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악 마라톤 ‘금지’…공산당 창당 행사 의식

입력 2021.06.04 (10:45) 수정 2021.06.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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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중국 산악 마라톤 대회에서 2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초유의 사건 기억 하실 텐데요.

중국 정부가 산악 마라톤 등 위험성이 높은 스포츠에 대해 잠정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는데 다음 달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를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 김민성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해발 천 미터가 넘는 곳에서 열린 100킬로미터 산악 마라톤 대회.

출발 2, 3시간이 지나면서 불어닥친 강풍에다 우박, 진눈깨비에 선수들은 맥없이 쓰러졌습니다.

전체 참가선수 172명 가운데 21명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아니었다면 더 큰 화를 불러올 뻔했습니다.

[뤄충추안/마을 주민 : "산 위로 마을 주민 60명이 올라갔습니다. 산 아래로 (주민들이) 많았고요. 모든 마을 주민들이 구조에 나섰습니다."]

사고 직후 비난이 빗발쳤고 중국 체육을 총괄하는 국가체육총국이 칼을 빼 들었습니다.

산악 마라톤과 울트라 마라톤 등 위험성이 높은 스포츠 대회를 잠정 금지 했습니다.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CCTV 보도/어제 : "관리 책임 부실, 규칙 미비, 안전 보안 기준이 불명확한 고위험 경기가 (잠정 중단됐습니다)."]

중국 당국은 선수들의 안전 때문에 잠정 금지라는 카드를 내놓았지만 실제론 다음 달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통지문에서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기 위해 좋은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자칫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중국 공산당의 대형 이벤트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어 잠정 금지란 강경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 일부 네티즌들은 정치 논리가 스포츠까지 관여하고 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 10개 가운데 8개는 관련 기관의 인증을 받지 않은 채 개최되고 있습니다.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게 중국 마라톤 산업의 현주솝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성입니다.

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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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산악 마라톤 ‘금지’…공산당 창당 행사 의식
    • 입력 2021-06-04 10:45:26
    • 수정2021-06-04 10:53:05
    지구촌뉴스
[앵커]

지난달 중국 산악 마라톤 대회에서 20여 명이 목숨을 잃은 초유의 사건 기억 하실 텐데요.

중국 정부가 산악 마라톤 등 위험성이 높은 스포츠에 대해 잠정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는데 다음 달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를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 김민성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해발 천 미터가 넘는 곳에서 열린 100킬로미터 산악 마라톤 대회.

출발 2, 3시간이 지나면서 불어닥친 강풍에다 우박, 진눈깨비에 선수들은 맥없이 쓰러졌습니다.

전체 참가선수 172명 가운데 21명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아니었다면 더 큰 화를 불러올 뻔했습니다.

[뤄충추안/마을 주민 : "산 위로 마을 주민 60명이 올라갔습니다. 산 아래로 (주민들이) 많았고요. 모든 마을 주민들이 구조에 나섰습니다."]

사고 직후 비난이 빗발쳤고 중국 체육을 총괄하는 국가체육총국이 칼을 빼 들었습니다.

산악 마라톤과 울트라 마라톤 등 위험성이 높은 스포츠 대회를 잠정 금지 했습니다.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CCTV 보도/어제 : "관리 책임 부실, 규칙 미비, 안전 보안 기준이 불명확한 고위험 경기가 (잠정 중단됐습니다)."]

중국 당국은 선수들의 안전 때문에 잠정 금지라는 카드를 내놓았지만 실제론 다음 달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를 염두에 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국가체육총국은 통지문에서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기 위해 좋은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자칫 인명피해가 발생할 경우 중국 공산당의 대형 이벤트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어 잠정 금지란 강경책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 일부 네티즌들은 정치 논리가 스포츠까지 관여하고 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 10개 가운데 8개는 관련 기관의 인증을 받지 않은 채 개최되고 있습니다.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게 중국 마라톤 산업의 현주솝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성입니다.

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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