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제조업 중심 국내 증시, 실물 경제 제대로 반영 못 해”

입력 2021.05.31 (14:32) 수정 2021.05.3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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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중심의 국내 주식시장이 실제 산업의 부가가치나 고용 상황 등 실물 경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31일) 발표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실물경제 대표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코스피 지수 수준은 코로나19 위기 전인 2019년 4분기보다 45.2% 올랐지만,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0.4%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김도완 한은 거시재정팀 과장은 이 같은 괴리에 대해 “국내외 거시금융정책의 완화 기조와 경제주체의 가격 상승 기대가 주요 원인이지만, 실물경제 충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2020년 평균 68.6%에 달했지만, 같은 기간 실물경제에서 제조업의 평균 부가가치 비중은 36.3%, 고용은 18.6%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반해 서비스업은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7.3%에 불과했지만, 실물경제에서 차지하는 평균 부가가치 비중은 51.4%, 고용 비중 역시 67.3%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실물경제에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서비스업의 경기 상황이 주식시장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져, 국내 주식시장이 실물경제와 고용의 흐름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자우·LG화학·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삼성SDI·현대자동차)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제외한 8개 기업이 모두 대형 제조업체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상장기업이 실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낮아졌습니다. 2000년대 초반 상장기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가가치와 전체 취업자 수 대비 고용 비중은 각각 10.8%와 4.2%였지만, 2010년대 후반 들어 각각 10.2%와 4.7%로 떨어졌습니다.

한은은 산업구조 측면 외에도 증시의 시가총액이 실물 경제상 부가가치를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 알아보는 ‘비 대표성’ 지표(시가총액 비중과 부가가치 비중 간 차이)를 추산했는데,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5년간 전 산업, 제조업, 서비스업 시가총액의 부가가치 비대표성은 각 30%, 23%, 40%로 추산됐습니다. 서비스업 시가총액이 실제 부가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도가 제조업의 약 두 배에 이른 것입니다.

한은은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차별적 영향을 주는 충격이 발생하면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에서 서로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경기선행지표로서도 전체 경제가 아닌 제조업 생산·수출 정보를 주로 제공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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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31 14:32:14
    • 수정2021-05-31 14:36:22
    경제
제조업 중심의 국내 주식시장이 실제 산업의 부가가치나 고용 상황 등 실물 경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31일) 발표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실물경제 대표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코스피 지수 수준은 코로나19 위기 전인 2019년 4분기보다 45.2% 올랐지만,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0.4%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김도완 한은 거시재정팀 과장은 이 같은 괴리에 대해 “국내외 거시금융정책의 완화 기조와 경제주체의 가격 상승 기대가 주요 원인이지만, 실물경제 충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2020년 평균 68.6%에 달했지만, 같은 기간 실물경제에서 제조업의 평균 부가가치 비중은 36.3%, 고용은 18.6%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반해 서비스업은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27.3%에 불과했지만, 실물경제에서 차지하는 평균 부가가치 비중은 51.4%, 고용 비중 역시 67.3%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실물경제에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서비스업의 경기 상황이 주식시장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져, 국내 주식시장이 실물경제와 고용의 흐름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자우·LG화학·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삼성SDI·현대자동차)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제외한 8개 기업이 모두 대형 제조업체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상장기업이 실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낮아졌습니다. 2000년대 초반 상장기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가가치와 전체 취업자 수 대비 고용 비중은 각각 10.8%와 4.2%였지만, 2010년대 후반 들어 각각 10.2%와 4.7%로 떨어졌습니다.

한은은 산업구조 측면 외에도 증시의 시가총액이 실물 경제상 부가가치를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 알아보는 ‘비 대표성’ 지표(시가총액 비중과 부가가치 비중 간 차이)를 추산했는데, 역시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근 5년간 전 산업, 제조업, 서비스업 시가총액의 부가가치 비대표성은 각 30%, 23%, 40%로 추산됐습니다. 서비스업 시가총액이 실제 부가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도가 제조업의 약 두 배에 이른 것입니다.

한은은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차별적 영향을 주는 충격이 발생하면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에서 서로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경기선행지표로서도 전체 경제가 아닌 제조업 생산·수출 정보를 주로 제공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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