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도 맞았는데 여름 휴가 해외로?…“관건은 자가격리”
입력 2021.06.04 (11:36)
수정 2021.06.04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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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전 세계 특별여행주의보 발령…국제선 여객 84.2%↓
EU, 7월 백신여권 도입…중대본 "실무협의 중"
여행 협정 '트래블 버블' 체결에 관심 집중
전 세계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출처: 외교부
여름 휴가철이 다가옵니다. 여느 해 같으면 비행티켓은 물론 이미 숙소까지 예약돼 있겠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해와 비슷한 고민이 시작됩니다. '올해는 과연 해외로 나갈 수 있을까', 모두의 관심사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여객 수 '84.2%' 감소
표를 하나 보시죠. 2020년이 단번에 눈에 들어옵니다. 인천국제공항은 그야말로 '텅' 비었습니다. 코로나19가 국내 유입되기 전인 2019년에 비해 2020년의 국제선 여객이 84.2%나 감소했습니다. 항공업계와 여행업계의 시름도 덩달아 깊어졌습니다.
현재 외교부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상태입니다. 특별한 용무를 제외하고는 가지 말라는 겁니다. 굳이 나간다고 해도 해당 국가의 상황을 보면 암울합니다. 49개 국가 및 지역은 해외입국자를 상대로 자국에 대한 입국 금지를 진행 중이고, 10개 국가 및 지역은 시설 격리 등을 하고 있습니다. 119개 국가 및 지역에서는 검역 강화 조치가 진행 중입니다.
돌아와서도 문제입니다. 14일간 자가격리는 기본입니다. 여기에 72시간 이내 음성확인서 제출, 격리 하루 내 검사, 격리해제 전 검사까지 총 3번의 PCR 진단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게는 국내로 들어올 때 자가격리를 면제하지만, 검사를 4번 받아야 합니다.
이 모든 절차를 감수하고 평소처럼 해외여행을 다녀올 분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EU는 '백신여권' 도입한다는데, 우리는?
한 줄기 빛은 역시나 백신입니다. 백신 1차 접종을 끝낸 사람, 오늘 0시 기준 708만 6,292명입니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도 2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예방접종증명서가 발급되고 이를 디지털화해 사용하는 방안이 나왔습니다. 이 증명서를 해외 출입국에 사용하면 그게 바로 '백신 여권'입니다.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로 꾸준히 거론돼 왔습니다.
그런데 이 백신여권. 우리나라 혼자 만든다고 쓸 수 없겠죠. 당연히 국제적으로 통용돼야 합니다. 전 세계적인 표준이 없다 보니 정부 고민도 깊습니다. 여기에 각 국가마다 확진자 현황과 방역 조치가 다르다보니 당연히 해외 상황에 좌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생각만큼 우리 정부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이 27개 회원국 모두, 다음 달 1일부터 백신 접종자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자, 완치자까지 디지털 백신 여권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소지하면 EU 역내에서 국가 간 이동에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고 합니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진행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외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적용 가능한 방안을 실무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인천국제공항(출처: 연합뉴스)
■각국 '트래블 버블' 논의 속속…자가격리 면제되나?
백신 여권 논의와 별개로 최근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에 관심이 뜨겁습니다. 올해 3월 초 국토교통부가 추진 입장을 밝혔고 중대본도 검토를 진행 중입니다. 쉽게 말해 '여행 협약'입니다. 방역 우수국끼리 일종의 안전막을 형성한 뒤 그 안에서 이동할 때 자가격리를 면제해준다는 개념입니다.
국가끼리 협정만 맺어진다면, 격리 걱정 없이 해외여행도 갈 수 있습니다. 대상자는 정부끼리 설정하기 나름입니다. 백신 접종을 하거나,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거나, 이 둘을 모두 해야 하거나, 아니면 상관없거나.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방역을 무너뜨리지 않는다"는 대전제 하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하루 신규확진자 500~600명대를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선뜻 허용하기 쉽지 않은 문제죠. 여기에 변이바이러스까지 유행하고 있으니 상황은 더 쉽지 않습니다.
■싱가포르 유력 거론…"올해 나갈 수 있을까?"
그런데, 트래블 버블 협상국으로 '싱가포르'가 꾸준히 거론됩니다. 최종 합의가 임박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이유는 몇 가지 있는데, 싱가포르의 방역 상황이 좋고, 트래블 버블을 추진한 경험이 있으며, 여행지임과 동시에 싱가포르가 협약 자체에 대해 적극적이라는 겁니다.
뉴질랜드도 함께 거론됩니다. 다만, 뉴질랜드의 경우 양호한 방역상황에 비해 백신 접종 상황이 그리 여유로운 편은 아닙니다. 여기에 타이완, 괌, 사이판 이야기도 잇따라 나오는데 정부는 정확한 국가명을 밝힐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협상만 체결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앞서 트래블 버블을 시행한 호주-뉴질랜드가 심각해지는 방역 상황에 이를 중단했고, 싱가포르-홍콩도 제도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백신 접종이 속속 진행되는 지금, 우리나라는 물론 협상국의 상황이 호전된다면 올해 제한적인 조건 하에 해외로 나간다는게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겁니다. 결국, 방역 상황에 따라 올해 추진 가능 여부, 그리고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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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6-04 11:36:42
- 수정2021-06-04 12:42:25
전 세계 특별여행주의보 발령…국제선 여객 84.2%↓<br />EU, 7월 백신여권 도입…중대본 "실무협의 중"<br />여행 협정 '트래블 버블' 체결에 관심 집중<br />
여름 휴가철이 다가옵니다. 여느 해 같으면 비행티켓은 물론 이미 숙소까지 예약돼 있겠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해와 비슷한 고민이 시작됩니다. '올해는 과연 해외로 나갈 수 있을까', 모두의 관심사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여객 수 '84.2%' 감소
표를 하나 보시죠. 2020년이 단번에 눈에 들어옵니다. 인천국제공항은 그야말로 '텅' 비었습니다. 코로나19가 국내 유입되기 전인 2019년에 비해 2020년의 국제선 여객이 84.2%나 감소했습니다. 항공업계와 여행업계의 시름도 덩달아 깊어졌습니다.
현재 외교부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상태입니다. 특별한 용무를 제외하고는 가지 말라는 겁니다. 굳이 나간다고 해도 해당 국가의 상황을 보면 암울합니다. 49개 국가 및 지역은 해외입국자를 상대로 자국에 대한 입국 금지를 진행 중이고, 10개 국가 및 지역은 시설 격리 등을 하고 있습니다. 119개 국가 및 지역에서는 검역 강화 조치가 진행 중입니다.
돌아와서도 문제입니다. 14일간 자가격리는 기본입니다. 여기에 72시간 이내 음성확인서 제출, 격리 하루 내 검사, 격리해제 전 검사까지 총 3번의 PCR 진단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게는 국내로 들어올 때 자가격리를 면제하지만, 검사를 4번 받아야 합니다.
이 모든 절차를 감수하고 평소처럼 해외여행을 다녀올 분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야겠죠.
■EU는 '백신여권' 도입한다는데, 우리는?
한 줄기 빛은 역시나 백신입니다. 백신 1차 접종을 끝낸 사람, 오늘 0시 기준 708만 6,292명입니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사람도 2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예방접종증명서가 발급되고 이를 디지털화해 사용하는 방안이 나왔습니다. 이 증명서를 해외 출입국에 사용하면 그게 바로 '백신 여권'입니다.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로 꾸준히 거론돼 왔습니다.
그런데 이 백신여권. 우리나라 혼자 만든다고 쓸 수 없겠죠. 당연히 국제적으로 통용돼야 합니다. 전 세계적인 표준이 없다 보니 정부 고민도 깊습니다. 여기에 각 국가마다 확진자 현황과 방역 조치가 다르다보니 당연히 해외 상황에 좌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생각만큼 우리 정부 혼자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이 27개 회원국 모두, 다음 달 1일부터 백신 접종자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자, 완치자까지 디지털 백신 여권을 부여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소지하면 EU 역내에서 국가 간 이동에도 자가격리가 면제된다고 합니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진행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외국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적용 가능한 방안을 실무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각국 '트래블 버블' 논의 속속…자가격리 면제되나?
백신 여권 논의와 별개로 최근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에 관심이 뜨겁습니다. 올해 3월 초 국토교통부가 추진 입장을 밝혔고 중대본도 검토를 진행 중입니다. 쉽게 말해 '여행 협약'입니다. 방역 우수국끼리 일종의 안전막을 형성한 뒤 그 안에서 이동할 때 자가격리를 면제해준다는 개념입니다.
국가끼리 협정만 맺어진다면, 격리 걱정 없이 해외여행도 갈 수 있습니다. 대상자는 정부끼리 설정하기 나름입니다. 백신 접종을 하거나,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거나, 이 둘을 모두 해야 하거나, 아니면 상관없거나.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방역을 무너뜨리지 않는다"는 대전제 하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하루 신규확진자 500~600명대를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방역당국 입장에서는 선뜻 허용하기 쉽지 않은 문제죠. 여기에 변이바이러스까지 유행하고 있으니 상황은 더 쉽지 않습니다.
■싱가포르 유력 거론…"올해 나갈 수 있을까?"
그런데, 트래블 버블 협상국으로 '싱가포르'가 꾸준히 거론됩니다. 최종 합의가 임박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이유는 몇 가지 있는데, 싱가포르의 방역 상황이 좋고, 트래블 버블을 추진한 경험이 있으며, 여행지임과 동시에 싱가포르가 협약 자체에 대해 적극적이라는 겁니다.
뉴질랜드도 함께 거론됩니다. 다만, 뉴질랜드의 경우 양호한 방역상황에 비해 백신 접종 상황이 그리 여유로운 편은 아닙니다. 여기에 타이완, 괌, 사이판 이야기도 잇따라 나오는데 정부는 정확한 국가명을 밝힐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협상만 체결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앞서 트래블 버블을 시행한 호주-뉴질랜드가 심각해지는 방역 상황에 이를 중단했고, 싱가포르-홍콩도 제도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백신 접종이 속속 진행되는 지금, 우리나라는 물론 협상국의 상황이 호전된다면 올해 제한적인 조건 하에 해외로 나간다는게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겁니다. 결국, 방역 상황에 따라 올해 추진 가능 여부, 그리고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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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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