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가 성대결절? 대구 고라니 최영은 “목 관리는 따로 안해요”

입력 2021.05.26 (14:49) 수정 2021.05.2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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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FC 골키퍼 최영은이 동료 선수들의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대구 FC 골키퍼 최영은이 동료 선수들의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프로축구 대구의 상승세가 무섭다. 패배를 잊은 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최근 7경기 6승 1무. 한때 11위 강등권까지 떨어졌던 대구는 현재 4위(승점 29점)까지 껑충 순위를 끌어올렸다.

세징야, 에드가 브라질 콤비의 맹활약, 플레잉코치 이용래의 투혼 등 대구 상승세를 견인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구 고라니 최영은 골키퍼를 빼놓고는 지금의 상승세를 논할 수 없다.

최근 7경기 무패행진 동안 대구가 내준 골은 단 4점. 올 시즌 본격 주전으로 도약한 최영은은 울산 조현우에 이어 리그 무실점 2위(7경기)를 달리고 있다.

최영은의 트레이드 마크는 단연 경기장에 쩌렁쩌렁 울리는 큰 목소리, 샤우팅이다. TV 중계 너머로도 최영은의 고함은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다.

최영은의 고함에 수비진들은 90분 동안 한시라도 정신을 놓을 틈이 없다. 고라니 울음소리를 연상하게 하는 최영은의 고함에 팬들은 '최고라니' 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최고라니 최영은의 샤우팅은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가 어렸을 때 수원 우만동 살았거든요. 수원 월드컵 경기장이 바로 집 근처였어요. 수원 팬 하면서 경기장도 자주 갔는데, 이운재 선수가 경기 중에 소리를 많이 지르더라고요. 그게 멋있어 보여서 따라하게 됐는데,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중학교 때부터 이미 성대결절이 왔다는 최영은. 전화기 너머 최영은의 목소리는 푹 쉬어있었다.

"중학교 때 이미 성대결절 진단을 받았어요. 의사선생님이 목 이렇게 쓰지 말라고 했는데, 그 이후로는 병원을 한 번도 안 갔어요. 그 후로 목소리는 계속 이 상태입니다. 목 관리는 따로 안 해요. 커피를 많이 마시는데 이게 관리라면 관리일까요?"

동료들에겐 익숙한 이 고함이 상대 선수에겐 당혹스러움 그 자체. 매 경기 최영은의 샤우팅을 처음 접하는 선수들은 놀라기 일쑤다.

"전북 전 때 (한) 교원이 형이 놀랐는지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너 그렇게 소리 지르면 목 안 아프냐고. 저희 팀 선수들은 익숙한데, 상대 팀 선수들은 아직 적응이 잘 안되나 봐요. 저는 크다고 생각 안 하거든요. 경기장 특성상 소리가 울려서 그러는 것 같은데…."

조현우, 구성윤 등 쟁쟁한 국가대표 선배들에 밀려 대구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최영은. 프로 데뷔 3년 만에 최고라니와 함께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고라니라고 부르셔도 괜찮아요. 그것도 다 관심이라 생각합니다. 골키퍼는 공을 오지 않게 하는 게 최우선이라 생각해요. 선수들에게 계속 긴장감 주는 게 제 임무라서요, 이 스타일은 선수 생활 내내 유지할 생각입니다. 제가 초반에 믿음을 못 줘서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싶고, 계속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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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키퍼가 성대결절? 대구 고라니 최영은 “목 관리는 따로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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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5-26 16: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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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FC 골키퍼 최영은이 동료 선수들의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프로축구 대구의 상승세가 무섭다. 패배를 잊은 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최근 7경기 6승 1무. 한때 11위 강등권까지 떨어졌던 대구는 현재 4위(승점 29점)까지 껑충 순위를 끌어올렸다.

세징야, 에드가 브라질 콤비의 맹활약, 플레잉코치 이용래의 투혼 등 대구 상승세를 견인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구 고라니 최영은 골키퍼를 빼놓고는 지금의 상승세를 논할 수 없다.

최근 7경기 무패행진 동안 대구가 내준 골은 단 4점. 올 시즌 본격 주전으로 도약한 최영은은 울산 조현우에 이어 리그 무실점 2위(7경기)를 달리고 있다.

최영은의 트레이드 마크는 단연 경기장에 쩌렁쩌렁 울리는 큰 목소리, 샤우팅이다. TV 중계 너머로도 최영은의 고함은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다.

최영은의 고함에 수비진들은 90분 동안 한시라도 정신을 놓을 틈이 없다. 고라니 울음소리를 연상하게 하는 최영은의 고함에 팬들은 '최고라니' 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최고라니 최영은의 샤우팅은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가 어렸을 때 수원 우만동 살았거든요. 수원 월드컵 경기장이 바로 집 근처였어요. 수원 팬 하면서 경기장도 자주 갔는데, 이운재 선수가 경기 중에 소리를 많이 지르더라고요. 그게 멋있어 보여서 따라하게 됐는데,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중학교 때부터 이미 성대결절이 왔다는 최영은. 전화기 너머 최영은의 목소리는 푹 쉬어있었다.

"중학교 때 이미 성대결절 진단을 받았어요. 의사선생님이 목 이렇게 쓰지 말라고 했는데, 그 이후로는 병원을 한 번도 안 갔어요. 그 후로 목소리는 계속 이 상태입니다. 목 관리는 따로 안 해요. 커피를 많이 마시는데 이게 관리라면 관리일까요?"

동료들에겐 익숙한 이 고함이 상대 선수에겐 당혹스러움 그 자체. 매 경기 최영은의 샤우팅을 처음 접하는 선수들은 놀라기 일쑤다.

"전북 전 때 (한) 교원이 형이 놀랐는지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너 그렇게 소리 지르면 목 안 아프냐고. 저희 팀 선수들은 익숙한데, 상대 팀 선수들은 아직 적응이 잘 안되나 봐요. 저는 크다고 생각 안 하거든요. 경기장 특성상 소리가 울려서 그러는 것 같은데…."

조현우, 구성윤 등 쟁쟁한 국가대표 선배들에 밀려 대구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최영은. 프로 데뷔 3년 만에 최고라니와 함께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고라니라고 부르셔도 괜찮아요. 그것도 다 관심이라 생각합니다. 골키퍼는 공을 오지 않게 하는 게 최우선이라 생각해요. 선수들에게 계속 긴장감 주는 게 제 임무라서요, 이 스타일은 선수 생활 내내 유지할 생각입니다. 제가 초반에 믿음을 못 줘서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싶고, 계속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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