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사고 2주기, ‘희생자 추모비’ 세웠다

입력 2021.06.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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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레아니 호가 침몰한 다뉴브강 사고현장 주변 모습허블레아니 호가 침몰한 다뉴브강 사고현장 주변 모습

헝가리 현지시간 2019년 5월 29일 밤 9시, 한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등 33명을 태우고 야경 투어를 하던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가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 호에 들이받히는 사고가 났습니다.

생존자는 사고 직후 구조된 7명에 불과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헝가리 당국과 협력해 군과 경찰, 민간요원 등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구조·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더 이상의 생존자는 없었습니다. 한국인 25명이 숨졌고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허블레아니 호의 헝가리인 선장과 승무원 등 2명도 숨졌습니다.


■ 참사 2주기 조형물 설립…'희생자들을 기리며'

사고 후 2년이 흐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사고 현장 인근 머르기트 다리 옆에 '허블레아니 침몰 사고의 희생자들을 기리며' 라고 적힌 추모비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년 전 허블레아니에 탑승했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조형물입니다. 조형물 제작 등 제막식에 들어간 비용 약 5억 원은 헝가리 정부가 부담했습니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추도사를 통해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사고 직후부터 추모 조형물 제막식까지 많은 지원을 해 준 헝가리 정부와 슬픔을 함께 나눈 헝가리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레벤테 머저르 헝가리 외교부 정무차관은 헝가리 역사상 전례 없는 선박 사고의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헝가리 정부가 추모조형물을 설립했다며 한-헝가리 관계가 이러한 슬픈 사건을 함께 겪으면서 더욱 깊어지고 애틋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허블레아니 호 사고 당시 구조에 참여했던 헝가리 현지인들이 참여한 랜선 '아리랑 합창' 모습.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제공허블레아니 호 사고 당시 구조에 참여했던 헝가리 현지인들이 참여한 랜선 '아리랑 합창' 모습.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제공

■ 구조 참여 현지인들은 한 목소리로 '아리랑'

현지시간 28일에는 구조에 참여했던 헝가리 현지인들이 참여한 랜선 아리랑 합창도 진행됐습니다. 이튿날에는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는 전통 공연도 열렸고, 추모의 마음을 전하는 헝가리인들의 메시지도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 영상을 통해 전달됐습니다. 사고 2주기, 한국인들과 헝가리 현지인들 모두 우리 영토 밖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규모의 한국인 희생을 한마음으로 추모하고 있습니다.

허블레아니 호 침몰 사고 현장에 놓여진 추모 꽃다발허블레아니 호 침몰 사고 현장에 놓여진 추모 꽃다발

■ 남은 과제는 '조속한 사법절차'

최종문 차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사법 절차가 공정하고 조속히 진행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헝가리 측에 요청했습니다. 허블레아니 호를 들이받고 구조 활동을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바이킹 시긴 호 선장인 카플린스키의 형사 재판 일정이 코로나19로 인해 지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 검찰은 카플린스키 선장이 사고 당시 주의 태만으로 허블레아니 호의 접근을 인지하지 못해 감속하지 않는 바람에 대형사고를 초래했다며 기소했지만, 선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민사 소송도 진행 중입니다. 허블레아니 호에 탑승해 있던 한국인 생존자 5명과 사망 · 실종 20명의 유가족 등 총 78명은 지난해 9월, 허블레아니 호와 바이킹시긴 호 선주 모두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아직 수습하지 못한 실종자 1명을 찾는 노력과 함께 가해 선박 선장에 대한 재판 진행 상황 등을 확인하고 이를 피해자 및 유가족들과 공유하는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지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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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헝가리 유람선 사고 2주기, ‘희생자 추모비’ 세웠다
    • 입력 2021-06-01 11:08:44
    취재K
허블레아니 호가 침몰한 다뉴브강 사고현장 주변 모습
헝가리 현지시간 2019년 5월 29일 밤 9시, 한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등 33명을 태우고 야경 투어를 하던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가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 호에 들이받히는 사고가 났습니다.

생존자는 사고 직후 구조된 7명에 불과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헝가리 당국과 협력해 군과 경찰, 민간요원 등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구조·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더 이상의 생존자는 없었습니다. 한국인 25명이 숨졌고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허블레아니 호의 헝가리인 선장과 승무원 등 2명도 숨졌습니다.


■ 참사 2주기 조형물 설립…'희생자들을 기리며'

사고 후 2년이 흐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사고 현장 인근 머르기트 다리 옆에 '허블레아니 침몰 사고의 희생자들을 기리며' 라고 적힌 추모비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년 전 허블레아니에 탑승했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조형물입니다. 조형물 제작 등 제막식에 들어간 비용 약 5억 원은 헝가리 정부가 부담했습니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추도사를 통해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사고 직후부터 추모 조형물 제막식까지 많은 지원을 해 준 헝가리 정부와 슬픔을 함께 나눈 헝가리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레벤테 머저르 헝가리 외교부 정무차관은 헝가리 역사상 전례 없는 선박 사고의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헝가리 정부가 추모조형물을 설립했다며 한-헝가리 관계가 이러한 슬픈 사건을 함께 겪으면서 더욱 깊어지고 애틋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허블레아니 호 사고 당시 구조에 참여했던 헝가리 현지인들이 참여한 랜선 '아리랑 합창' 모습.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제공
■ 구조 참여 현지인들은 한 목소리로 '아리랑'

현지시간 28일에는 구조에 참여했던 헝가리 현지인들이 참여한 랜선 아리랑 합창도 진행됐습니다. 이튿날에는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는 전통 공연도 열렸고, 추모의 마음을 전하는 헝가리인들의 메시지도 주 헝가리 한국문화원 영상을 통해 전달됐습니다. 사고 2주기, 한국인들과 헝가리 현지인들 모두 우리 영토 밖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규모의 한국인 희생을 한마음으로 추모하고 있습니다.

허블레아니 호 침몰 사고 현장에 놓여진 추모 꽃다발
■ 남은 과제는 '조속한 사법절차'

최종문 차관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사법 절차가 공정하고 조속히 진행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헝가리 측에 요청했습니다. 허블레아니 호를 들이받고 구조 활동을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바이킹 시긴 호 선장인 카플린스키의 형사 재판 일정이 코로나19로 인해 지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 검찰은 카플린스키 선장이 사고 당시 주의 태만으로 허블레아니 호의 접근을 인지하지 못해 감속하지 않는 바람에 대형사고를 초래했다며 기소했지만, 선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민사 소송도 진행 중입니다. 허블레아니 호에 탑승해 있던 한국인 생존자 5명과 사망 · 실종 20명의 유가족 등 총 78명은 지난해 9월, 허블레아니 호와 바이킹시긴 호 선주 모두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아직 수습하지 못한 실종자 1명을 찾는 노력과 함께 가해 선박 선장에 대한 재판 진행 상황 등을 확인하고 이를 피해자 및 유가족들과 공유하는 등 필요한 영사 조력을 지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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