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오거돈…피해자 측 “법정구속하라”

입력 2021.06.0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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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부산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출석하고 있다.1일 오전 부산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출석하고 있다.

여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첫번째 공판이 오늘(1일) 부산지법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1월 검찰이 기소한 이후 대외 활동을 피해오던 오 전 시장은 오전 10시가 가까워질 무렵 부산지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변호인을 대동한 오 전 시장은 취재진 앞에 서서 “ 피해자분과 시민 여러분에게 거듭거듭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것이 없습니다”란 짧은 말을 남기고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취재진의 질문이 계속됐지만 그의 대답은 없었습니다.

사건은 부산지법 형사6부(류승우 부장판사)가 맡았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공판은 오 전 시장의 출석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국민참여재판 진행에 대한 안내로 이어졌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첫 공판...국민참여재판은 '거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여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여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느냐는 류 부장판사의 물음에 오 전 시장은 “희망 안 합니다”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반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이 그다지 재판 결과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거라 판단한 듯 합니다.

피해자들도 또 다른 이유로 재판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는 걸 부담스러워 했습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인권보호 차원에서 재판을 비공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건의 세세한 내용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 과정에 피해자의 신상이나 사건 내용이 공개되는 걸 피해달라는 거였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고 비공개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도 당연히 퇴정했습니다.

■통상적 형사사건과 달리 첫 공판만 2시간 45분


공판은 2시간 45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통상 형사 사건과 관련한 첫 공판이 공소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간단하게 끝난다는 점에 비춰보면 상당히 길게 진행된 겁니다. 한 법조인은 “그만큼 재판부도 이번 사건의 무게를 무겁게 받아들이는 듯 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첫 공판에 앞서 검찰과 오 전 시장 측 변호인이 공판 일정 등을 조율하는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매번 법원 출석 때마다 언론 취재에 시달려야 하는 오 전 시장 입장에서도 속도감 있는 재판을 선호할 것이란 게 지역 법조계의 예상입니다.

■ '강제추행치상' 등 일부 혐의 둘러싼 법리 싸움 예고

1일 ‘강제추행’ 혐의 관련 첫 공판 이후 법원을 떠나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취재진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오 전 시장 측 관계자가 막고 있다.1일 ‘강제추행’ 혐의 관련 첫 공판 이후 법원을 떠나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취재진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오 전 시장 측 관계자가 막고 있다.

다만 주요 혐의 중 일부를 오 전 시장 측이 부인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입니다. 그동안의 영장실질심사와 공판준비기일에서 오 전 시장 측은 검찰이 제기한 ‘강제추행치상’ 혐의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맞서왔습니다.

검찰은 오 전 시장이 여직원을 사무실에서 강제추행 하는 과정에 그가 상해를 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 전 시장의 행위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유발했다는 건데, 오 전 시장 측은 법리 해석에 차이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첫 공판에서 피해자 측 변호인은 이번 사건을 권력형 성범죄로 규정하며 오 전 시장의 법정구속을 재판부에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오 전 시장은 말을 아꼈습니다. 공판을 마치고 나서는 오 전 시장에게 취재진이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이유’ 등에 관한 질문을 수없이 던졌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습니다. 오 전 시장 변호인들 역시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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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에 선 오거돈…피해자 측 “법정구속하라”
    • 입력 2021-06-01 18:02:34
    취재K
1일 오전 부산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출석하고 있다.
여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첫번째 공판이 오늘(1일) 부산지법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1월 검찰이 기소한 이후 대외 활동을 피해오던 오 전 시장은 오전 10시가 가까워질 무렵 부산지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변호인을 대동한 오 전 시장은 취재진 앞에 서서 “ 피해자분과 시민 여러분에게 거듭거듭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것이 없습니다”란 짧은 말을 남기고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취재진의 질문이 계속됐지만 그의 대답은 없었습니다.

사건은 부산지법 형사6부(류승우 부장판사)가 맡았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공판은 오 전 시장의 출석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국민참여재판 진행에 대한 안내로 이어졌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첫 공판...국민참여재판은 '거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여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느냐는 류 부장판사의 물음에 오 전 시장은 “희망 안 합니다”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반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이 그다지 재판 결과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거라 판단한 듯 합니다.

피해자들도 또 다른 이유로 재판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는 걸 부담스러워 했습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인권보호 차원에서 재판을 비공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건의 세세한 내용까지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 과정에 피해자의 신상이나 사건 내용이 공개되는 걸 피해달라는 거였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고 비공개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진도 당연히 퇴정했습니다.

■통상적 형사사건과 달리 첫 공판만 2시간 45분


공판은 2시간 45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통상 형사 사건과 관련한 첫 공판이 공소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간단하게 끝난다는 점에 비춰보면 상당히 길게 진행된 겁니다. 한 법조인은 “그만큼 재판부도 이번 사건의 무게를 무겁게 받아들이는 듯 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첫 공판에 앞서 검찰과 오 전 시장 측 변호인이 공판 일정 등을 조율하는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매번 법원 출석 때마다 언론 취재에 시달려야 하는 오 전 시장 입장에서도 속도감 있는 재판을 선호할 것이란 게 지역 법조계의 예상입니다.

■ '강제추행치상' 등 일부 혐의 둘러싼 법리 싸움 예고

1일 ‘강제추행’ 혐의 관련 첫 공판 이후 법원을 떠나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취재진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오 전 시장 측 관계자가 막고 있다.
다만 주요 혐의 중 일부를 오 전 시장 측이 부인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입니다. 그동안의 영장실질심사와 공판준비기일에서 오 전 시장 측은 검찰이 제기한 ‘강제추행치상’ 혐의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맞서왔습니다.

검찰은 오 전 시장이 여직원을 사무실에서 강제추행 하는 과정에 그가 상해를 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오 전 시장의 행위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유발했다는 건데, 오 전 시장 측은 법리 해석에 차이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첫 공판에서 피해자 측 변호인은 이번 사건을 권력형 성범죄로 규정하며 오 전 시장의 법정구속을 재판부에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 오 전 시장은 말을 아꼈습니다. 공판을 마치고 나서는 오 전 시장에게 취재진이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이유’ 등에 관한 질문을 수없이 던졌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습니다. 오 전 시장 변호인들 역시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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