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범 김태현, 숨진 딸 살아있는 척 엄마에게 답장

입력 2021.06.04 (21:41) 수정 2021.06.0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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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현은 스토킹하던 첫째 딸을 제외하고는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피해 유족들은 김 씨가 이미 작은 딸을 살해한 뒤 살아 있는 것처럼 속이려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당시 문자메시지를 오늘(4일) 처음 공개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태현이 미리 준비한 가짜 물품 상자를 갖고 피해자 집의 문을 두드린 시각.

예정에 없던 퀵 서비스 기사가 왔단 소식에 작은 딸이 가족에게 연락합니다.

먼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 뒤 곧바로 언니에게도 '퀵서비스 시킨 적 있느냐'고 묻습니다.

3분 뒤 어머니가 무슨 물품이 온건지 묻자 답변이 없습니다.

연락이 안되는 딸이 걱정돼 뭐 하느냐, 반신욕을 하느냐고 묻자 그제서야 "응"하고 답장이 왔습니다.

김태현이었습니다.

작은 딸은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평소 살갑던 작은딸의 무미건조한 메시지.

신변 이상을 직감한 엄마는 7차례나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고, 서둘러 집에 온 엄마 역시 김태현에게 살해되고 맙니다.

유족들은 수사를 위해 검찰에 건넸다가 되돌려 받은 작은 딸의 휴대전화에서 이런 사실을 새로 확인했습니다.

[김태현 사건 피해자 유족 : "이번 첫 재판 끝나고 제가 유품을 받아오면서 '그 안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뭐라도 좀 도움이 되는 게 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보게 됐거든요."]

김태현은 첫 재판을 앞두고 법원에 모두 4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습니다.

지난 1일 열린 첫 재판에서는 '작은 딸과 어머니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태현 사건 피해자 유족 : "태연하게 피해자 핸드폰으로 그 다음 어머니가 오실 때까지 전혀 이상한 조짐 모르게 답장까지 보내고. 이거(우발적 살인)는 저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유족들은 김태현이 작은 딸인 척 다른 가족을 속인 뒤 집에서 계속 기다린 점 등을 볼 때 계획된 살인 사건이라며, 재판부에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최상철/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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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해범 김태현, 숨진 딸 살아있는 척 엄마에게 답장
    • 입력 2021-06-04 21:41:57
    • 수정2021-06-04 2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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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현은 스토킹하던 첫째 딸을 제외하고는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피해 유족들은 김 씨가 이미 작은 딸을 살해한 뒤 살아 있는 것처럼 속이려 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당시 문자메시지를 오늘(4일) 처음 공개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김태현이 미리 준비한 가짜 물품 상자를 갖고 피해자 집의 문을 두드린 시각.

예정에 없던 퀵 서비스 기사가 왔단 소식에 작은 딸이 가족에게 연락합니다.

먼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 뒤 곧바로 언니에게도 '퀵서비스 시킨 적 있느냐'고 묻습니다.

3분 뒤 어머니가 무슨 물품이 온건지 묻자 답변이 없습니다.

연락이 안되는 딸이 걱정돼 뭐 하느냐, 반신욕을 하느냐고 묻자 그제서야 "응"하고 답장이 왔습니다.

김태현이었습니다.

작은 딸은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평소 살갑던 작은딸의 무미건조한 메시지.

신변 이상을 직감한 엄마는 7차례나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통화는 연결되지 않았고, 서둘러 집에 온 엄마 역시 김태현에게 살해되고 맙니다.

유족들은 수사를 위해 검찰에 건넸다가 되돌려 받은 작은 딸의 휴대전화에서 이런 사실을 새로 확인했습니다.

[김태현 사건 피해자 유족 : "이번 첫 재판 끝나고 제가 유품을 받아오면서 '그 안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뭐라도 좀 도움이 되는 게 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보게 됐거든요."]

김태현은 첫 재판을 앞두고 법원에 모두 4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습니다.

지난 1일 열린 첫 재판에서는 '작은 딸과 어머니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태현 사건 피해자 유족 : "태연하게 피해자 핸드폰으로 그 다음 어머니가 오실 때까지 전혀 이상한 조짐 모르게 답장까지 보내고. 이거(우발적 살인)는 저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유족들은 김태현이 작은 딸인 척 다른 가족을 속인 뒤 집에서 계속 기다린 점 등을 볼 때 계획된 살인 사건이라며, 재판부에 엄벌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최상철/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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