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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가상화폐 지침에도 3명은 ‘안 팔아’…취득 시점 파악 안해
입력 2021.05.31 (15:39) 수정 2021.06.01 (08:31) 취재K

경찰청이 각 지방청의 수사와 사이버 수사, 감사 부서 직원들의 가상화폐 보유 현황을 조사했더니, 모두 11명이 가상화폐를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8명은 보유하던 가상화폐를 팔았지만, 3명은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만 각 지방청 청문감사담당관실은 이번 조사에서 가상화폐 보유자의 이름과 소속, 계급뿐 아니라 가상 화폐를 사고 판 시점과 규모도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직무 관련자 8명은 가상화폐 매각...3명은 계속 보유 중

경찰청은 지난달 29일 각 시도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에 ‘가상화폐 보유 거래 지침 재강조 및 협조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 지침의 핵심은 지방청 소속 경찰관들 가운데 직무 관련자의 경우 ‘가상화폐 신규 취득을 금지하고 보유 사실은 신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직무 관련자는 경찰청과 각 시도경찰청의 수사, 사이버, 감사 부서 소속 근무자로 지정했습니다.

KBS가 이 지침에 따라 신고된 ‘가상화폐 보유 신고 현황’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권영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결과, 경찰이 직무 관련자로 지정한 경찰청과 각 시도경찰청 소속 직원은 총 1,863명이었습니다.

이 중 가상화폐 보유 사실을 신고한 경찰은 서울청 4명, 경기남부청 2명, 광주청 2명, 대구청 1명, 경북청 1명, 강원청 1명 등 모두 11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8명은 가지고 있던 가상화폐를 매각한 것으로 돼 있지만, 광주경찰청과 대구경찰청 소속 직원 3명은 ‘미조치’, 즉 계속 가상화폐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가상화폐 있는데 직무 관련 부서로 발령...“소속 부서가 자체적으로 관리”

특히 광주경찰청 대상자들은 가상화폐를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직무 관련 부서인 반부패수사대로 발령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광주청과 대구청 청문감사담당관실은 직무 관련 부서에 소속된 직원이 가상화폐를 계속 보유하는 것에 대해 “경찰청의 지침은 가상화폐 신규 취득을 금지한 것이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것을 팔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직원이 소속된 부서에서 자체적으로 가상화폐 관련 업무는 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 말로만 징계 처분?...“가상화폐 보유자 명단도 없어”

경찰청은 가상화폐의 보유와 거래 지침을 2018년 4월에 처음으로 각 지방경찰청에 내려보냈습니다. 추진 배경으로는 “직무 관련 내부 정보를 활용해 가상화폐 투기에 편승할 우려가 높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과도한 가상화폐 거래 등은 상황에 따라 징계처분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재산상 이득을 목적으로 계속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는 국가공무원법상 영리 업무 금지에 위반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지침을 도입했을 당시에는 ‘강도 높은 지침’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상황에서 보면 관리와 감독이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청은 이번 현황 조사에서 가상화폐 보유 직원의 숫자와 자진 매각 등 조치 사항만 파악했습니다. 이름과 계급, 소속 등 보유자의 신원과 가상화폐를 사고 판 시점 등은 조사하지 않은 겁니다.

만약 2018년 4월 이후로 가상화폐를 신규 취득했다면 지침 위반이지만, 가상화폐를 사고 판 시점이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지침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가상화폐 보유 직원의 직무관련성 등을 관리하려면 청문감사담당관실에서 명단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가상화폐는 공직자윤리법상 공직자의 등록 대상 재산에 포함되지 않아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또 “해당 직원이 소속된 부서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현재는 각 지방경찰청에 소속된 수사와 사이버수사, 감사 직무의 경찰관들만 해당 지침을 따르도록 돼 있습니다. 지방청이 아닌 일선 경찰서에서 해당 직무를 맡은 경찰관들이 훨씬 많다는 걸 감안하면, 극히 일부만 대상자인 셈입니다.

경찰이 가상화폐 지침을 실효성 있게 집행하려면, 대상자를 현실화하고 경찰관들의 ‘보유 현황’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경찰 가상화폐 지침에도 3명은 ‘안 팔아’…취득 시점 파악 안해
    • 입력 2021-05-31 15:39:53
    • 수정2021-06-01 08:31:40
    취재K

경찰청이 각 지방청의 수사와 사이버 수사, 감사 부서 직원들의 가상화폐 보유 현황을 조사했더니, 모두 11명이 가상화폐를 보유했거나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8명은 보유하던 가상화폐를 팔았지만, 3명은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만 각 지방청 청문감사담당관실은 이번 조사에서 가상화폐 보유자의 이름과 소속, 계급뿐 아니라 가상 화폐를 사고 판 시점과 규모도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직무 관련자 8명은 가상화폐 매각...3명은 계속 보유 중

경찰청은 지난달 29일 각 시도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실에 ‘가상화폐 보유 거래 지침 재강조 및 협조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 지침의 핵심은 지방청 소속 경찰관들 가운데 직무 관련자의 경우 ‘가상화폐 신규 취득을 금지하고 보유 사실은 신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직무 관련자는 경찰청과 각 시도경찰청의 수사, 사이버, 감사 부서 소속 근무자로 지정했습니다.

KBS가 이 지침에 따라 신고된 ‘가상화폐 보유 신고 현황’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권영세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결과, 경찰이 직무 관련자로 지정한 경찰청과 각 시도경찰청 소속 직원은 총 1,863명이었습니다.

이 중 가상화폐 보유 사실을 신고한 경찰은 서울청 4명, 경기남부청 2명, 광주청 2명, 대구청 1명, 경북청 1명, 강원청 1명 등 모두 11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8명은 가지고 있던 가상화폐를 매각한 것으로 돼 있지만, 광주경찰청과 대구경찰청 소속 직원 3명은 ‘미조치’, 즉 계속 가상화폐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가상화폐 있는데 직무 관련 부서로 발령...“소속 부서가 자체적으로 관리”

특히 광주경찰청 대상자들은 가상화폐를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직무 관련 부서인 반부패수사대로 발령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광주청과 대구청 청문감사담당관실은 직무 관련 부서에 소속된 직원이 가상화폐를 계속 보유하는 것에 대해 “경찰청의 지침은 가상화폐 신규 취득을 금지한 것이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것을 팔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직원이 소속된 부서에서 자체적으로 가상화폐 관련 업무는 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 말로만 징계 처분?...“가상화폐 보유자 명단도 없어”

경찰청은 가상화폐의 보유와 거래 지침을 2018년 4월에 처음으로 각 지방경찰청에 내려보냈습니다. 추진 배경으로는 “직무 관련 내부 정보를 활용해 가상화폐 투기에 편승할 우려가 높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과도한 가상화폐 거래 등은 상황에 따라 징계처분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재산상 이득을 목적으로 계속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는 국가공무원법상 영리 업무 금지에 위반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지침을 도입했을 당시에는 ‘강도 높은 지침’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3년이 지난 지금 상황에서 보면 관리와 감독이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청은 이번 현황 조사에서 가상화폐 보유 직원의 숫자와 자진 매각 등 조치 사항만 파악했습니다. 이름과 계급, 소속 등 보유자의 신원과 가상화폐를 사고 판 시점 등은 조사하지 않은 겁니다.

만약 2018년 4월 이후로 가상화폐를 신규 취득했다면 지침 위반이지만, 가상화폐를 사고 판 시점이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지침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가상화폐 보유 직원의 직무관련성 등을 관리하려면 청문감사담당관실에서 명단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가상화폐는 공직자윤리법상 공직자의 등록 대상 재산에 포함되지 않아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또 “해당 직원이 소속된 부서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현재는 각 지방경찰청에 소속된 수사와 사이버수사, 감사 직무의 경찰관들만 해당 지침을 따르도록 돼 있습니다. 지방청이 아닌 일선 경찰서에서 해당 직무를 맡은 경찰관들이 훨씬 많다는 걸 감안하면, 극히 일부만 대상자인 셈입니다.

경찰이 가상화폐 지침을 실효성 있게 집행하려면, 대상자를 현실화하고 경찰관들의 ‘보유 현황’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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