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검찰, 반복되는 ‘규정 갈등’ 이유는?

입력 2021.05.25 (21:28) 수정 2021.05.2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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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이 문제를 취재한 사회부 이유민 기자와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공수처와 검찰의 의견이 엇갈린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이달 초 공수처가 사건사무처리 규칙을 발표했습니다.

공수처가 맡은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담은 내부 규정인데요.

여기엔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넘긴 사건이더라도, 수사가 끝난 뒤에는 공수처가 다시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검찰은 이에 대해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들을 지휘하는 곳이 아니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 보도에 나온, 검사 사건은 공수처로 넘겨야 한다는 법 규정을 놓고도 공수처와 검찰이 각각 해석을 다르게 하고 있는 거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공수처법 25조 2항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사건을 공수처로 넘겨야 한다'는 법 조항인데요.

같은 문구에서 검찰은 '혐의'에, 공수처는 '발견'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검찰은 어느 정도 수사를 해야 범죄 '혐의'를 알 수 있는거니까 수사를 일단 한 뒤에 혐의가 충분히 의심될 경우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한다는 입장이고요.

반면, 공수처는 발견이란 말 그대로 일단 검사 사건이 나오면 빨리 넘겨라, 이 법 조항 자체가 검찰의 자정능력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만들어진거다, 이런 입장입니다.

[앵커]

하나의 법 조항을 놓고 해석을 달리 하고 있는 것인데, 법조항이 모호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까?

[기자]

네, 갈등이 계속 불거지는 만큼 법을 다듬어 갈 필요가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해석이 크게 엇갈리는 부분도 보다 정밀하게 규정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요.

70년 넘게 이어져 온 수사 체계의 틀을 바꾸는 거잖아요.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수사기관 간 갈등이 생길 수도 있는데, 기관끼리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결국 입법 차원의 해결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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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수처-검찰, 반복되는 ‘규정 갈등’ 이유는?
    • 입력 2021-05-25 21:28:46
    • 수정2021-05-25 21:4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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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문제를 취재한 사회부 이유민 기자와 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공수처와 검찰의 의견이 엇갈린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이달 초 공수처가 사건사무처리 규칙을 발표했습니다.

공수처가 맡은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담은 내부 규정인데요.

여기엔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넘긴 사건이더라도, 수사가 끝난 뒤에는 공수처가 다시 넘겨받아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검찰은 이에 대해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들을 지휘하는 곳이 아니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 보도에 나온, 검사 사건은 공수처로 넘겨야 한다는 법 규정을 놓고도 공수처와 검찰이 각각 해석을 다르게 하고 있는 거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공수처법 25조 2항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사건을 공수처로 넘겨야 한다'는 법 조항인데요.

같은 문구에서 검찰은 '혐의'에, 공수처는 '발견'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검찰은 어느 정도 수사를 해야 범죄 '혐의'를 알 수 있는거니까 수사를 일단 한 뒤에 혐의가 충분히 의심될 경우 공수처로 사건을 이첩한다는 입장이고요.

반면, 공수처는 발견이란 말 그대로 일단 검사 사건이 나오면 빨리 넘겨라, 이 법 조항 자체가 검찰의 자정능력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만들어진거다, 이런 입장입니다.

[앵커]

하나의 법 조항을 놓고 해석을 달리 하고 있는 것인데, 법조항이 모호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까?

[기자]

네, 갈등이 계속 불거지는 만큼 법을 다듬어 갈 필요가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해석이 크게 엇갈리는 부분도 보다 정밀하게 규정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요.

70년 넘게 이어져 온 수사 체계의 틀을 바꾸는 거잖아요.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 수사기관 간 갈등이 생길 수도 있는데, 기관끼리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결국 입법 차원의 해결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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