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법원 “2030년까지 탄소배출 45% 줄여라”…펀드도 기업 변화 촉구

입력 2021.05.27 (19:42) 수정 2021.05.2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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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들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라는 건데, 중장기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법원과 행동주의 펀드까지 나서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중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거대 석유회사를 상대로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절반 가까이 줄이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네덜란드 법원은 환경단체들이 로열더치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사업 모델이 인권과 생명을 위협한다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여,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5% 감축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로열더치셸의 자체 감축 목표 20%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특히 파리행정법원이 지난 2월 프랑스 정부가 기후 변화에 책임이 있다며 상징적인 1유로 배상 판결을 내리는 등, 최근 각국 법원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 기업에도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와 더 주목됩니다.

[도널드 폴스/네덜란드 환경단체 대표 : "역사적인 날입니다. 셸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와 전 세계 주요 탄소배출 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기후 변화 문제는 기업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기후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엔진넘버원'은 미국의 정유기업 엑손모빌의 이사 12명 가운데 최소 2명을 주주 투표로 확보했습니다.

엑손모빌은 그동안 기후 문제에서 다른 에너지 기업보다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지분율 0.02%에 불과한 엔진넘버원이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아 이사회에 진출하면서 이제는 경영전략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국제사회는 물론, 법원과 펀드까지 기업들의 변화를 촉구하며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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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법원 “2030년까지 탄소배출 45% 줄여라”…펀드도 기업 변화 촉구
    • 입력 2021-05-27 19:42:01
    • 수정2021-05-27 19: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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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들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라는 건데, 중장기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 법원과 행동주의 펀드까지 나서 더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중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거대 석유회사를 상대로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절반 가까이 줄이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네덜란드 법원은 환경단체들이 로열더치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사업 모델이 인권과 생명을 위협한다는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여,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5% 감축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로열더치셸의 자체 감축 목표 20%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특히 파리행정법원이 지난 2월 프랑스 정부가 기후 변화에 책임이 있다며 상징적인 1유로 배상 판결을 내리는 등, 최근 각국 법원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 기업에도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와 더 주목됩니다.

[도널드 폴스/네덜란드 환경단체 대표 : "역사적인 날입니다. 셸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와 전 세계 주요 탄소배출 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기후 변화 문제는 기업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기후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엔진넘버원'은 미국의 정유기업 엑손모빌의 이사 12명 가운데 최소 2명을 주주 투표로 확보했습니다.

엑손모빌은 그동안 기후 문제에서 다른 에너지 기업보다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지분율 0.02%에 불과한 엔진넘버원이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아 이사회에 진출하면서 이제는 경영전략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국제사회는 물론, 법원과 펀드까지 기업들의 변화를 촉구하며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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