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투자 강의’…영농법인 만들어 ‘땅 장사’

입력 2021.05.26 (19:38) 수정 2021.05.2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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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농법인을 차려놓고 기획부동산처럼 운영한 형제 2명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들은 법인 3개를 만들어 땅을 사고 파는 수법으로 2백억 원이 넘는 차익을 올렸는데요.

방송에서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투자 강의를 하는 부동산 전문가.

[박○○/부동산 컨설팅업체·영농법인 대표/음성변조 : "2000년대에 턱이라고 했는데 2020년 되니까 또 올라요 안올라요? 또 올랐잖아요. 그래서 이 세상은 (부동산) 턱은 없다는 거에요."]

경기도 평택이 유망하다고 강조합니다.

[박○○/부동산 컨설팅업체·영농법인 대표/음성변조 : "어느날 갑자기 S전자가 딱 들어오니까 벌써 그 쌌던 땅값이 백만 원, 2백 만원 오르는 엄청난 도시로 바뀌고 있어요."]

그런데 남에게 권유하기만 한 게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형과 함께 영농법인 3곳을 만들어 주로 평택 고덕신도시 주변 농지를 집중 매입했습니다.

무려 198필지에 약 50만㎡ 규모...땅을 사들여 지분을 쪼갠 뒤 1년 안에 투자자들에게 되팔았습니다.

등기부등본에 적힌 법인의 목적은 영농 사업이지만, 실질적으로 기획부동산처럼 운영된 겁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직원/음성변조 : "(대표님이 운영하시는 업체가 농지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있어서 말씀 좀 듣고 싶어서 전화드렸거든요.) 오늘 아마 안 들어오실 것 같은데…."]

경찰 수사 결과 박 씨 형제는 지난 2015년 이후 4백여 명에게 650억 원 어치의 땅을 판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매매 차익 규모가 270억 원 정돕니다.

경찰은 이들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대대적인 부동산 투기 수사가 시작된 뒤 농지법 위반 혐의만으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건 처음입니다.

구속 여부는 내일 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심사에서 결정됩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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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에서 ‘투자 강의’…영농법인 만들어 ‘땅 장사’
    • 입력 2021-05-26 19:38:16
    • 수정2021-05-26 19:49:13
    뉴스 7
[앵커]

영농법인을 차려놓고 기획부동산처럼 운영한 형제 2명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들은 법인 3개를 만들어 땅을 사고 파는 수법으로 2백억 원이 넘는 차익을 올렸는데요.

방송에서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투자 강의를 하는 부동산 전문가.

[박○○/부동산 컨설팅업체·영농법인 대표/음성변조 : "2000년대에 턱이라고 했는데 2020년 되니까 또 올라요 안올라요? 또 올랐잖아요. 그래서 이 세상은 (부동산) 턱은 없다는 거에요."]

경기도 평택이 유망하다고 강조합니다.

[박○○/부동산 컨설팅업체·영농법인 대표/음성변조 : "어느날 갑자기 S전자가 딱 들어오니까 벌써 그 쌌던 땅값이 백만 원, 2백 만원 오르는 엄청난 도시로 바뀌고 있어요."]

그런데 남에게 권유하기만 한 게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형과 함께 영농법인 3곳을 만들어 주로 평택 고덕신도시 주변 농지를 집중 매입했습니다.

무려 198필지에 약 50만㎡ 규모...땅을 사들여 지분을 쪼갠 뒤 1년 안에 투자자들에게 되팔았습니다.

등기부등본에 적힌 법인의 목적은 영농 사업이지만, 실질적으로 기획부동산처럼 운영된 겁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직원/음성변조 : "(대표님이 운영하시는 업체가 농지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있어서 말씀 좀 듣고 싶어서 전화드렸거든요.) 오늘 아마 안 들어오실 것 같은데…."]

경찰 수사 결과 박 씨 형제는 지난 2015년 이후 4백여 명에게 650억 원 어치의 땅을 판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매매 차익 규모가 270억 원 정돕니다.

경찰은 이들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대대적인 부동산 투기 수사가 시작된 뒤 농지법 위반 혐의만으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건 처음입니다.

구속 여부는 내일 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심사에서 결정됩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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