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동거·무자녀’ 20대 절반 “찬성”…가족 인식 어떻게 달라졌나?

입력 2021.05.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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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1인 가구의 증가세가 뚜렷한 가운데,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5년 21%를 차지했던 1인 가구는 지난해 30.4%까지 늘었습니다. 또,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가족 비중은 31.7%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던 지난 조사보다 10%P 이상 감소했습니다.

평균 가구원 수는 2.3명으로, 2인 이하 가구가 전체의 62.1%를 차지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가족실태조사'를 28일 발표했습니다.

가족실태조사는 정부의 가족 정책에 활용되는 국가승인통계로, 직전 조사는 2015년 실시된 3차 조사입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국 1만 997가구의 만 12세 이상 가족구성원 면접을 통해 가구 특성, 가족에 대한 인식과 태도 등을 파악했습니다.

■ '비혼·동거·무자녀' 동의 높아져…20대 절반은 '찬성'


이번 가족실태조사에서는 변화하는 가족 형태에 대한 인식 변화도 나타났습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거나(비혼), 결혼하지 않고 같이 사는 것(비혼 동거), 또 결혼은 하지만 자녀를 낳지 않는 것(무자녀)에 대한 수용도가 지난 2015년 조사보다 전반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전체 응답자 34%는 비혼에 동의했고, 비혼 동거에 대해서도 26%가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20대에서는 절반 이상이 비혼 독신 또는 동거, 무자녀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는 경향성이 나타났습니다.

또, 방송인 사유리 씨와 같은 '비혼 출산'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15.4%, 20대 응답자 중 23%가 동의한다고 답해 지난 조사에 비해 수용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아울러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 중 2.8%는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3명 중 1명은 앞으로도 혼인 신고 계획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비혼 동거 사유로는 '경제적인 이유'(31%)가 가장 많았고, '제도와 규범에 얽매이지 않으려고'(18.9%), '살아보면서 확신을 하려고'(18.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사분담' 높아졌지만, 자녀 돌봄 여전히 '엄마 몫'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는 57%로 2015년(51.2%)보다 높아졌습니다. 특히 20대(78%)와 30대(57.9%)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두드러졌습니다.

하지만 집안일과 아이 양육은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보기와 식사 준비, 청소 등 가사 노동에 대해 70.5%가 아내가 주로 한다고 답했고, 자녀양육과 교육 역시 절반 이상의 가정에서 아내가 한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29세 이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사노동과 자녀 양육과 교육에 대해 부부가 똑같이 수행하는 비율이 높아 나타났습니다.


12세 미만의 어린 자녀에게는 엄마의 역할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식사 등 일상 생활 돌봄뿐 아니라, 준비물 챙기기, 등원과 하원 등 모든 영역에서 아내가 도맡아서 하고 있었습니다.

생활 습관 훈육이나 자녀와 놀아주기와 관련해서는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한다'는 응답이 높았지만, 그마저도 아내가 전담한다는 답변이 더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이정심 여성가족부 청소년 가족정책실장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남성의 참여가 늘고 있긴 하지만, 어린아이의 양육은 여성이 잘한다는 성별 고정관념이 있다"며 "가사·양육에 대한 성 평등 정책을 내실화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늘어나는 1인 가구…10명 중 6명은 '고령층'


이번 조사에서는 1인 가구 대상 조사도 새롭게 추가됐는데, 여성 가구가 53%로 남성보다 많았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70대 이상이 26.7%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9%, 50대가 15.4%로, 5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 1인 가구의 61.1%를 차지했습니다.

월 소득은 100만 원 미만과 100만 원대가 각각 25%로 가장 많았고, 월 200만 원대가 18.8%로 전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 가구의 소득 수준이 낮은 것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고령 인구가 많은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1인 가구로서 힘든 것으로는 응답자 42.4%가 '균형 잡힌 식사'를 꼽았고,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30.9%), 가사(25%) 순으로 답했습니다. 특히 식사와 가사에 대해선 남성이 더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고립감도 1인 가구의 어려움 중 하납니다. 응답자 15% 이상이 '문제나 걱정이 있을 때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고 답했는데, 여성보다 남성이, 그리고 나이가 많을수록 어려움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1인 가구로서 어려움은 있지만, 그런데도 '앞으로도 혼자 살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10명 중 7명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20대의 55.2%, 미혼인 경우도 60% 이상이 '비혼' 의향을 밝혀 1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필요한 정책으로는 '주택 안정 지원'이 가장 많았습니다. 다만 원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연령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20대와 30대의 80% 이상이 '주택안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70대에서는 34.4%가 '돌봄 서비스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해 높은 수요를 보였습니다.

여성가족부는 늘어나는 1인 가구 정책에 있어 성별과 연령 등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정심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청년 ·중장년 ·고령 등 생애주기별 지원을 확대하고, 고독 ·고립 방지를 위한 사회관계망 지원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번 가족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가족 형태와 가치관 변화에 따른 정책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모든 가족을 차별 없이 포용하며 안정적인 생활 여건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가족을 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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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혼·동거·무자녀’ 20대 절반 “찬성”…가족 인식 어떻게 달라졌나?
    • 입력 2021-05-30 12:00:30
    취재K
최근 국내에서 1인 가구의 증가세가 뚜렷한 가운데,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5년 21%를 차지했던 1인 가구는 지난해 30.4%까지 늘었습니다. 또, 부부와 미혼 자녀로 구성된 가족 비중은 31.7%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던 지난 조사보다 10%P 이상 감소했습니다.

평균 가구원 수는 2.3명으로, 2인 이하 가구가 전체의 62.1%를 차지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가족실태조사'를 28일 발표했습니다.

가족실태조사는 정부의 가족 정책에 활용되는 국가승인통계로, 직전 조사는 2015년 실시된 3차 조사입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국 1만 997가구의 만 12세 이상 가족구성원 면접을 통해 가구 특성, 가족에 대한 인식과 태도 등을 파악했습니다.

■ '비혼·동거·무자녀' 동의 높아져…20대 절반은 '찬성'


이번 가족실태조사에서는 변화하는 가족 형태에 대한 인식 변화도 나타났습니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거나(비혼), 결혼하지 않고 같이 사는 것(비혼 동거), 또 결혼은 하지만 자녀를 낳지 않는 것(무자녀)에 대한 수용도가 지난 2015년 조사보다 전반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전체 응답자 34%는 비혼에 동의했고, 비혼 동거에 대해서도 26%가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20대에서는 절반 이상이 비혼 독신 또는 동거, 무자녀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는 경향성이 나타났습니다.

또, 방송인 사유리 씨와 같은 '비혼 출산'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15.4%, 20대 응답자 중 23%가 동의한다고 답해 지난 조사에 비해 수용도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아울러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 중 2.8%는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3명 중 1명은 앞으로도 혼인 신고 계획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비혼 동거 사유로는 '경제적인 이유'(31%)가 가장 많았고, '제도와 규범에 얽매이지 않으려고'(18.9%), '살아보면서 확신을 하려고'(18.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사분담' 높아졌지만, 자녀 돌봄 여전히 '엄마 몫'


배우자와의 관계 만족도는 57%로 2015년(51.2%)보다 높아졌습니다. 특히 20대(78%)와 30대(57.9%)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두드러졌습니다.

하지만 집안일과 아이 양육은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장보기와 식사 준비, 청소 등 가사 노동에 대해 70.5%가 아내가 주로 한다고 답했고, 자녀양육과 교육 역시 절반 이상의 가정에서 아내가 한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29세 이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사노동과 자녀 양육과 교육에 대해 부부가 똑같이 수행하는 비율이 높아 나타났습니다.


12세 미만의 어린 자녀에게는 엄마의 역할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식사 등 일상 생활 돌봄뿐 아니라, 준비물 챙기기, 등원과 하원 등 모든 영역에서 아내가 도맡아서 하고 있었습니다.

생활 습관 훈육이나 자녀와 놀아주기와 관련해서는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한다'는 응답이 높았지만, 그마저도 아내가 전담한다는 답변이 더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이정심 여성가족부 청소년 가족정책실장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남성의 참여가 늘고 있긴 하지만, 어린아이의 양육은 여성이 잘한다는 성별 고정관념이 있다"며 "가사·양육에 대한 성 평등 정책을 내실화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늘어나는 1인 가구…10명 중 6명은 '고령층'


이번 조사에서는 1인 가구 대상 조사도 새롭게 추가됐는데, 여성 가구가 53%로 남성보다 많았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70대 이상이 26.7%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9%, 50대가 15.4%로, 5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 1인 가구의 61.1%를 차지했습니다.

월 소득은 100만 원 미만과 100만 원대가 각각 25%로 가장 많았고, 월 200만 원대가 18.8%로 전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 가구의 소득 수준이 낮은 것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고령 인구가 많은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1인 가구로서 힘든 것으로는 응답자 42.4%가 '균형 잡힌 식사'를 꼽았고,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30.9%), 가사(25%) 순으로 답했습니다. 특히 식사와 가사에 대해선 남성이 더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고립감도 1인 가구의 어려움 중 하납니다. 응답자 15% 이상이 '문제나 걱정이 있을 때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고 답했는데, 여성보다 남성이, 그리고 나이가 많을수록 어려움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1인 가구로서 어려움은 있지만, 그런데도 '앞으로도 혼자 살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10명 중 7명 이상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20대의 55.2%, 미혼인 경우도 60% 이상이 '비혼' 의향을 밝혀 1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필요한 정책으로는 '주택 안정 지원'이 가장 많았습니다. 다만 원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연령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20대와 30대의 80% 이상이 '주택안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70대에서는 34.4%가 '돌봄 서비스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해 높은 수요를 보였습니다.

여성가족부는 늘어나는 1인 가구 정책에 있어 성별과 연령 등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정심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청년 ·중장년 ·고령 등 생애주기별 지원을 확대하고, 고독 ·고립 방지를 위한 사회관계망 지원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번 가족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가족 형태와 가치관 변화에 따른 정책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모든 가족을 차별 없이 포용하며 안정적인 생활 여건을 보장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가족을 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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