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반발에도 송영길 “통렬히 반성” 조국 사태 사과

입력 2021.06.02 (16:13) 수정 2021.06.0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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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국민의 시간'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국민소통·민심경청 대국민 결과 보고' 연설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조국 전 장관의 회고록 제목인 '조국의 시간'을 가져와, 조국의 시간이 아님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동안 민주당 당내에선 '조국 사태'에 대한 송 대표의 입장 표명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송 대표는 오늘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조국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대표가 공식적으로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 것은 2019년 10월 이해찬 전 대표의 사과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 "인맥으로 인턴 , 스펙 쌓게 해줘…통렬히 반성"

송 대표는 조 전 장관 자녀의 허위 인턴 의혹을 겨냥했습니다.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지위와 인맥으로 서로 인턴 시켜주고 품앗이하듯 '스펙 쌓기' 해주는 것은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녀 입시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문제"라며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과연 자기 자녀들의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다만 당내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한 듯 조 전 장관의 법률적 문제에 대해선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고,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의 기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 비리와 검찰 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조 전 장관 회고록에 대해선 "일부 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해 융단폭격을 해온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로 이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저를 밟고 전진하라"는 조국, '조국의 시간' 10만 부 돌파 인증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조국 전 장관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송 대표의 작심 발언 이후 곧바로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전 장관은 "민주당은 이제 저를 잊고 부동산, 민생, 검찰, 언론 등 개혁 작업에 매진해주길 바라마지 않는다"며 "저를 밟고 전진하라"고 밝혔습니다.


또 스스로를 공직을 떠난 사인(私人)이라며 "검찰의 칼질에 도륙된 집안의 가장으로 자기 방어와 상처 치유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입장 메시지 이후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공식 출간 하루 만에 10만 부를 돌파했다'는 출판사의 SNS 글과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 일부 당원 "송영길 사퇴하라" "하는 짓마다 '똥볼'"

송영길 대표는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 메시지를 내기 전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4.7 재보선 참패 이후 일부 초선 의원들이 조국 전 장관을 패인으로 꼽았다가 촉발됐던 '문자 폭탄' 논쟁처럼 또다시 당내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김용민 최고위원은 오늘 송 대표의 대국민 보고 전 T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나서서 사과할 부분이 아니라 생각한다"며 "오히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대권을 위해 정치적 야욕을 위해 상급자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사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송 대표의 대국민 보고가 실시간으로 중계된 민주당 유튜브 채널엔 실시간으로 수백 개의 비판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민심을 어디로 들었냐" "송영길 대표 사퇴하라, 탄핵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송영길 대표의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댓글송영길 대표의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댓글
■ 파장 예의주시…'조국의 시간' 벗어날 수 있을까?

당내에서도 송 대표 발언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자칫 당내 분열을 또다시 초래할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한 최고위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송 대표의 발언으로 파장이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 분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오늘 또다시 조국논쟁이 벌어질 것 같다"며 "조국 전 장관은 누가 뭐래도 검찰 개혁의 희생양이다. 윤석열의 정치적 행보를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정 의원은 "개개인의 말할 자유를 인정한다. 조국을 비판할 사람들은 비판하라"면서 "조 전 장관과 일가족이 당한 무도한 검찰 권력도 함께 비판하라. 이것이 균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조국 사태'에 대한 송 대표의 사과에 대해 "국민에 대한 존중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영혼 없는 사과' '악어의 눈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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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내 반발에도 송영길 “통렬히 반성” 조국 사태 사과
    • 입력 2021-06-02 16:13:44
    • 수정2021-06-02 17:59:17
    취재K

"이제부터 '국민의 시간'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의 '국민소통·민심경청 대국민 결과 보고' 연설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조국 전 장관의 회고록 제목인 '조국의 시간'을 가져와, 조국의 시간이 아님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동안 민주당 당내에선 '조국 사태'에 대한 송 대표의 입장 표명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송 대표는 오늘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조국 전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대표가 공식적으로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 것은 2019년 10월 이해찬 전 대표의 사과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 "인맥으로 인턴 , 스펙 쌓게 해줘…통렬히 반성"

송 대표는 조 전 장관 자녀의 허위 인턴 의혹을 겨냥했습니다.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지위와 인맥으로 서로 인턴 시켜주고 품앗이하듯 '스펙 쌓기' 해주는 것은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녀 입시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문제"라며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과연 자기 자녀들의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다만 당내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한 듯 조 전 장관의 법률적 문제에 대해선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고, 조 전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의 기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가족 비리와 검찰 가족의 비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조 전 장관 회고록에 대해선 "일부 언론이 검찰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쓰기해 융단폭격을 해온 것에 대한 반론 요지서로 이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저를 밟고 전진하라"는 조국, '조국의 시간' 10만 부 돌파 인증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조국 전 장관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송 대표의 작심 발언 이후 곧바로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전 장관은 "민주당은 이제 저를 잊고 부동산, 민생, 검찰, 언론 등 개혁 작업에 매진해주길 바라마지 않는다"며 "저를 밟고 전진하라"고 밝혔습니다.


또 스스로를 공직을 떠난 사인(私人)이라며 "검찰의 칼질에 도륙된 집안의 가장으로 자기 방어와 상처 치유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입장 메시지 이후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공식 출간 하루 만에 10만 부를 돌파했다'는 출판사의 SNS 글과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 일부 당원 "송영길 사퇴하라" "하는 짓마다 '똥볼'"

송영길 대표는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 메시지를 내기 전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4.7 재보선 참패 이후 일부 초선 의원들이 조국 전 장관을 패인으로 꼽았다가 촉발됐던 '문자 폭탄' 논쟁처럼 또다시 당내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 김용민 최고위원은 오늘 송 대표의 대국민 보고 전 T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나서서 사과할 부분이 아니라 생각한다"며 "오히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대권을 위해 정치적 야욕을 위해 상급자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사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송 대표의 대국민 보고가 실시간으로 중계된 민주당 유튜브 채널엔 실시간으로 수백 개의 비판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민심을 어디로 들었냐" "송영길 대표 사퇴하라, 탄핵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송영길 대표의 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댓글 ■ 파장 예의주시…'조국의 시간' 벗어날 수 있을까?

당내에서도 송 대표 발언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자칫 당내 분열을 또다시 초래할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한 최고위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송 대표의 발언으로 파장이 꽤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 분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오늘 또다시 조국논쟁이 벌어질 것 같다"며 "조국 전 장관은 누가 뭐래도 검찰 개혁의 희생양이다. 윤석열의 정치적 행보를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정 의원은 "개개인의 말할 자유를 인정한다. 조국을 비판할 사람들은 비판하라"면서 "조 전 장관과 일가족이 당한 무도한 검찰 권력도 함께 비판하라. 이것이 균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조국 사태'에 대한 송 대표의 사과에 대해 "국민에 대한 존중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영혼 없는 사과' '악어의 눈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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