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00m는 기본’ 마천루 경쟁…불 나면 어쩌나?

입력 2021.05.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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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높이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 수도권·부산에 이어 전국으로 확산"
"초고층 프리미엄에 소비자 선호도↑… 건설사는 용적률 극대화로 수익성↑"
"화재 대응에 상대적으로 취약…일조권·조망권 둘러싼 민원도"

국내에서 가장 높은 주거전용시설인 부산 해운대 LCT 더샵 타워 A동 (지상 85층, 339.1m)국내에서 가장 높은 주거전용시설인 부산 해운대 LCT 더샵 타워 A동 (지상 85층, 339.1m)

■초고층 아파트 전성시대…높이 300m 하늘에 산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층 주거전용시설은 높이가 얼마나 될까? 국내에도 수많은 마천루가 있지만, 주거전용시설로는 2019년 12월에 완공한 부산 해운대 LCT 더샵의 타워 A동이 가장 높다. 최고 85층, 높이가 무려 339.1m에 이른다.

아파트는 아니지만 바로 옆 생활숙박시설인 101층짜리 LCT 랜드마크타워는 411.6m로, 국내 건축물 가운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7m)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국내 초고층 아파트는 주로 수도권과 부산에 집중돼 있다.

부산 해운대 두산 위브 더 제니스는 지상 80층, 301m에 달한다. 역시 해운대에 있는 아이파크 타워 2동은 지상 72층에 292m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3차도 지상 73층, 264m로 수도권의 대표적인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이다.

대전 유일의 초고층 주거전용시설인 금강 엑슬루타워대전 유일의 초고층 주거전용시설인 금강 엑슬루타워

■충청권도 마천루 경쟁 가세

충청권에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초고층 아파트가 많지 않았다. 현재 충청권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는 충남 천안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펜타포트로 최고 66층, 239m이다. 부산을 제외하면 비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이다. 대전에는 초고층 아파트가 딱 하나 있는데, 2012년 완공한 금강 엑슬루타워이다. 지상 50층으로 160.7m이다.

그러나 충청권에서도 이제 마천루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대전역세권 개발 사업을 수주한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대전역 주변에 69층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의 중심 은행1구역에서 추진되는 재개발사업에서도 75층 아파트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주상복합이 아닌 일반 아파트인데도 높이가 243m에 달한다.

천안에서도 최근 한 민간개발업자가 69층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며 인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다.

대전 은행1구역 초고층 아파트 조감도대전 은행1구역 초고층 아파트 조감도

■소비자는 초고층 프리미엄, 건설사는 용적률 극대화로 수익성↑

그동안 국내에서 분양한 초고층 아파트는 부의 상징이었다. 주변을 내려다보는 압도적인 높이와 우수한 입지로 건설과 동시에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았다.

우수한 일조권과 조망권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해 입주민 만족도도 높다. 이렇다 보니 초고층 아파트는 높은 선호도 속에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용적률을 극대화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분양도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2020년 10월 울산 남구에서 발생한 주상복합아파트 화재2020년 10월 울산 남구에서 발생한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문제는 안전…불나면 어쩌나?

초고층 건물은 화재에 대비해 설계 당시부터 화재 예방과 대피를 염두에 둔다. 최근 건설되는 아파트가 대부분 그렇듯이 초고층 아파트에도 스프링클러를 촘촘하게 갖추고 주민들이 화재 시 대피할 수 있도록 피난안전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울산시 남구의 33층짜리 주상복합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도 주민들이 15층과 28층에 마련된 피난안전구역과 옥상으로 대피해 인명피해 없이 불을 끌 수 있었다.

인세진/우송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현재 기술로는 화재로부터 완벽하게 안전한 건물은 없습니다. 특히 최근 많이 들어서는 초고층 건물은 화재 안전의 측면에서 보면 피난이나 소방활동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나 높이 올라갈수록 화재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건물을 빠져나가 지상으로 대피하는 경로가 길어지고,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으면 걸어서 대피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초고층 화재 진화에 필요한 70m 고가사다리차도 부족하다. 서울과 경기, 인천, 부산, 대전, 세종 등 전국에 10대밖에 없다.

고가사다리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화재 진압이 가능한 높이는 최대 23층이다.

탁 트인 곳에서 사는 만족감과 부동산 가치 상승 등 초고층으로 얻는 장점이 있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위험도 커진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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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이 300m는 기본’ 마천루 경쟁…불 나면 어쩌나?
    • 입력 2021-05-24 16:36:15
    취재K
"높이 5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 수도권·부산에 이어 전국으로 확산"<br />"초고층 프리미엄에 소비자 선호도↑… 건설사는 용적률 극대화로 수익성↑"<br />"화재 대응에 상대적으로 취약…일조권·조망권 둘러싼 민원도"<br />
국내에서 가장 높은 주거전용시설인 부산 해운대 LCT 더샵 타워 A동 (지상 85층, 339.1m)
■초고층 아파트 전성시대…높이 300m 하늘에 산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층 주거전용시설은 높이가 얼마나 될까? 국내에도 수많은 마천루가 있지만, 주거전용시설로는 2019년 12월에 완공한 부산 해운대 LCT 더샵의 타워 A동이 가장 높다. 최고 85층, 높이가 무려 339.1m에 이른다.

아파트는 아니지만 바로 옆 생활숙박시설인 101층짜리 LCT 랜드마크타워는 411.6m로, 국내 건축물 가운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7m)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국내 초고층 아파트는 주로 수도권과 부산에 집중돼 있다.

부산 해운대 두산 위브 더 제니스는 지상 80층, 301m에 달한다. 역시 해운대에 있는 아이파크 타워 2동은 지상 72층에 292m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3차도 지상 73층, 264m로 수도권의 대표적인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이다.

대전 유일의 초고층 주거전용시설인 금강 엑슬루타워
■충청권도 마천루 경쟁 가세

충청권에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초고층 아파트가 많지 않았다. 현재 충청권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는 충남 천안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 펜타포트로 최고 66층, 239m이다. 부산을 제외하면 비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이다. 대전에는 초고층 아파트가 딱 하나 있는데, 2012년 완공한 금강 엑슬루타워이다. 지상 50층으로 160.7m이다.

그러나 충청권에서도 이제 마천루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대전역세권 개발 사업을 수주한 한화건설 컨소시엄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대전역 주변에 69층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의 중심 은행1구역에서 추진되는 재개발사업에서도 75층 아파트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주상복합이 아닌 일반 아파트인데도 높이가 243m에 달한다.

천안에서도 최근 한 민간개발업자가 69층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며 인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다.

대전 은행1구역 초고층 아파트 조감도
■소비자는 초고층 프리미엄, 건설사는 용적률 극대화로 수익성↑

그동안 국내에서 분양한 초고층 아파트는 부의 상징이었다. 주변을 내려다보는 압도적인 높이와 우수한 입지로 건설과 동시에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았다.

우수한 일조권과 조망권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해 입주민 만족도도 높다. 이렇다 보니 초고층 아파트는 높은 선호도 속에 집값을 견인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용적률을 극대화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분양도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2020년 10월 울산 남구에서 발생한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문제는 안전…불나면 어쩌나?

초고층 건물은 화재에 대비해 설계 당시부터 화재 예방과 대피를 염두에 둔다. 최근 건설되는 아파트가 대부분 그렇듯이 초고층 아파트에도 스프링클러를 촘촘하게 갖추고 주민들이 화재 시 대피할 수 있도록 피난안전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울산시 남구의 33층짜리 주상복합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도 주민들이 15층과 28층에 마련된 피난안전구역과 옥상으로 대피해 인명피해 없이 불을 끌 수 있었다.

인세진/우송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현재 기술로는 화재로부터 완벽하게 안전한 건물은 없습니다. 특히 최근 많이 들어서는 초고층 건물은 화재 안전의 측면에서 보면 피난이나 소방활동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러나 높이 올라갈수록 화재에는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건물을 빠져나가 지상으로 대피하는 경로가 길어지고,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으면 걸어서 대피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다. 초고층 화재 진화에 필요한 70m 고가사다리차도 부족하다. 서울과 경기, 인천, 부산, 대전, 세종 등 전국에 10대밖에 없다.

고가사다리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화재 진압이 가능한 높이는 최대 23층이다.

탁 트인 곳에서 사는 만족감과 부동산 가치 상승 등 초고층으로 얻는 장점이 있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위험도 커진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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