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 아니다?…부산문화회관 대표 음주운전 논란

입력 2021.05.28 (08:01) 수정 2021.05.2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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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문화회관 노동조합에서 대표이사 음주운전 등을 폭로하고 퇴진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부산문화회관 노동조합에서 대표이사 음주운전 등을 폭로하고 퇴진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달 14일, 부산문화회관 임직원들이 모인 작은 점심식사 자리에서 술잔이 오갔습니다. 술자리를 마친 뒤에는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도 했는데요. 두어 시간이 지났을 무렵, 부산문화회관 대표가 차를 타고 회사로 복귀했습니다. 수행기사도, 대리운전 기사도 없었습니다.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직원들은 이 문제가 가볍지 않다고 여겼고, 최근의 사례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비슷한 광경을 목격했다는 직원들이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이후 현재까지 확인된 건만 세 건 정도나 된다고 합니다.

일부 직원들은 당시 상황을 증명하기 위해 자필 확인서까지 제출했는데요.

대낮에 술판이 벌어진 것도 모자라 음주운전 의혹까지 불거지자, 부산문화회관 내부에서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대표의 말은 다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용관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이용관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

곧장 운전한 게 아니면 괜찮다?…보은성 인사 논란까지

취재진이 만난 이용관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는 당일 술을 마신 것은 맞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술자리 이후 카페 등을 들러 두어 시간이 지난 뒤 차를 탔다고 설명했는데요. 밤에 마신 술이 다음 날 아침에도 측정되는 숙취 단속 사례를 생각해보면, 2~3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입니다.

이 대표는 또 당시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당시 확인된 술병이 3병 가까이 된다며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는데요. 만약 사실이라면 음주운전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직원들이 제출한 자필 확인서. 음주 내역과 차량 운전 목격 진술이 담겨있다직원들이 제출한 자필 확인서. 음주 내역과 차량 운전 목격 진술이 담겨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폭언과 강압적인 업무 지시 등으로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을 연임시키기도 했는데요. 이 대표는 "인사권은 대표의 고유 권한"이라며 해당 직원의 공로가 크고 진행 중인 업무가 많아 재계약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시 피해 직원들과는 전혀 상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현재 신고가 들어가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니 그 결과에 따라 인사처분을 다시 내리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미 업무 분리를 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직원들이 제출한 자필 확인서 일부직원들이 제출한 자필 확인서 일부

가족친화인증도 받았지만…퇴진운동 본격 전개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이미 비슷한 사건으로 여러 차례 문제가 된 이력이 있는 직원의 계약을 연장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정신적 피해를 받고 있는 다수 피해자가 고통을 받고 있지만 이는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음주운전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고발장을 오늘(27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제출했습니다. 또 국민권익위에도 이같은 내용을 신고하고, 부산시에는 감사를 요구했습니다.

지난해 이른바 '갑질 논란'이 불거져 내부 갈등이 이어져온 부산문화회관.

지난해 말 가족친화인증을 받았지만 노조는 이제 대표 퇴진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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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 아니다?…부산문화회관 대표 음주운전 논란
    • 입력 2021-05-28 08:01:20
    • 수정2021-05-28 08:48:04
    취재K
부산문화회관 노동조합에서 대표이사 음주운전 등을 폭로하고 퇴진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달 14일, 부산문화회관 임직원들이 모인 작은 점심식사 자리에서 술잔이 오갔습니다. 술자리를 마친 뒤에는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도 했는데요. 두어 시간이 지났을 무렵, 부산문화회관 대표가 차를 타고 회사로 복귀했습니다. 수행기사도, 대리운전 기사도 없었습니다.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직원들은 이 문제가 가볍지 않다고 여겼고, 최근의 사례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비슷한 광경을 목격했다는 직원들이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이후 현재까지 확인된 건만 세 건 정도나 된다고 합니다.

일부 직원들은 당시 상황을 증명하기 위해 자필 확인서까지 제출했는데요.

대낮에 술판이 벌어진 것도 모자라 음주운전 의혹까지 불거지자, 부산문화회관 내부에서는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대표의 말은 다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용관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
곧장 운전한 게 아니면 괜찮다?…보은성 인사 논란까지

취재진이 만난 이용관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는 당일 술을 마신 것은 맞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술자리 이후 카페 등을 들러 두어 시간이 지난 뒤 차를 탔다고 설명했는데요. 밤에 마신 술이 다음 날 아침에도 측정되는 숙취 단속 사례를 생각해보면, 2~3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입니다.

이 대표는 또 당시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노조 측은 당시 확인된 술병이 3병 가까이 된다며 이 대표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는데요. 만약 사실이라면 음주운전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직원들이 제출한 자필 확인서. 음주 내역과 차량 운전 목격 진술이 담겨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폭언과 강압적인 업무 지시 등으로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을 연임시키기도 했는데요. 이 대표는 "인사권은 대표의 고유 권한"이라며 해당 직원의 공로가 크고 진행 중인 업무가 많아 재계약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시 피해 직원들과는 전혀 상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현재 신고가 들어가 조사가 이뤄지고 있으니 그 결과에 따라 인사처분을 다시 내리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미 업무 분리를 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직원들이 제출한 자필 확인서 일부
가족친화인증도 받았지만…퇴진운동 본격 전개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이미 비슷한 사건으로 여러 차례 문제가 된 이력이 있는 직원의 계약을 연장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면서 "정신적 피해를 받고 있는 다수 피해자가 고통을 받고 있지만 이는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음주운전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는 고발장을 오늘(27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제출했습니다. 또 국민권익위에도 이같은 내용을 신고하고, 부산시에는 감사를 요구했습니다.

지난해 이른바 '갑질 논란'이 불거져 내부 갈등이 이어져온 부산문화회관.

지난해 말 가족친화인증을 받았지만 노조는 이제 대표 퇴진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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