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애벌레’는 희망의 책”…작가 에릭 칼 별세

입력 2021.05.27 (16:26) 수정 2021.05.2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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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달빛 아래 이파리 위, 작은 알이 하나! 일요일 아침이 되자, 작은 알에서 애벌레 한 마리가 태어났어요. 배고픈 애벌레는 먹을 것을 찾아 나섰지요. 그리고 월요일엔 사과 한 개, 화요일엔 배 두개를 먹었어요. 그래도 애벌레는 꼬르륵꼬르륵 배가 고팠답니다. 수요일엔 자두 세 개를,목요일엔 딸기 네 개를,금요일엔 오렌지 다섯 개를 먹었어요. 토요일과 일요일엔 애벌레가 무엇을 먹었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 <배고픈 애벌레> 예스24 책 소개 중에서-


<배고픈 애벌레>(The Very Hungry Caterpillar)는 작은 알에서 태어난 애벌레가 음식을 먹고 나비가 되기까지 과정을 그린 그림 동화책입니다.

1969년 6월 처음 출간된 뒤 한국어를 포함해 70여 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224개의 영어 단어로 쓴 이 책은 5천 5백만 부 이상 팔렸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자녀를 키워 본 부모들이라면 집에 한 권쯤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 책을 비롯해 70여 권의 그림 동화책을 선보인 작가 에릭 칼(1929~2021)이 지난 23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에릭 칼의 유족들이 성명을 내고 칼이 지난 23일 미국 메사추세츠주 노샘프턴의 여름 작업실에서 91살을 일기로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1929년 독일 이민자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난 에릭 칼은 6살 때 독일에 건너가 슈투트가르트의 주립 미술학교에서 그래픽 아트를 전공했습니다. 23살 때인 1952년 미국으로 돌아와 뉴욕타임스 홍보부서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1967년, 비교적 늦은 나이인 38살에 동화 그림책 작가가 됐습니다. 그리고 2년 만인 1969년 출간한 <배고픈 애벌레>로 유명 작가가 된 뒤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칼이 그린 그림 동화책에는 애벌레를 비롯해 거미, 벌레, 귀뚜라미 등이 등장합니다. 그가 자신의 웹사이트에 남긴 글을 보면 칼이 왜 그런 소재를 즐겨 선택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꼬마였을 때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걸어서 초원을 가로지르고 숲을 지나가곤 했습니다. (…) 아버지는 돌을 집어 들거나 나무껍질을 벗긴 뒤 내게 허둥지둥하고 있는 생명체들을 보여 주곤 했습니다. 아버지는 내게 작은 생명체 이것저것의 수명을 말해주고는 다시 그 작은 생명체들을 조심스럽게 원래 자리로 돌려보냈습니다. (…)나는 내 책에서 작은 생명체에 관한 이야기를 쓰면서 아버지에게 존경을 바칩니다. 그리고 행복했던 그 시절을 다시 떠올립니다. "(뉴욕타임스 2021년 5월 26일)

칼은 2019년 <배고픈 애벌레> 출간 50주년을 맞아 랜덤하우스와 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왜 이 책을 썼는지 이유를 밝혔습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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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고픈 애벌레’는 희망의 책”…작가 에릭 칼 별세
    • 입력 2021-05-27 16:26:31
    • 수정2021-05-27 16:42:16
    취재K
달빛 아래 이파리 위, 작은 알이 하나! 일요일 아침이 되자, 작은 알에서 애벌레 한 마리가 태어났어요. 배고픈 애벌레는 먹을 것을 찾아 나섰지요. 그리고 월요일엔 사과 한 개, 화요일엔 배 두개를 먹었어요. 그래도 애벌레는 꼬르륵꼬르륵 배가 고팠답니다. 수요일엔 자두 세 개를,목요일엔 딸기 네 개를,금요일엔 오렌지 다섯 개를 먹었어요. 토요일과 일요일엔 애벌레가 무엇을 먹었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br />- &lt;배고픈 애벌레&gt; 예스24 책 소개 중에서-<br />

<배고픈 애벌레>(The Very Hungry Caterpillar)는 작은 알에서 태어난 애벌레가 음식을 먹고 나비가 되기까지 과정을 그린 그림 동화책입니다.

1969년 6월 처음 출간된 뒤 한국어를 포함해 70여 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224개의 영어 단어로 쓴 이 책은 5천 5백만 부 이상 팔렸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자녀를 키워 본 부모들이라면 집에 한 권쯤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 책을 비롯해 70여 권의 그림 동화책을 선보인 작가 에릭 칼(1929~2021)이 지난 23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에릭 칼의 유족들이 성명을 내고 칼이 지난 23일 미국 메사추세츠주 노샘프턴의 여름 작업실에서 91살을 일기로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1929년 독일 이민자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난 에릭 칼은 6살 때 독일에 건너가 슈투트가르트의 주립 미술학교에서 그래픽 아트를 전공했습니다. 23살 때인 1952년 미국으로 돌아와 뉴욕타임스 홍보부서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1967년, 비교적 늦은 나이인 38살에 동화 그림책 작가가 됐습니다. 그리고 2년 만인 1969년 출간한 <배고픈 애벌레>로 유명 작가가 된 뒤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칼이 그린 그림 동화책에는 애벌레를 비롯해 거미, 벌레, 귀뚜라미 등이 등장합니다. 그가 자신의 웹사이트에 남긴 글을 보면 칼이 왜 그런 소재를 즐겨 선택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꼬마였을 때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걸어서 초원을 가로지르고 숲을 지나가곤 했습니다. (…) 아버지는 돌을 집어 들거나 나무껍질을 벗긴 뒤 내게 허둥지둥하고 있는 생명체들을 보여 주곤 했습니다. 아버지는 내게 작은 생명체 이것저것의 수명을 말해주고는 다시 그 작은 생명체들을 조심스럽게 원래 자리로 돌려보냈습니다. (…)나는 내 책에서 작은 생명체에 관한 이야기를 쓰면서 아버지에게 존경을 바칩니다. 그리고 행복했던 그 시절을 다시 떠올립니다. "(뉴욕타임스 2021년 5월 26일)

칼은 2019년 <배고픈 애벌레> 출간 50주년을 맞아 랜덤하우스와 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왜 이 책을 썼는지 이유를 밝혔습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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