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덜 깬 채 굴속으로”…사고 위험 내몰리는 ‘터널 노동자’

입력 2021.05.24 (19:31) 수정 2021.05.2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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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터널 공사를 하던 작업자가 떨어진 돌에 맞아 숨진 사고, 얼마 전 보도해 드렸는데요.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안전 조치가 제대로 됐는지 조사 중인데, 터널 노동자들은 가혹한 업무 강도가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만금과 전북 전주를 잇는 고속도로 터널 공사 현장.

지난달 29일, 50대 노동자가 떨어진 돌에 맞아 하반신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터널 굴착 공사는 폭약을 쓰는 만큼 평소에도 위험한 작업이었습니다.

[공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낙반 조끼가 있어요. 안전모도 그대로 착용하시고, 안전 장구는 다 착용했어요."]

터널 공사 현장 노동자들은 특히 업무 강도를 지적합니다.

대부분의 터널 노동자들이 새벽에 잠이 덜 깬 상태에서 12시간 동안 힘든 작업을 하고 있다며 예견된 사고였다고 주장합니다.

사고 현장 노동자들 역시 주·야간 2교대로 일하고 있습니다.

8명이 한 조였지만, 사고 당일엔 2명이 빠진 채 6명이 작업했습니다.

[터널 공사 노동자/음성변조 : "막 밀어붙이거든요. 하루에 한 발파라도 더 하려고. 그래야 돈이 되니까. 죽어나는 건 노동자들이에요. 보통 새벽 3시 반, 4시에도 나가고 어쩔 수 없이 힘들어도 들어가고. 그러다 보니 사고를 (유발하고….)"]

노동자들의 휴식 보장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일요일 만큼은 공사하지 않도록 법으로 강제했습니다.

하지만 터널 굴착은 공법 특성상 연속 시공이 필요하다며 예외로 뒀습니다.

전문가들은 터널 노동자들도 안전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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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 덜 깬 채 굴속으로”…사고 위험 내몰리는 ‘터널 노동자’
    • 입력 2021-05-24 19:31:05
    • 수정2021-05-24 20:07:26
    뉴스7(전주)
[앵커]

터널 공사를 하던 작업자가 떨어진 돌에 맞아 숨진 사고, 얼마 전 보도해 드렸는데요.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안전 조치가 제대로 됐는지 조사 중인데, 터널 노동자들은 가혹한 업무 강도가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새만금과 전북 전주를 잇는 고속도로 터널 공사 현장.

지난달 29일, 50대 노동자가 떨어진 돌에 맞아 하반신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터널 굴착 공사는 폭약을 쓰는 만큼 평소에도 위험한 작업이었습니다.

[공사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낙반 조끼가 있어요. 안전모도 그대로 착용하시고, 안전 장구는 다 착용했어요."]

터널 공사 현장 노동자들은 특히 업무 강도를 지적합니다.

대부분의 터널 노동자들이 새벽에 잠이 덜 깬 상태에서 12시간 동안 힘든 작업을 하고 있다며 예견된 사고였다고 주장합니다.

사고 현장 노동자들 역시 주·야간 2교대로 일하고 있습니다.

8명이 한 조였지만, 사고 당일엔 2명이 빠진 채 6명이 작업했습니다.

[터널 공사 노동자/음성변조 : "막 밀어붙이거든요. 하루에 한 발파라도 더 하려고. 그래야 돈이 되니까. 죽어나는 건 노동자들이에요. 보통 새벽 3시 반, 4시에도 나가고 어쩔 수 없이 힘들어도 들어가고. 그러다 보니 사고를 (유발하고….)"]

노동자들의 휴식 보장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일요일 만큼은 공사하지 않도록 법으로 강제했습니다.

하지만 터널 굴착은 공법 특성상 연속 시공이 필요하다며 예외로 뒀습니다.

전문가들은 터널 노동자들도 안전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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