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내로남불·무능’ 민주당 이미지 추락…쓴소리 들으면 달라질까?

입력 2021.05.2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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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030 청년들로부터 매서운 질책을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죽비입니다.

민주당은 오늘(25일)부터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민심을 듣는 '민심 주간'을 시작했습니다. 국회에서 있었던 발대식에서 "변화하고, 반성하고, 혁신하고, 쇄신하겠다"며 고개를 깊이 숙인 뒤, 송영길 대표가 찾은 곳은 서울·부산 청년들과의 간담회였습니다.


■ "민주당, 독선과 오만"

질책을 받들겠다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생각보다 그 질책은 더 매서웠습니다. 송 대표 앞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민심이 곧 천심이라 했고, 천심 앞에 초월적 권력이 없다는 게 이번 재보궐 선거 통해 증명된 것 같다. 오랜만에 민주당이 제대로 심판 받았다. "

"4년 전 당정이 어느 때보다 높은 국민들의 기대치, 희망, 열망을 품은 채로 다시 태어났는데 문재인 정부 집권 5년 차인 현재 과연 절반이라도 그 기대치를 충족했는지에 대해 강력한 의문이 든다."

민주당 당원인 청년들의 질책도 이어졌습니다.

"현재 우리 당에서 수많은 학생이 변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라 생각한다. 정치권이 가장 열정페이 심한 곳 아닌가. (...) 당내 대학생들의 의견이 무시되기 일쑤다."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 공약을 보면 몇천만 원 청년 출발 자금, 월세 몇십만 원 지원 이런 게 중심이다. (..) 이런 정책들을, 20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퍼주기 정책이라 인식한다. (..) 어쭙잖은 현금 지원보다 자유로운 능력과 경쟁 뒷받침할 인프라 만드는 데 비용 쓰는 게 더 큰 호응 받을 것이다."



■ 송영길 "최저임금도 너무 급격히 올렸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2030 청년에 대한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 전폭적으로 동의한다"고 호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나온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민주당이 최근 새로 임명한 이동학 최고위원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정부 정책 중 잘못이 있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최저임금도 초기에 너무 급격하게 인상한 게 잘못인 게 드러났다. 너무 급격히 인상하다 보니 자영업자가 큰 타격을 받고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또 박원순 전 시장 사건부터 부동산 문제까지 민주당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단지 '무조건 반성하고 죄송하다' 하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으니, 뭘 잘못했는지가 분명히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을 시작으로 군급식과 산재 등 문제를 하나하나 점검해 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미지 곤두박질 "내로남불, 무능, 거짓말"

민주당의 '독선과 오만', 단지 몇 명의 청년이 언급한 게 아닙니다.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도 민주당의 이미지가 추락에 가깝게 떨어졌다는 게 드러납니다.

민주당이 오늘 의원총회에서 공개한 '재보궐 이후 정치지형 변화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보면, 민주당에 대한 최초 연상 이미지는 '파랑(10%)' 외에 '내로남불(8.5%)', '무능하다(2.4%)', '거짓말(1.8%)', '성추행/성추문(1.5%)'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습니다.

21대 총선 당시 '촛불', '등대'와 같은 긍정적 이미지에서 불과 1년 후 재보궐 선거에서 '위선적', '내로남불', '무능력'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된 겁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이미지는 '리빌딩', '불도저(추진력)'과 같은 긍정적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된 이유로는 '믿음에 대한 배신감', '도덕성 결여'가 꼽혔습니다. 인터뷰에는 이 같은 내용들이 나왔습니다.

"촛불 시위 할 때 '아, 이 사람들은 뭔가 잘못된 것을 바꾸겠구나'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지우개나 이런 걸로 땜빵하는 정도. 근본적으로 바뀌질 않았어요."

"보궐 선거를 한 이유가 성추행 사건이잖아요. 그리고 LH 사건 터지고, 총선 때는 감춰졌던 부도덕성이 노출된 거죠."


민주당이 설정한 '민심 주간'은 다음달 1일까지입니다. 그때까지 당 지도부와 각 시·도당 위원회 차원에서 간담회를 하든 거리에 텐트를 치든 바닥 민심을 듣겠다는 건데, 과연 일주일 동안 민주당은 얼마나 '변화하고, 반성하고, 혁신하고, 쇄신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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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5 18:43:41
    여심야심


더불어민주당이 2030 청년들로부터 매서운 질책을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죽비입니다.

민주당은 오늘(25일)부터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민심을 듣는 '민심 주간'을 시작했습니다. 국회에서 있었던 발대식에서 "변화하고, 반성하고, 혁신하고, 쇄신하겠다"며 고개를 깊이 숙인 뒤, 송영길 대표가 찾은 곳은 서울·부산 청년들과의 간담회였습니다.


■ "민주당, 독선과 오만"

질책을 받들겠다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생각보다 그 질책은 더 매서웠습니다. 송 대표 앞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민심이 곧 천심이라 했고, 천심 앞에 초월적 권력이 없다는 게 이번 재보궐 선거 통해 증명된 것 같다. 오랜만에 민주당이 제대로 심판 받았다. "

"4년 전 당정이 어느 때보다 높은 국민들의 기대치, 희망, 열망을 품은 채로 다시 태어났는데 문재인 정부 집권 5년 차인 현재 과연 절반이라도 그 기대치를 충족했는지에 대해 강력한 의문이 든다."

민주당 당원인 청년들의 질책도 이어졌습니다.

"현재 우리 당에서 수많은 학생이 변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라 생각한다. 정치권이 가장 열정페이 심한 곳 아닌가. (...) 당내 대학생들의 의견이 무시되기 일쑤다."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 공약을 보면 몇천만 원 청년 출발 자금, 월세 몇십만 원 지원 이런 게 중심이다. (..) 이런 정책들을, 20대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퍼주기 정책이라 인식한다. (..) 어쭙잖은 현금 지원보다 자유로운 능력과 경쟁 뒷받침할 인프라 만드는 데 비용 쓰는 게 더 큰 호응 받을 것이다."



■ 송영길 "최저임금도 너무 급격히 올렸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2030 청년에 대한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 전폭적으로 동의한다"고 호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나온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민주당이 최근 새로 임명한 이동학 최고위원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정부 정책 중 잘못이 있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최저임금도 초기에 너무 급격하게 인상한 게 잘못인 게 드러났다. 너무 급격히 인상하다 보니 자영업자가 큰 타격을 받고 결과적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겁니다.

또 박원순 전 시장 사건부터 부동산 문제까지 민주당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단지 '무조건 반성하고 죄송하다' 하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으니, 뭘 잘못했는지가 분명히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을 시작으로 군급식과 산재 등 문제를 하나하나 점검해 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미지 곤두박질 "내로남불, 무능, 거짓말"

민주당의 '독선과 오만', 단지 몇 명의 청년이 언급한 게 아닙니다.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도 민주당의 이미지가 추락에 가깝게 떨어졌다는 게 드러납니다.

민주당이 오늘 의원총회에서 공개한 '재보궐 이후 정치지형 변화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보면, 민주당에 대한 최초 연상 이미지는 '파랑(10%)' 외에 '내로남불(8.5%)', '무능하다(2.4%)', '거짓말(1.8%)', '성추행/성추문(1.5%)'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습니다.

21대 총선 당시 '촛불', '등대'와 같은 긍정적 이미지에서 불과 1년 후 재보궐 선거에서 '위선적', '내로남불', '무능력'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형성된 겁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이미지는 '리빌딩', '불도저(추진력)'과 같은 긍정적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된 이유로는 '믿음에 대한 배신감', '도덕성 결여'가 꼽혔습니다. 인터뷰에는 이 같은 내용들이 나왔습니다.

"촛불 시위 할 때 '아, 이 사람들은 뭔가 잘못된 것을 바꾸겠구나'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지우개나 이런 걸로 땜빵하는 정도. 근본적으로 바뀌질 않았어요."

"보궐 선거를 한 이유가 성추행 사건이잖아요. 그리고 LH 사건 터지고, 총선 때는 감춰졌던 부도덕성이 노출된 거죠."


민주당이 설정한 '민심 주간'은 다음달 1일까지입니다. 그때까지 당 지도부와 각 시·도당 위원회 차원에서 간담회를 하든 거리에 텐트를 치든 바닥 민심을 듣겠다는 건데, 과연 일주일 동안 민주당은 얼마나 '변화하고, 반성하고, 혁신하고, 쇄신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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