고 술을 더 마신 뒤 집으로 돌아올 때는 대리운전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음주 측정을 요구한 시점은 이미 대리운전을 통해 집으로 돌아온 후인 만큼 부당하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전경
■ 아들 걱정한 어머니 '극단적 선택' 의심 신고… 1시간가량 소동

그런데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아들이 음주운전을 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는 걸 알게 된 어머니는 A 씨에게 연락을 취했는데요. 당시 휴가 중이었던 A 씨는 지인의 집에 머물며 다음날 늦은 밤까지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A씨 어머니는 불안한 마음에 다음날인 18일 밤 11시쯤, "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우려된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위치추적을 해 A 씨가 지인의 집에 있다는 걸 확인하고 설득을 시도한 다음 현관문을 개방해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A 씨는" 휴대전화를 끄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건물 앞에 에어 매트를 설치하는 등 1시간가량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했습니다.

술을 마시고 운전을 했다고 판단할 타당한 이유가 있는데도 경찰관의 음주 측정을 거부할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백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됩니다.

경찰은 A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했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경찰로부터 공식 수사 개시 통보를 받으면 해당 소방관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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