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에 묶였던 6살 소녀, 슬픈 얼굴만 남긴 채 숨져…누구의 책임?

입력 2021.06.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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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부시시한 머리의 천진난만 표정…쇠사슬은 왜?
아버지, “제멋대로 다녀서 묶어두었다” 해명
허기 속에 음식 급히 먹다 ‘질식사’…그 사연이 더 더 비극적
난민 어린이 보호 받지 못하고 ‘공포’속에서 ‘악전고투’


머리가 헝클어진 채 씻지도 못한 얼굴의 소녀....

나이는 6살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 나이 천진한 얼굴의 소녀에게 왠 쇠사슬일까요?
아무리 난민캠프라도 해도 '제대로 씻지 못한' 소녀의 모습은 안스럽고, 보는 사람의 깊은 동정을 자아냅니다. 이런 것이 보도 사진의 힘일까 싶은데, 소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새삼 어른의 책임감이 무거워집니다.

외신에 따르면 사진 속 소녀 6살 날라 알 오트만. 시리아 북부 이들립주의 난민캠프에서 지내다 숨졌습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영양실조에 시달리던 소녀는 배고픈 와중에 음식을 너무 급하게 먹다가 질식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비극적입니다.

쇠사슬은 무슨 일인가 싶은데, 아버지의 설명이 가관입니다. "캠프 안을 멋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쇠사슬로 묶어두곤 했다"는 것입니다.

날라는 사진에 찍힌 지 몇 달 후 숨진 것이라고 합니다. 비극적 사연을 담은 이 사진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시리아 내전이 초래한 인도주의적 참상이 다시 조명되고 있는데, 보는 어른의 입장에선 그냥 마음이 아플따름입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시리아 내전으로 집을 잃고 캠프에 내몰린 수백만 아이들의 고통에 전 세계인들이 주목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날라의 비극은 더 듣기가 거북할 정도입니다.


이 소녀는 아버지로부터 쇠사슬에 묶이고, 폭행당했을 뿐 아니라 아기 침대 위에 철문을 덮어 만든 '우리' 안에 감금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 소녀의 사진이 유포되며 공분이 일자, 아버지는 결국 당국에 구금됐으나, 별다른 혐의를 적용받지 않고 몇 주 후 석방됐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난민 캠프 측은 날라가 학대당한다는 사실이 수용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모두가 생존을 위해 분투하느라 날라를 신경 써줄 겨를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는데, 어린이들 보기에 부끄러운 표현인 셈입니다.

NYT는 "난민들은 임시 숙소에서 지내며 더위, 추위, 질병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이 언제든 다시 습격할 수 있다는 공포 속에 산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아동들은 식량과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해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NYT에 아동·청소년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11세 이하 어린이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이런 인도주의적 재앙을 낳은 시리아 내전은 종식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 비극적인 것 같습니다.

앞서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 민중봉기가 중동 전역에 번진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촉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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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사슬에 묶였던 6살 소녀, 슬픈 얼굴만 남긴 채 숨져…누구의 책임?
    • 입력 2021-06-01 07:01:21
    취재K
부시시한 머리의 천진난만 표정…쇠사슬은 왜?<br />아버지, “제멋대로 다녀서 묶어두었다” 해명<br />허기 속에 음식 급히 먹다 ‘질식사’…그 사연이 더 더 비극적<br />난민 어린이 보호 받지 못하고 ‘공포’속에서 ‘악전고투’

머리가 헝클어진 채 씻지도 못한 얼굴의 소녀....

나이는 6살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 나이 천진한 얼굴의 소녀에게 왠 쇠사슬일까요?
아무리 난민캠프라도 해도 '제대로 씻지 못한' 소녀의 모습은 안스럽고, 보는 사람의 깊은 동정을 자아냅니다. 이런 것이 보도 사진의 힘일까 싶은데, 소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새삼 어른의 책임감이 무거워집니다.

외신에 따르면 사진 속 소녀 6살 날라 알 오트만. 시리아 북부 이들립주의 난민캠프에서 지내다 숨졌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영양실조에 시달리던 소녀는 배고픈 와중에 음식을 너무 급하게 먹다가 질식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비극적입니다.

쇠사슬은 무슨 일인가 싶은데, 아버지의 설명이 가관입니다. "캠프 안을 멋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쇠사슬로 묶어두곤 했다"는 것입니다.

날라는 사진에 찍힌 지 몇 달 후 숨진 것이라고 합니다. 비극적 사연을 담은 이 사진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시리아 내전이 초래한 인도주의적 참상이 다시 조명되고 있는데, 보는 어른의 입장에선 그냥 마음이 아플따름입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시리아 내전으로 집을 잃고 캠프에 내몰린 수백만 아이들의 고통에 전 세계인들이 주목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날라의 비극은 더 듣기가 거북할 정도입니다.


이 소녀는 아버지로부터 쇠사슬에 묶이고, 폭행당했을 뿐 아니라 아기 침대 위에 철문을 덮어 만든 '우리' 안에 감금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 소녀의 사진이 유포되며 공분이 일자, 아버지는 결국 당국에 구금됐으나, 별다른 혐의를 적용받지 않고 몇 주 후 석방됐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난민 캠프 측은 날라가 학대당한다는 사실이 수용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모두가 생존을 위해 분투하느라 날라를 신경 써줄 겨를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는데, 어린이들 보기에 부끄러운 표현인 셈입니다.

NYT는 "난민들은 임시 숙소에서 지내며 더위, 추위, 질병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이 언제든 다시 습격할 수 있다는 공포 속에 산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아동들은 식량과 의료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해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NYT에 아동·청소년 자살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11세 이하 어린이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이런 인도주의적 재앙을 낳은 시리아 내전은 종식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 비극적인 것 같습니다.

앞서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 민중봉기가 중동 전역에 번진 2011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촉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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