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결심?…“장모 10원 한장 피해준 적 없다”

입력 2021.06.0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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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야구' 용어가 낯설지 않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란 전 뉴욕 양키스 포수 요기 베라의 말은 정치인들이 가장 자주 쓰는 격언 중 하나입니다.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걸 일컫는 '등판' 역시 정치권에 수시로 등장하는 말입니다.

등판할지, 언제 정치 전면에 나설지,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사람은 단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일 겁니다. 행보 하나하나가 세간의 관심 거리인 윤 전 총장의 등판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국민의힘 의원 잇따라 만난 뜻은?

주말이었던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은 강원도 강릉을 찾아 국민의힘 4선 권성동 의원을 만났습니다. 현역 정치권 인사와의 만남이 공개된 건 처음입니다. 권 의원은 3시간여 동안 윤 전 총장과 자리를 함께 했는데, 구체적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다만 동석한 일행이 윤 전 총장에게 대선 출마를 강하게 권유하자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을 알아본 시민들과도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시민들이 '정권 교체에 힘써달라'고 하자, "열심히 하겠다",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잠행'에 가까웠던 그동안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난달 29일 강원도 강릉에서 시민들과 만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지난달 29일 강원도 강릉에서 시민들과 만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 전 총장은 권성동 의원 전에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연이어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먼저 지난달 26일, 5선 정진석 의원과 서울의 한 한정식집에서 만나 4시간이 넘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 부친의 고향인 충남 공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습니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정치 참여 선언과 함께 국민의힘 입당도 결심해주면 좋겠다고 했다"며, "윤 전 총장은 주로 경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장모 문제를 거론하며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남에게 금전적으로 10원 한 장 피해 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어제 의정부지검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요양급여 부정 수급' 혐의 등을 받는 윤 전 총장의 장모 최 모(74)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 "윤석열, 책 잡힐 일 없다고 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꺼낸 '윤석열 파일' 이야기도 꺼냈다고 합니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책 잡힐 일 없다. 그랬으면 시작도 안 했다. 파일 있으면 까 보십시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또 초선인 윤희숙 의원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DI 출신인 윤 의원은 지난해 7월 임대차 3법 본회의 처리 당시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반대 토론을 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을 앞두고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를 상징하는 야당 의원으로 평가받습니다.

국민의힘 의원과의 공개 만남부터 시작해 충청권 중진과 부동산 문제를 상징하는 초선 의원과의 만남까지. 그동안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과 함께 제3지대행도 거론됐지만, 입당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KBS에 윤 전 총장이 전화통화에서 "제3지대는 안 간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 윤석열 "3지대 안 간다"…"목표는 대선 승리"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면 이제 관심거리는 입당 시기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번 달 11일 국민의힘 새 당 대표가 선출된 이후로 등판 시기를 저울질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 측은 혹시나 윤 전 총장이 전당대회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봐 꽤 신경을 쓴다고 합니다. 등판하기도 전에 필요 없는 논란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입니다. 아직 구체적 계획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당 대표가 선출되고, 당이 안정세를 찾으면 본격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 전 총장 측의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여러 생각을 가진 야권 후보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을 때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중요한 건 야권 후보가 되는 게 아니라 대선 승리"라고 밝혔습니다. 윤 전 총장이 기다렸다는 듯, 전당대회 직후에 본격 행동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일부에선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에는 국민의힘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 '버스' 논쟁 ?

윤 전 총장을 둘러싼 당 대표 후보들 사이의 신경전도 거셉니다. 어제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TV 토론회에서는 이른바 '버스론'이 펼쳐졌습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 일정에 따른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정류장에 선다.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경선을 치르려면 특정인을 위해 기다려서도, 특정인이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당 밖에 있는 윤 전 총장의 입당 여부와는 상관없이 당 내 일정대로 대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 밖에 있는 후보들의 입당 시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가 우리 당에 들어오지 않아도 버스를 출발하겠다는 이야기냐"며 "널찍하게 멀찍하게 경선 열차 출발 일정을 정하고 그동안 충분히 야권 후보를 모으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주 의원 역시 "버스가 제시간에 출발한다면 출발할 때 안 올 경우 자칫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 치를 수 있다. 그 위험은 생각해보지 않았느냐" 고 덧붙였습니다.

'잠행 아닌 잠행'을 계속하던 윤 전 총장. 과연 그가 정치 '마운드'에 오를 시기와 방법은 무엇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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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결심?…“장모 10원 한장 피해준 적 없다”
    • 입력 2021-06-01 15:40:10
    여심야심

정치권에선 '야구' 용어가 낯설지 않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란 전 뉴욕 양키스 포수 요기 베라의 말은 정치인들이 가장 자주 쓰는 격언 중 하나입니다.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걸 일컫는 '등판' 역시 정치권에 수시로 등장하는 말입니다.

등판할지, 언제 정치 전면에 나설지,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사람은 단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일 겁니다. 행보 하나하나가 세간의 관심 거리인 윤 전 총장의 등판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 국민의힘 의원 잇따라 만난 뜻은?

주말이었던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은 강원도 강릉을 찾아 국민의힘 4선 권성동 의원을 만났습니다. 현역 정치권 인사와의 만남이 공개된 건 처음입니다. 권 의원은 3시간여 동안 윤 전 총장과 자리를 함께 했는데, 구체적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다만 동석한 일행이 윤 전 총장에게 대선 출마를 강하게 권유하자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을 알아본 시민들과도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시민들이 '정권 교체에 힘써달라'고 하자, "열심히 하겠다",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잠행'에 가까웠던 그동안의 행보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난달 29일 강원도 강릉에서 시민들과 만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윤 전 총장은 권성동 의원 전에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연이어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먼저 지난달 26일, 5선 정진석 의원과 서울의 한 한정식집에서 만나 4시간이 넘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 부친의 고향인 충남 공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습니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정치 참여 선언과 함께 국민의힘 입당도 결심해주면 좋겠다고 했다"며, "윤 전 총장은 주로 경청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윤 전 총장이 장모 문제를 거론하며 "내 장모가 사기를 당한 적은 있어도, 남에게 금전적으로 10원 한 장 피해 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어제 의정부지검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요양급여 부정 수급' 혐의 등을 받는 윤 전 총장의 장모 최 모(74)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 "윤석열, 책 잡힐 일 없다고 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꺼낸 '윤석열 파일' 이야기도 꺼냈다고 합니다. 정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책 잡힐 일 없다. 그랬으면 시작도 안 했다. 파일 있으면 까 보십시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또 초선인 윤희숙 의원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DI 출신인 윤 의원은 지난해 7월 임대차 3법 본회의 처리 당시 ‘나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반대 토론을 해 화제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을 앞두고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를 상징하는 야당 의원으로 평가받습니다.

국민의힘 의원과의 공개 만남부터 시작해 충청권 중진과 부동산 문제를 상징하는 초선 의원과의 만남까지. 그동안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과 함께 제3지대행도 거론됐지만, 입당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KBS에 윤 전 총장이 전화통화에서 "제3지대는 안 간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 윤석열 "3지대 안 간다"…"목표는 대선 승리"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면 이제 관심거리는 입당 시기입니다. 당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이 이번 달 11일 국민의힘 새 당 대표가 선출된 이후로 등판 시기를 저울질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 측은 혹시나 윤 전 총장이 전당대회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 봐 꽤 신경을 쓴다고 합니다. 등판하기도 전에 필요 없는 논란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입니다. 아직 구체적 계획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당 대표가 선출되고, 당이 안정세를 찾으면 본격 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 전 총장 측의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여러 생각을 가진 야권 후보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을 때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중요한 건 야권 후보가 되는 게 아니라 대선 승리"라고 밝혔습니다. 윤 전 총장이 기다렸다는 듯, 전당대회 직후에 본격 행동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일부에선 이르면 7월, 늦어도 8월에는 국민의힘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도 나옵니다.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 '버스' 논쟁 ?

윤 전 총장을 둘러싼 당 대표 후보들 사이의 신경전도 거셉니다. 어제 열린 국민의힘 당 대표 TV 토론회에서는 이른바 '버스론'이 펼쳐졌습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 일정에 따른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정류장에 선다.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경선을 치르려면 특정인을 위해 기다려서도, 특정인이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당 밖에 있는 윤 전 총장의 입당 여부와는 상관없이 당 내 일정대로 대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반면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당 밖에 있는 후보들의 입당 시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윤석열 후보가 우리 당에 들어오지 않아도 버스를 출발하겠다는 이야기냐"며 "널찍하게 멀찍하게 경선 열차 출발 일정을 정하고 그동안 충분히 야권 후보를 모으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주 의원 역시 "버스가 제시간에 출발한다면 출발할 때 안 올 경우 자칫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 치를 수 있다. 그 위험은 생각해보지 않았느냐" 고 덧붙였습니다.

'잠행 아닌 잠행'을 계속하던 윤 전 총장. 과연 그가 정치 '마운드'에 오를 시기와 방법은 무엇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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