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괭생이모자반’…치료제·화장품으로 대반전?

입력 2021.05.25 (11:02) 수정 2021.05.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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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서·남해 덮치는 '괭생이모자반'…양식장 '초긴장'

괭생이모자반은 해마다 찾아오는 대표적인 우리 바다의 골칫거리입니다. 갈조류의 한 종류로 1월에서 5월 사이 동중국해 연안에서 발생해 바람과 해류를 따라 서·남해안으로 넘어옵니다.

양식장은 비상이 걸립니다. 양식 시설을 망가뜨리고, 양식장 물고기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어선도 예외는 아닙니다. 선박 스크루에 감기면 안전 항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해안으로 떠밀려온 괭생이모자반은 쌓이고 썩으며 악취를 내뿜습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해안에서 이 불청객 1만 6천 톤 가까이가 수거됐습니다. 2015년 이후 연중 수거량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해양수산부는 밝혔습니다. 해양수산부는 관공선은 물론 위성까지 투입해 괭생이모자반 발생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 치료제·기능성 화장품 개발 추진…민폐 생물 반전 이루나?

이 애물단지를 없애는 방법, 바로 '수요'를 만드는 겁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이 괭생이모자반의 항균 기능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지난해부터 나노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연구를 진행했고, 최근 항균 기능을 갖춘 나노복합소재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괭생이모자반 분쇄물에서 얻은 입자인 탄소나노점과 아연 아세테이트 가루를 고온, 고압으로 합성했다고 합니다.

<전자현미경을 통해 본 괭생이모자반 나노복합소재 구조.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전자현미경을 통해 본 괭생이모자반 나노복합소재 구조.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이 나노복합소재로 항균 실험을 했는데, 소독제인 락스를 10% 농도로 희석한 용액을 사용했을 때와 비슷한 효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박테리아인 세균은 물론, 곰팡이 같은 진균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괭생이모자반을 활용한 복합소재를 활용하면 동그란 원이 균을 에워싸 증식을 억제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괭생이모자반을 활용한 복합소재를 활용하면 동그란 원이 균을 에워싸 증식을 억제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열대 지역 민물에 사는 물고기인 '제브라피시'를 이용해 독성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참고로 이 물고기, 90% 이상 인간의 유전자, 조직과 유사한 구조를 유효성과 안정성을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연구 모델 동물입니다.

"락스희석액 실험에선 30분이 지나면서 배아세포가 파괴됐지만, 나노복합소재에선 24시간 동안 배아가 잘 자랐고, 이건 곧 안전성도 일부 확인됐다는 의미"라고 해양생물자원관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 괭생이모자반을 활용한 나노복합소재의 경우 독성 유기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 오염 걱정이 없고, 물에 잘 녹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해양생물자원관은 분무형 소독제나 기능성 화장품, 피부질환 패치 등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산업계와 함께 인체 유효성, 안전성을 추가로 평가할 계획입니다.

■ "먹여서 없애자"…전복·한우 사료 연구도 착수

'괭생이모자반'을 먹여 없애는 것도 방법인가 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괭생이모자반을 전복 사료 원료로 활용하는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어린 전복용 배합 사료 원료의 경우 외국산 미역 분말에 의존해왔는데, 이걸 괭생이모자반 분말로 대체할 계획입니다.

축산 관련 연구 기관과 함께 한우 사육용 사료 첨가제 개발도 추진합니다. 메탄가스 발생량을 줄이고, 온실가스도 그만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조류를 섞여 먹인 소의 트림에서 메탄가스가 80% 정도 줄었다는 미국과 영국의 연구 결과를 참고로 하고 있습니다.

의약품부터 사료까지. 민폐 생물이라는 오명을 벗어나 대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 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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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칫거리 ‘괭생이모자반’…치료제·화장품으로 대반전?
    • 입력 2021-05-25 11:02:04
    • 수정2021-05-25 16:48:09
    취재K

■ 해마다 서·남해 덮치는 '괭생이모자반'…양식장 '초긴장'

괭생이모자반은 해마다 찾아오는 대표적인 우리 바다의 골칫거리입니다. 갈조류의 한 종류로 1월에서 5월 사이 동중국해 연안에서 발생해 바람과 해류를 따라 서·남해안으로 넘어옵니다.

양식장은 비상이 걸립니다. 양식 시설을 망가뜨리고, 양식장 물고기 생존까지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어선도 예외는 아닙니다. 선박 스크루에 감기면 안전 항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해안으로 떠밀려온 괭생이모자반은 쌓이고 썩으며 악취를 내뿜습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해안에서 이 불청객 1만 6천 톤 가까이가 수거됐습니다. 2015년 이후 연중 수거량으로는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해양수산부는 밝혔습니다. 해양수산부는 관공선은 물론 위성까지 투입해 괭생이모자반 발생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 치료제·기능성 화장품 개발 추진…민폐 생물 반전 이루나?

이 애물단지를 없애는 방법, 바로 '수요'를 만드는 겁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이 괭생이모자반의 항균 기능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지난해부터 나노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연구를 진행했고, 최근 항균 기능을 갖춘 나노복합소재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괭생이모자반 분쇄물에서 얻은 입자인 탄소나노점과 아연 아세테이트 가루를 고온, 고압으로 합성했다고 합니다.

<전자현미경을 통해 본 괭생이모자반 나노복합소재 구조.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이 나노복합소재로 항균 실험을 했는데, 소독제인 락스를 10% 농도로 희석한 용액을 사용했을 때와 비슷한 효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박테리아인 세균은 물론, 곰팡이 같은 진균을 동시에 억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괭생이모자반을 활용한 복합소재를 활용하면 동그란 원이 균을 에워싸 증식을 억제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공>
열대 지역 민물에 사는 물고기인 '제브라피시'를 이용해 독성 실험도 진행했습니다. 참고로 이 물고기, 90% 이상 인간의 유전자, 조직과 유사한 구조를 유효성과 안정성을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연구 모델 동물입니다.

"락스희석액 실험에선 30분이 지나면서 배아세포가 파괴됐지만, 나노복합소재에선 24시간 동안 배아가 잘 자랐고, 이건 곧 안전성도 일부 확인됐다는 의미"라고 해양생물자원관은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 괭생이모자반을 활용한 나노복합소재의 경우 독성 유기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 오염 걱정이 없고, 물에 잘 녹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해양생물자원관은 분무형 소독제나 기능성 화장품, 피부질환 패치 등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산업계와 함께 인체 유효성, 안전성을 추가로 평가할 계획입니다.

■ "먹여서 없애자"…전복·한우 사료 연구도 착수

'괭생이모자반'을 먹여 없애는 것도 방법인가 봅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괭생이모자반을 전복 사료 원료로 활용하는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어린 전복용 배합 사료 원료의 경우 외국산 미역 분말에 의존해왔는데, 이걸 괭생이모자반 분말로 대체할 계획입니다.

축산 관련 연구 기관과 함께 한우 사육용 사료 첨가제 개발도 추진합니다. 메탄가스 발생량을 줄이고, 온실가스도 그만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조류를 섞여 먹인 소의 트림에서 메탄가스가 80% 정도 줄었다는 미국과 영국의 연구 결과를 참고로 하고 있습니다.

의약품부터 사료까지. 민폐 생물이라는 오명을 벗어나 대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 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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