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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여성이자 성소수자, 미래의 백악관 얼굴?
입력 2021.05.28 (07:00) 수정 2021.05.28 (08:48) 취재K
백악관에서 30년 만에 ‘대변인 자격’ 흑인 여성 브리핑
아이티 이민자의 딸…“역사성, 대표성, 공정성의 실현”
美 바이든 행정부, ‘여성 인재’ 기용 잇따라

미국 백악관에서 30년 만에 흑인 여성이 '대변인 자격'으로 브리핑룸에서 공식 브리핑을 했습니다.

주인공은 카린 장-피에르(43, 아래 사진)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

그는 우선 흑인, 여성이라는 외면적 이유만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같지만, 이민자의 딸로 성장하면서 백악관 입성까지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왔다는 성장 배경으로 인해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습니다.

■흑인이며 여성이라는 것?…차별극복 성장 배경 '강점'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공식 브리핑 첫선을 보였습니다.

흑인 여성이 백악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브리핑룸에서 공식 브리핑을 진행한 것은 1991년 조지 H.W 부시 백악관 당시 주디 스미스 전 부대변인 이후 처음, 즉 30년만입니다.

여기에 더해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자신을 여성 동성애자라고 공개한 인사가 백악관 브리핑을 한 것은 미 역사상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이것은 장래 백악관 대변인직을 위한 첫 오디션으로 보이는 과정에서 역사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의 이날 브리핑은 50여 분 동안 이어졌는데,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는 "역사성에 감사한다. 이 연단에 서 있는 것, 이 방에 있는 것, 이 건물에 있는 것은 한 사람에 대한 게 아니라 미국인을 대표해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분명히 대통령은 대표성이 중요하다고 믿으며, 제게 이런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은 누구?

아이티 이민자의 딸인 카린 장-피에르 수석 부대변인은 미국 내 진보 성향 단체인 '무브온'에서 일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2012년 버락 오바마 선거캠프에 몸담기도 했으며 언론사인 MSNBC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바이든 캠프에 합류해 당시 부통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의 선임보좌관으로 한때 근무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출처=연합뉴스)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출처=연합뉴스)

장-피에르 부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소수의 공동취재단을 상대로 브리핑을 때때로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백악관 공식 브리핑룸에서 라이브로 영상이 중계되며 브리핑을 하기는 이 날이 처음입니다.

평소에는 젠 사키 대변인이 일일 브리핑을 진행하기 때문에, 장-피에르는 다른 언론 참모들과 함께 브리핑룸 한쪽에서 대기해왔습니다.

현재 장-피에르는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후보군 중 한 명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자신의 임기가 1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사키는 이날 트위터에 "오늘은 백악관과 대변인실에서 중요한 날이다. 내 파트너인 장-피에르가 처음 연단에서 완전한 브리핑을 한다"며 "(그는)혼자만의 힘으로 역사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공정성을 실현하는 것은 그의 재능과 총명함, 훌륭한 정신을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고 응원의 뜻을 밝혔습니다.

■ 바이든 행정부, '차별 철폐' 수준 높여

대외적으로 다양성을 중시하겠다고 천명한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 직전 백악관 공보팀 선임 참모 7명을 모두 여성으로 채우는 파격 인사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장-피에르와 해리스 부통령의 대변인 시몬 샌더스 (아래 사진), 부통령실 공보국장 애슐리 에티엔이 흑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역시 미래의 백악관 대변인 물망에 오르는 샌더스는 이날 장-피에르의 브리핑 데뷔를 축하하면서 "선구자들이 자랑스럽다"고 SNS상에 글을 올렸습니다.

출처=게티 이미지출처=게티 이미지

어떤 인물이 미 백악관의 대변인이 되느냐는, 그 행정부의 정체성과 지향을 나타낸다는 면에서 주목될 수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내각 또는 참모진에 여성, 흑인, 성소수자 등을 단지 참여시키는 모양새만 갖추는 게 아니라, 숫적으로 충분히, 질적으로 핵심 요직에 앉힌다는 것은, 단지 '차별 철폐'를 선언만 하는 게 아니라 '차별 철폐'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소수자들의 정치적 저변 넓히는 데도 파급 효과 낼 듯

1991년 조지 H.W 부시 재임 당시 백악관 부대변인이었던 주디 스미스 (아래 사진)는 백악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브리핑룸에서 공식 브리핑한 첫 흑인 여성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출처=게티 이미지출처=게티 이미지

그는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정치 드라마의 등장 인물 구성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주디 스미스가 ABC방송의 정치드라마 '스캔들'에서 백악관 출신 정치컨설턴트로 나오는 드라마상 주요 캐릭터에도 영감을 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백악관 출신들이 임기를 마친 뒤에도 정계는 물론 학계, 언론계, 사회문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여성, 흑인, 성소수자 요직 기용의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 흑인 여성이자 성소수자, 미래의 백악관 얼굴?
    • 입력 2021-05-28 07:00:15
    • 수정2021-05-28 08:48:04
    취재K
백악관에서 30년 만에 ‘대변인 자격’ 흑인 여성 브리핑<br />아이티 이민자의 딸…“역사성, 대표성, 공정성의 실현”<br />美 바이든 행정부, ‘여성 인재’ 기용 잇따라

미국 백악관에서 30년 만에 흑인 여성이 '대변인 자격'으로 브리핑룸에서 공식 브리핑을 했습니다.

주인공은 카린 장-피에르(43, 아래 사진)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

그는 우선 흑인, 여성이라는 외면적 이유만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같지만, 이민자의 딸로 성장하면서 백악관 입성까지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왔다는 성장 배경으로 인해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습니다.

■흑인이며 여성이라는 것?…차별극복 성장 배경 '강점'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공식 브리핑 첫선을 보였습니다.

흑인 여성이 백악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브리핑룸에서 공식 브리핑을 진행한 것은 1991년 조지 H.W 부시 백악관 당시 주디 스미스 전 부대변인 이후 처음, 즉 30년만입니다.

여기에 더해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자신을 여성 동성애자라고 공개한 인사가 백악관 브리핑을 한 것은 미 역사상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또 "이것은 장래 백악관 대변인직을 위한 첫 오디션으로 보이는 과정에서 역사를 만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의 이날 브리핑은 50여 분 동안 이어졌는데,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는 "역사성에 감사한다. 이 연단에 서 있는 것, 이 방에 있는 것, 이 건물에 있는 것은 한 사람에 대한 게 아니라 미국인을 대표해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분명히 대통령은 대표성이 중요하다고 믿으며, 제게 이런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장-피에르 부대변인은 누구?

아이티 이민자의 딸인 카린 장-피에르 수석 부대변인은 미국 내 진보 성향 단체인 '무브온'에서 일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2012년 버락 오바마 선거캠프에 몸담기도 했으며 언론사인 MSNBC에서 일하다가 지난해 바이든 캠프에 합류해 당시 부통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의 선임보좌관으로 한때 근무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출처=연합뉴스)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 (출처=연합뉴스)

장-피에르 부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소수의 공동취재단을 상대로 브리핑을 때때로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백악관 공식 브리핑룸에서 라이브로 영상이 중계되며 브리핑을 하기는 이 날이 처음입니다.

평소에는 젠 사키 대변인이 일일 브리핑을 진행하기 때문에, 장-피에르는 다른 언론 참모들과 함께 브리핑룸 한쪽에서 대기해왔습니다.

현재 장-피에르는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후보군 중 한 명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사키 대변인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자신의 임기가 1년 정도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사키는 이날 트위터에 "오늘은 백악관과 대변인실에서 중요한 날이다. 내 파트너인 장-피에르가 처음 연단에서 완전한 브리핑을 한다"며 "(그는)혼자만의 힘으로 역사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공정성을 실현하는 것은 그의 재능과 총명함, 훌륭한 정신을 인정하는 것을 뜻한다"고 응원의 뜻을 밝혔습니다.

■ 바이든 행정부, '차별 철폐' 수준 높여

대외적으로 다양성을 중시하겠다고 천명한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 직전 백악관 공보팀 선임 참모 7명을 모두 여성으로 채우는 파격 인사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장-피에르와 해리스 부통령의 대변인 시몬 샌더스 (아래 사진), 부통령실 공보국장 애슐리 에티엔이 흑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역시 미래의 백악관 대변인 물망에 오르는 샌더스는 이날 장-피에르의 브리핑 데뷔를 축하하면서 "선구자들이 자랑스럽다"고 SNS상에 글을 올렸습니다.

출처=게티 이미지출처=게티 이미지

어떤 인물이 미 백악관의 대변인이 되느냐는, 그 행정부의 정체성과 지향을 나타낸다는 면에서 주목될 수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내각 또는 참모진에 여성, 흑인, 성소수자 등을 단지 참여시키는 모양새만 갖추는 게 아니라, 숫적으로 충분히, 질적으로 핵심 요직에 앉힌다는 것은, 단지 '차별 철폐'를 선언만 하는 게 아니라 '차별 철폐'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소수자들의 정치적 저변 넓히는 데도 파급 효과 낼 듯

1991년 조지 H.W 부시 재임 당시 백악관 부대변인이었던 주디 스미스 (아래 사진)는 백악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브리핑룸에서 공식 브리핑한 첫 흑인 여성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출처=게티 이미지출처=게티 이미지

그는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정치 드라마의 등장 인물 구성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주디 스미스가 ABC방송의 정치드라마 '스캔들'에서 백악관 출신 정치컨설턴트로 나오는 드라마상 주요 캐릭터에도 영감을 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백악관 출신들이 임기를 마친 뒤에도 정계는 물론 학계, 언론계, 사회문화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여성, 흑인, 성소수자 요직 기용의 파급 효과가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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