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선도지역 맞아?…‘충전기’도 곳곳에 방치

[앵커]

주택가 공터를 비롯해 산간 지역 목장까지, 제주도 곳곳에 수입 전기차가 방치되어 있다는 소식 최근 전해드렸는데요,

수백억 원 넘는 세금이 지원된 전기차 충전기 역시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버스회사 차고지 한쪽에 전기차 충전기 20여 대가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수입 전기 렌터카 업체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내버려진 겁니다.

충전기마다 거미줄이 쳐 있고, 주변엔 잡초만 무성합니다.

제주시 한 주민센터에 있는 급속 충전기입니다.

녹이 슬어 화면을 눌러도 반응이 없습니다.

충전 상황을 알려 준다는 QR 코드 페이지는 열리지도 않습니다.

또 다른 충전기도 고장이 난 상태입니다.

[전기차 이용자 : "한쪽에 부속이 없다고 해서 고장이에요, 지금. 여기는 지금 잘되는 데예요. 다른 데는 거의 방치하다시피 한 곳이 많아요."]

제주도 전기차 콜센터는 부품 교체가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합니다.

[제주도 전기차 콜센터 : "부품이 해외에서 오는 것도 있다 보니까, 시일이 조금 많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찾아온 제주시 내 한 전기차 충전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언제 고장 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장기간 내버려 진 상태입니다.

전기차 운전자들은 고장이 난 채 방치된 충전기가 한두 곳이 아니라며 불편을 호소합니다.

[전기차 운전자 : "완속 충전도 안 돼서 전화했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이야기했었고. 그때도 (고장 난 지) 꽤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아예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2013년, 제주에는 전국 처음으로 민간에 전기차가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보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충전기가 설치돼 현재 만 8천여 기에 이릅니다.

설치 비용만 800억 원 이상.

모두 세금입니다.

하지만 부실한 사후 관리로 제 기능을 못 하면서 전기차 선도지역이란 위상 추락도 불가피해졌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강재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