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로기 치매 미장공과 아들’…‘영케어러’의 다큐

입력 2021.05.26 (21:43) 수정 2021.05.2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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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면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서른이 된 한 아들이 `초로기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의 일과 삶을 영상에 담아 다큐멘터리로 상영했습니다.

30여 년 `미장공`으로 일해왔던 치매 아버지와 혼자 그를 돌보는 아들의 얘기를 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kg 시멘트 1포와 벽돌 100장을 사온 `초로기 치매` 아버지와 아들,

시멘트를 물과 섞은 뒤, 한 줄 한 줄, 벽돌을 쌓아갑니다.

[조한진/아버지/초로기 치매환자 : "메지(벽돌 사이 부분)가 없어.메지가. (아빠 근데 메지가.지금 나랑 같은 얘기 하는 거 맞죠? 벽돌 사이에 있는 이 부분.)"]

오랜만에 `흙손`을 든 아버지, 치매 치료를 받고 있지만, 30여 년 미장 솜씨는 전혀 녹슬지 않았습니다.

말끔하게 쌓아올린 10줄 높이의 벽돌담벼락, 치매를 앓기 전 아버지의 일과 삶, 그리고 일찍 찾아온 치매 간병을 혼자 감내해야 했던 아들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조기현/아들/다큐 감독 : "제가 봤을 때 `아버지가 자신의 고유성을 이해해가는 과정이 벽돌을 만지고 있는 순간이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 서른이 된 아들이 치매 아버지의 삶을 조명한 이 다큐가 인천의 `치매안심극장`에서 상영됐습니다.

관객은 대부분 비슷하게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나 그 가족들,

[이미영/치매 환자 가족 : "건축 재능이 남아 있는 것을 아드님께서(아버지에게) 하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 너무너무 감명 깊게 봤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치매환자들의 외출과 여가활동이 60%나 크게 줄어든 요즘, 치매 아버지를 더 잘 이해해보려는 한 `영케어러` 아들의 다큐를 통해 치매와 더불어 사는 사회 문화가 확산하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KBS 뉴스 박재웁니다.

촬영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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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로기 치매 미장공과 아들’…‘영케어러’의 다큐
    • 입력 2021-05-26 21:43:02
    • 수정2021-05-26 21:53:54
    뉴스9(경인)
[앵커]

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면서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서른이 된 한 아들이 `초로기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의 일과 삶을 영상에 담아 다큐멘터리로 상영했습니다.

30여 년 `미장공`으로 일해왔던 치매 아버지와 혼자 그를 돌보는 아들의 얘기를 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kg 시멘트 1포와 벽돌 100장을 사온 `초로기 치매` 아버지와 아들,

시멘트를 물과 섞은 뒤, 한 줄 한 줄, 벽돌을 쌓아갑니다.

[조한진/아버지/초로기 치매환자 : "메지(벽돌 사이 부분)가 없어.메지가. (아빠 근데 메지가.지금 나랑 같은 얘기 하는 거 맞죠? 벽돌 사이에 있는 이 부분.)"]

오랜만에 `흙손`을 든 아버지, 치매 치료를 받고 있지만, 30여 년 미장 솜씨는 전혀 녹슬지 않았습니다.

말끔하게 쌓아올린 10줄 높이의 벽돌담벼락, 치매를 앓기 전 아버지의 일과 삶, 그리고 일찍 찾아온 치매 간병을 혼자 감내해야 했던 아들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습니다.

[조기현/아들/다큐 감독 : "제가 봤을 때 `아버지가 자신의 고유성을 이해해가는 과정이 벽돌을 만지고 있는 순간이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 서른이 된 아들이 치매 아버지의 삶을 조명한 이 다큐가 인천의 `치매안심극장`에서 상영됐습니다.

관객은 대부분 비슷하게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나 그 가족들,

[이미영/치매 환자 가족 : "건축 재능이 남아 있는 것을 아드님께서(아버지에게) 하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 것이 너무너무 감명 깊게 봤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치매환자들의 외출과 여가활동이 60%나 크게 줄어든 요즘, 치매 아버지를 더 잘 이해해보려는 한 `영케어러` 아들의 다큐를 통해 치매와 더불어 사는 사회 문화가 확산하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KBS 뉴스 박재웁니다.

촬영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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