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넘어 불길 속으로’…할머니 구한 의용소방대원

입력 2021.06.01 (17:25) 수정 2021.06.01 (17: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불이 난 집에서 잠든 80대 할머니가 다친 곳 없이 구조됐습니다.

그런데 불길 속에서 수돗물을 뿌리며 할머니를 구할 시간을 벌어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의용소방대원인 젊은 농부였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평생 살던 흙집과 아껴 쓰던 살림살이 모두 타버렸지만, 87살 서순이 할머니는 괜찮다고, 되레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서순이/전북 정읍시 망제동 : "불은 훤히 타고. 왜 불나, 왜 불나, 그랬더니 그 사람들이 나를 끌어다 저기로 데려갔어. 그리고 싹 타버렸잖아. (아들이) 어머니만 살았으면 괜찮다고."]

소뼈를 고던 아궁이에서 나무 처마로, 불은 할머니가 잠든 사이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더 큰 일을 당하지 않은 건 은인 덕이라고 할머니는 말합니다.

의용소방대원 서수길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서 씨는 소방차가 올 때까지 할머니 집 마당 호스를 붙잡고 불과 싸웠습니다.

[서수길/전북 정읍소방서 의용소방대원 : "(문이 안 열려서) 본능적으로 담을 넘었죠. 불이 보이니까. 소화기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일단 보이는 게 수돗가."]

누군가를 도우며 살고 싶었다는 젊은 농부.

그러나 사정이 마땅치 않아 찾은 방법이 의용소방대원이었고, 그렇게 1년째 불 끄는 시민이 돼 살고 있습니다.

[서수길/전북 정읍소방서 의용소방대원 : "어릴 때부터 힘들게 살다 보니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주위 분들에게. 저도 남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의용소방대원은 바람대로 사람을 도왔고, 할머니는 그가 낸 순간의 용기가 고맙습니다.

["내가 안 죽고 살려고 사람을 잘 만났어. 고맙소, 고마워."]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담 넘어 불길 속으로’…할머니 구한 의용소방대원
    • 입력 2021-06-01 17:25:05
    • 수정2021-06-01 17:33:43
    뉴스 5
[앵커]

불이 난 집에서 잠든 80대 할머니가 다친 곳 없이 구조됐습니다.

그런데 불길 속에서 수돗물을 뿌리며 할머니를 구할 시간을 벌어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의용소방대원인 젊은 농부였습니다.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평생 살던 흙집과 아껴 쓰던 살림살이 모두 타버렸지만, 87살 서순이 할머니는 괜찮다고, 되레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서순이/전북 정읍시 망제동 : "불은 훤히 타고. 왜 불나, 왜 불나, 그랬더니 그 사람들이 나를 끌어다 저기로 데려갔어. 그리고 싹 타버렸잖아. (아들이) 어머니만 살았으면 괜찮다고."]

소뼈를 고던 아궁이에서 나무 처마로, 불은 할머니가 잠든 사이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더 큰 일을 당하지 않은 건 은인 덕이라고 할머니는 말합니다.

의용소방대원 서수길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서 씨는 소방차가 올 때까지 할머니 집 마당 호스를 붙잡고 불과 싸웠습니다.

[서수길/전북 정읍소방서 의용소방대원 : "(문이 안 열려서) 본능적으로 담을 넘었죠. 불이 보이니까. 소화기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일단 보이는 게 수돗가."]

누군가를 도우며 살고 싶었다는 젊은 농부.

그러나 사정이 마땅치 않아 찾은 방법이 의용소방대원이었고, 그렇게 1년째 불 끄는 시민이 돼 살고 있습니다.

[서수길/전북 정읍소방서 의용소방대원 : "어릴 때부터 힘들게 살다 보니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주위 분들에게. 저도 남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의용소방대원은 바람대로 사람을 도왔고, 할머니는 그가 낸 순간의 용기가 고맙습니다.

["내가 안 죽고 살려고 사람을 잘 만났어. 고맙소, 고마워."]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