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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야심] 72살 정세균, 36살 이준석에게 “장유유서” 했다가…
입력 2021.05.25 (16:16) 수정 2021.05.25 (18:00) 여심야심

■ 정세균 "우리나라의 특별한 문화가 있는데…"

공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쏘아 올렸습니다. 오늘 아침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후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놓은 답이 발단이었습니다.

"정치권도 사실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고, 국민들 관심도 집중될 것 같아요. 그런 점에 있어서는 그 정당이 상당히 수혜를 보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아마 고민도 많이 있을 거라고 봐요.

(당 대표가 대선 관리를 하자면) 아무래도 이해를 조정하고, 또 중심을 잡고, 당력을 하나로 집중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문화가 있지 않습니까? 장유유서, 이런 문화도 있고 그래서…

저는 뭐 그런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봅니다만은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민주당은 그보다 더 큰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될 거라고 봅니다."

-정세균 전 총리, 25일 TBS 라디오 출연 발언 발췌

그러면서 이런 말도 했습니다.

"옛날에 영국에 밀리밴드라고 하는 39살짜리 당대표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마 그 당이 정권을 잡는 데 실패했을 거예요. 그리고 그 당 대표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으로 저는 기억이 되어서 아마."

정 전 총리가 언급한 밀리밴드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영국 노동당 대표를 지낸 에드 밀리밴드를 말합니다. 1969년생으로 2005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고, 5년 만에 노동당 당수가 됐습니다. 노동당 역사상 가장 나이 어린 당수였습니다. 하지만 5년 뒤, 2015년 선거에서 패배한 것에 책임을 지고 당수직을 사퇴해야 했습니다.

정 전 총리가 '에드 밀리밴드'를 소환한 것은, 82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염두에 둔 것처럼 보였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평가하면서 "영국 같은 데를 보면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의 출현이나 보수당의 카메론의 출현이나, 다 그 사람들이 30대에 출현한 사람들"이라면서 "그런 걸 우리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 이준석 "'장유유서' 빼자는 게 공정한 경쟁"

정 전 총리의 '장유유서' 발언은 정치권에 파장을 낳았습니다. 당장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제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것이 이런 겁니다. 시험 과목에서 '장유유서'를 빼자는 겁니다. 그게 시험 과목에 들어 있으면 젊은 세대를 배제하고 시작하는 겁니다.

지난번에 바른미래당 대표 선거 나가서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단어를 제가 유도해 냈는데 이번에는 '장유유서'입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페이스북

민주당에서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도 바로 반응을 냈습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깜짝 놀랐다"면서 "민주당이 어쩌다가 장유유서를 말하는 정당이 되었느냐"고 따졌습니다.

"젊은 사람의 도전과 새 바람을 독려해야 할 시점에 장유유서, 경륜이라는 말로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도전에 머뭇거리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자칫 변화를 거부하는 정당, 꼰대 정당으로 낙인찍힐까 걱정스럽다"고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철근 강서병 당협위원장은 신민당 유진산 총재를 소환했습니다. "50년 전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YS, DJ에게 '구상유취'라고 말한 유진산 선생이 생각난다"면서 "다름을 인정하고 변화를 수용할 줄 알아야 나이에 상관없이 꼰대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에 대해 '장유유서'를 언급하고 있으니 정 전 총리의 제살깎아먹기요 이준석 후보 띄워주기밖에 안 된다"며 "유감"이라고 적었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정세균 전 총리는 오후 늦게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발언 취지가 곡해돼 오해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젊은 후보가 정당 대표로 주목을 받는 것은 큰 변화이고, 그런 변화는 긍정적이며, 정당 내에 잔존하는 장유유서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습니다.

■ "새로운 정치의 꿈"…엇갈린 반응도

야당이 관심을 받으면 여당은 배가 아픈 것이 생리입니다. 그러나 이른바 '이준석 돌풍'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도 이례적으로 '신선하다'는 공개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31살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공기가 텁텁할 때 창을 열어 환기하듯 지금 정치도 국민들이 창을 열어 환기하는 것 같다"면서 "공익보단 사익을, 국민보다 당리당략을 먼저 보는 구태 정치에 질려 국민들이 젊은 정치를 선택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송영길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1,800자가 넘는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민주당 청년 몫 최고위원에 지명된 40살, 이동학 전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한국의 툰베리'라고 극찬하는 글이었습니다. 송 대표는 "절박한 현재의 불공정을 넘어 미래를 함께 공감하고 세대 간 소통의 다리를 이어줄 청년이 필요했다"면서 이동학을 최고위원에 지명한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는 국회의원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2년 넘게 60개국 150여 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기후위기와 쓰레기 문제에 천착했습니다. 스웨덴의 소녀 그레타 툰베리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청년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가진 586세대들 눈치를 보면서 공천받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칠 때 이동학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과감히 떠났습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송영길 대표는 이른바 '이준석 현상'을 직접 평가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말로 페이스북 글을 마감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후보가 이동학 최고위원 지명을 축하해주고 이동학 최고위원이 이준석 대표 당선을 지지하는 글을 나누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꿈꾸게 됩니다. 생각만으로도 보람입니다."
  • [여심야심] 72살 정세균, 36살 이준석에게 “장유유서” 했다가…
    • 입력 2021-05-25 16:16:35
    • 수정2021-05-25 18:00:40
    여심야심

■ 정세균 "우리나라의 특별한 문화가 있는데…"

공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쏘아 올렸습니다. 오늘 아침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후보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놓은 답이 발단이었습니다.

"정치권도 사실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고, 국민들 관심도 집중될 것 같아요. 그런 점에 있어서는 그 정당이 상당히 수혜를 보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아마 고민도 많이 있을 거라고 봐요.

(당 대표가 대선 관리를 하자면) 아무래도 이해를 조정하고, 또 중심을 잡고, 당력을 하나로 집중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문화가 있지 않습니까? 장유유서, 이런 문화도 있고 그래서…

저는 뭐 그런 변화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봅니다만은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민주당은 그보다 더 큰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될 거라고 봅니다."

-정세균 전 총리, 25일 TBS 라디오 출연 발언 발췌

그러면서 이런 말도 했습니다.

"옛날에 영국에 밀리밴드라고 하는 39살짜리 당대표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마 그 당이 정권을 잡는 데 실패했을 거예요. 그리고 그 당 대표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으로 저는 기억이 되어서 아마."

정 전 총리가 언급한 밀리밴드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영국 노동당 대표를 지낸 에드 밀리밴드를 말합니다. 1969년생으로 2005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고, 5년 만에 노동당 당수가 됐습니다. 노동당 역사상 가장 나이 어린 당수였습니다. 하지만 5년 뒤, 2015년 선거에서 패배한 것에 책임을 지고 당수직을 사퇴해야 했습니다.

정 전 총리가 '에드 밀리밴드'를 소환한 것은, 82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염두에 둔 것처럼 보였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평가하면서 "영국 같은 데를 보면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의 출현이나 보수당의 카메론의 출현이나, 다 그 사람들이 30대에 출현한 사람들"이라면서 "그런 걸 우리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 이준석 "'장유유서' 빼자는 게 공정한 경쟁"

정 전 총리의 '장유유서' 발언은 정치권에 파장을 낳았습니다. 당장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제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것이 이런 겁니다. 시험 과목에서 '장유유서'를 빼자는 겁니다. 그게 시험 과목에 들어 있으면 젊은 세대를 배제하고 시작하는 겁니다.

지난번에 바른미래당 대표 선거 나가서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단어를 제가 유도해 냈는데 이번에는 '장유유서'입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페이스북

민주당에서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도 바로 반응을 냈습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깜짝 놀랐다"면서 "민주당이 어쩌다가 장유유서를 말하는 정당이 되었느냐"고 따졌습니다.

"젊은 사람의 도전과 새 바람을 독려해야 할 시점에 장유유서, 경륜이라는 말로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도전에 머뭇거리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자칫 변화를 거부하는 정당, 꼰대 정당으로 낙인찍힐까 걱정스럽다"고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철근 강서병 당협위원장은 신민당 유진산 총재를 소환했습니다. "50년 전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YS, DJ에게 '구상유취'라고 말한 유진산 선생이 생각난다"면서 "다름을 인정하고 변화를 수용할 줄 알아야 나이에 상관없이 꼰대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에 대해 '장유유서'를 언급하고 있으니 정 전 총리의 제살깎아먹기요 이준석 후보 띄워주기밖에 안 된다"며 "유감"이라고 적었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정세균 전 총리는 오후 늦게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발언 취지가 곡해돼 오해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젊은 후보가 정당 대표로 주목을 받는 것은 큰 변화이고, 그런 변화는 긍정적이며, 정당 내에 잔존하는 장유유서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습니다.

■ "새로운 정치의 꿈"…엇갈린 반응도

야당이 관심을 받으면 여당은 배가 아픈 것이 생리입니다. 그러나 이른바 '이준석 돌풍'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도 이례적으로 '신선하다'는 공개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31살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공기가 텁텁할 때 창을 열어 환기하듯 지금 정치도 국민들이 창을 열어 환기하는 것 같다"면서 "공익보단 사익을, 국민보다 당리당략을 먼저 보는 구태 정치에 질려 국민들이 젊은 정치를 선택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송영길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1,800자가 넘는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민주당 청년 몫 최고위원에 지명된 40살, 이동학 전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한국의 툰베리'라고 극찬하는 글이었습니다. 송 대표는 "절박한 현재의 불공정을 넘어 미래를 함께 공감하고 세대 간 소통의 다리를 이어줄 청년이 필요했다"면서 이동학을 최고위원에 지명한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는 국회의원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2년 넘게 60개국 150여 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기후위기와 쓰레기 문제에 천착했습니다. 스웨덴의 소녀 그레타 툰베리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청년 정치인들이 기득권을 가진 586세대들 눈치를 보면서 공천받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칠 때 이동학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과감히 떠났습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송영길 대표는 이른바 '이준석 현상'을 직접 평가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말로 페이스북 글을 마감했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후보가 이동학 최고위원 지명을 축하해주고 이동학 최고위원이 이준석 대표 당선을 지지하는 글을 나누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꿈꾸게 됩니다. 생각만으로도 보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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