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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폭행·성폭행 혐의에도…‘촉법소년’은 형사 처벌 피했다
입력 2021.05.31 (15:23) 취재K

■ '감금, 집단폭행 그리고 성폭행까지'…재판에 넘겨진 '중학생들'

지난해 9월의 어느 날 밤, 전북의 한 공원에 중학생 5명이 모였습니다. 중학생인 A양과 B양, C군 등 3명은 다른 남녀 중학생 2명을 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해 학생의 몸에 담뱃불을 대기까지 했습니다. 피해 학생들이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습니다.

집단 폭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자정을 넘긴 다음 날 새벽, 피해자들을 무인텔로 끌고 가 7시간 가량 감금했습니다. 이들은 구둣주걱을 이용해 또 폭행을 이어갔습니다.


중학생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운 잔혹한 집단 가해는 피해 여학생에 대한 집단 성폭행으로 이어졌습니다. 가해 여학생 일부는 물리력을 행사해 피해 여학생이 저항하지 못하게 하는 등 성폭행 범죄를 돕기도 했습니다. 가해자들은 피해 남학생을 상대로도 성폭력을 저지르고 신체를 휴대전화로 촬영했습니다.

■ 촉법소년들은 징역형을 피해갔다

경찰에 붙잡힌 가해자 3명인 A양과 B양, C군 가운데 A양이 형사 법정에 섰습니다. 1심 재판부인 전주지법 군산지원과 항소심 재판부인 광주지법 전주재판부는 A양에게 단기 3년 6개월, 장기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징역형의 이유에 대해서는 A양이 대체로 반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피해자들의 신체적·정신적 충격이 커 엄벌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렇다면 함께 범죄를 저지른 B양과 C군은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요? 이들은 범행 당시 14살 미만의 '촉법소년'이라서 형사 재판에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형법 제9조(형사미성년자)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상 '촉법소년'은 10살 이상, 14살 미만으로 형사책임능력이 없다고 보고, 소년원 송치나 사회봉사 등 보호처분만 내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보호처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처분은 10호 처분인데, 소년원에서 최대 2년 동안 지내게 되며, 전과기록은 남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년원은, 형사 재판에서 선고를 받고 지내는 소년교도소 명백히 다른 곳입니다.

■ 잇따르는 촉법소년 범죄, '대책 시급'

'훔친 렌터카 주행하다가 사망사고낸 중학생 8명'
'중학생이 지하철에서 70대 노인 폭행'
'엄마에게 흉기 휘두른 10대'
'조건만남 거부한 여중생 집단폭행 10대들'

당장 '촉법소년'을 키워드로 넣고 검색하면 줄줄이 나오는 촉법소년 사건 기사들의 제목입니다. 2019년 말 기준, 전국에서 일어난 촉법소년 범죄는 8천여 건으로 5년 사이 30%나 늘어났습니다. 범죄 수법의 잔혹성은 입에 담기조차 어려울 정도입니다.


촉법소년 범죄에 대한 대책으로 여러 가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현행 10살 이상, 14살 미만인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10대 청소년들의 신체적·정신적인 성장 속도를 과거의 기준으로 판단해선 안 되고, 자신이 촉법소년임을 악용해 버젓이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반면, 형사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교화와 반성에 목적을 두고 현재의 보호처분제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형사미성년자에게는 엄벌보다는 범죄 예방과 계도를 더 시도해 '새 사람'으로 탈바꿈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촉법소년 범죄. 공론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집단 폭행·성폭행 혐의에도…‘촉법소년’은 형사 처벌 피했다
    • 입력 2021-05-31 15:23:53
    취재K

■ '감금, 집단폭행 그리고 성폭행까지'…재판에 넘겨진 '중학생들'

지난해 9월의 어느 날 밤, 전북의 한 공원에 중학생 5명이 모였습니다. 중학생인 A양과 B양, C군 등 3명은 다른 남녀 중학생 2명을 폭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해 학생의 몸에 담뱃불을 대기까지 했습니다. 피해 학생들이 자신들을 험담했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습니다.

집단 폭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자정을 넘긴 다음 날 새벽, 피해자들을 무인텔로 끌고 가 7시간 가량 감금했습니다. 이들은 구둣주걱을 이용해 또 폭행을 이어갔습니다.


중학생의 행동이라고 보기 어려운 잔혹한 집단 가해는 피해 여학생에 대한 집단 성폭행으로 이어졌습니다. 가해 여학생 일부는 물리력을 행사해 피해 여학생이 저항하지 못하게 하는 등 성폭행 범죄를 돕기도 했습니다. 가해자들은 피해 남학생을 상대로도 성폭력을 저지르고 신체를 휴대전화로 촬영했습니다.

■ 촉법소년들은 징역형을 피해갔다

경찰에 붙잡힌 가해자 3명인 A양과 B양, C군 가운데 A양이 형사 법정에 섰습니다. 1심 재판부인 전주지법 군산지원과 항소심 재판부인 광주지법 전주재판부는 A양에게 단기 3년 6개월, 장기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징역형의 이유에 대해서는 A양이 대체로 반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피해자들의 신체적·정신적 충격이 커 엄벌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렇다면 함께 범죄를 저지른 B양과 C군은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요? 이들은 범행 당시 14살 미만의 '촉법소년'이라서 형사 재판에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형법 제9조(형사미성년자)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형법상 '촉법소년'은 10살 이상, 14살 미만으로 형사책임능력이 없다고 보고, 소년원 송치나 사회봉사 등 보호처분만 내리도록 하고 있습니다. 보호처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처분은 10호 처분인데, 소년원에서 최대 2년 동안 지내게 되며, 전과기록은 남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년원은, 형사 재판에서 선고를 받고 지내는 소년교도소 명백히 다른 곳입니다.

■ 잇따르는 촉법소년 범죄, '대책 시급'

'훔친 렌터카 주행하다가 사망사고낸 중학생 8명'
'중학생이 지하철에서 70대 노인 폭행'
'엄마에게 흉기 휘두른 10대'
'조건만남 거부한 여중생 집단폭행 10대들'

당장 '촉법소년'을 키워드로 넣고 검색하면 줄줄이 나오는 촉법소년 사건 기사들의 제목입니다. 2019년 말 기준, 전국에서 일어난 촉법소년 범죄는 8천여 건으로 5년 사이 30%나 늘어났습니다. 범죄 수법의 잔혹성은 입에 담기조차 어려울 정도입니다.


촉법소년 범죄에 대한 대책으로 여러 가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현행 10살 이상, 14살 미만인 기준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10대 청소년들의 신체적·정신적인 성장 속도를 과거의 기준으로 판단해선 안 되고, 자신이 촉법소년임을 악용해 버젓이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반면, 형사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교화와 반성에 목적을 두고 현재의 보호처분제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형사미성년자에게는 엄벌보다는 범죄 예방과 계도를 더 시도해 '새 사람'으로 탈바꿈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촉법소년 범죄. 공론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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