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군용 무인기 ‘게임 체인저’ 부상…우리 개발 수준은?

입력 2021.06.06 (08:01) 수정 2021.06.0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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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드론은 이제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을 정도로 중요해졌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 교수 인터뷰 중에서)

현대의 전쟁은 말 그대로 '드론(drone·이하 무인기) 전쟁'이 대세입니다.

미국 언론에선 최근 미국의 무인기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터키제 군용 무인기'가 주변 지역 힘의 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 교수는 "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전쟁에서는 터키의 군용 무인기가 사실상 승패를 갈랐다고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러시아제 탱크 잡는 터키 軍 무인기"

터키 군용 무인기의 실제 모습 (출처=연합뉴스)터키 군용 무인기의 실제 모습 (출처=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터키가 생산한 군용 무인기가 전장에서는 물론이고 지정학적으로도 '게임 체인저', 즉 전쟁의 결과나 판도를 뒤집을 정도로 부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터키제 군용 무인기 '바이락타르 TB2'는 성능면에서는 세계 최고의 군용 무인기로 꼽히는 미국의 MQ-9 리퍼의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운용 범위는 약 320㎞로 MQ-9 리퍼의 5분의 1에 불과합니다. 또 장착 가능한 무기도 제한된 편이지만, 터키 군용 무인기는 이른바 '가성비'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합니다.

터키 무인기는 가격이 미국의 MQ-9 리퍼의 10분의 1 수준. 바이락타르 TB2는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전쟁을 비롯해 시리아, 리비아 등과의 무력 충돌에서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군대가 사용한 바이락타르 TB2는 아르메니아 군대가 운용한 러시아제 T-72 전차의 '천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입니다.

이때문에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가 20여 년간 점령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되찾은 것도 터키제 드론 덕분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

역시 러시아 무기 시스템을 운용하는 시리아군도 터키군의 바이락타르 TB2 앞에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리비아 정부군이 내전 과정에서 전세를 역전하는 데에도 바이락타르 TB2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군용 무인기 '수출' 각광…우리의 수준은?

터키는 적극적으로 바이락타르 TB2 수출에 나선 상황입니다. 아제르바이잔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가 바이락타르 TB2를 수입하기로 했습니다.

나토 회원국이 터키제 무인기를 구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터키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터키를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사진 왼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지난달 24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당시 내용에는 터키제 바이락타르 TB2 무인기를 구매하기로 했다는 것까지 포함됐다.(출처=연합뉴스)터키를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사진 왼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지난달 24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당시 내용에는 터키제 바이락타르 TB2 무인기를 구매하기로 했다는 것까지 포함됐다.(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아예 터키에 무인기의 공동생산까지 제안한 상태. 전통적으로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방위 산업 강국인 러시아의 경우 이 같은 상황에 당혹해 하는 표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인기 판매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경영학의 '노이즈 마케팅' 처럼 러시아의 반응 덕분에 터키의 장비가 더 주목을 끌고 있는 상황입니다.

양욱 한남대 겸임 교수는 "터키는 군용 무인기의 개발과 생산에 많이 비용이 들지 않는 다는 점을 잘 활용한 사례"라며 " 다른 국가에 비해서 일찌감치 연구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터키 군용 무인기를 살펴보고 있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출처=연합뉴스)터키 군용 무인기를 살펴보고 있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출처=연합뉴스)

방산 수출 강국인 미국도 터키의 무인기 수출을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공군협회 산하 미첼연구소의 댄 게팅어 연구원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여러 유럽 국가의 시각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터키의 무인기 수출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방산·항공 업체들도 무인기의 군사적, 경제적 가치에 주목해왔는데 개발 수준은 어떨까요?

양욱 교수는 이에 대해 "한때 대기업 참여제한 조치 등으로 업계가 '헛발질'을 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무인기 개발이 다른 국가에 비해 뒤떨어졌던 시절이 있었다"며,

"기술적으로 한참 늦었고 관련 예산도 적은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전투기도 자체 개발하는 국가라는 자부심으로 최근들어 맹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상황에서 무인기 시장을 군사용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각종 백신 운반 등을 위한 유통·바이오 헬스 측면에서도 봐야 한다는 다양한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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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키, 군용 무인기 ‘게임 체인저’ 부상…우리 개발 수준은?
    • 입력 2021-06-06 08:01:08
    • 수정2021-06-06 11:37:48
    취재K

"첨단 드론은 이제 전쟁의 승패를 결정지을 정도로 중요해졌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 교수 인터뷰 중에서)

현대의 전쟁은 말 그대로 '드론(drone·이하 무인기) 전쟁'이 대세입니다.

미국 언론에선 최근 미국의 무인기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터키제 군용 무인기'가 주변 지역 힘의 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 교수는 "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전쟁에서는 터키의 군용 무인기가 사실상 승패를 갈랐다고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러시아제 탱크 잡는 터키 軍 무인기"

터키 군용 무인기의 실제 모습 (출처=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터키가 생산한 군용 무인기가 전장에서는 물론이고 지정학적으로도 '게임 체인저', 즉 전쟁의 결과나 판도를 뒤집을 정도로 부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터키제 군용 무인기 '바이락타르 TB2'는 성능면에서는 세계 최고의 군용 무인기로 꼽히는 미국의 MQ-9 리퍼의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운용 범위는 약 320㎞로 MQ-9 리퍼의 5분의 1에 불과합니다. 또 장착 가능한 무기도 제한된 편이지만, 터키 군용 무인기는 이른바 '가성비'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합니다.

터키 무인기는 가격이 미국의 MQ-9 리퍼의 10분의 1 수준. 바이락타르 TB2는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전쟁을 비롯해 시리아, 리비아 등과의 무력 충돌에서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군대가 사용한 바이락타르 TB2는 아르메니아 군대가 운용한 러시아제 T-72 전차의 '천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입니다.

이때문에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가 20여 년간 점령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되찾은 것도 터키제 드론 덕분이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

역시 러시아 무기 시스템을 운용하는 시리아군도 터키군의 바이락타르 TB2 앞에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리비아 정부군이 내전 과정에서 전세를 역전하는 데에도 바이락타르 TB2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군용 무인기 '수출' 각광…우리의 수준은?

터키는 적극적으로 바이락타르 TB2 수출에 나선 상황입니다. 아제르바이잔에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가 바이락타르 TB2를 수입하기로 했습니다.

나토 회원국이 터키제 무인기를 구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터키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터키를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사진 왼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지난달 24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당시 내용에는 터키제 바이락타르 TB2 무인기를 구매하기로 했다는 것까지 포함됐다.(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아예 터키에 무인기의 공동생산까지 제안한 상태. 전통적으로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던 방위 산업 강국인 러시아의 경우 이 같은 상황에 당혹해 하는 표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인기 판매를 중단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경영학의 '노이즈 마케팅' 처럼 러시아의 반응 덕분에 터키의 장비가 더 주목을 끌고 있는 상황입니다.

양욱 한남대 겸임 교수는 "터키는 군용 무인기의 개발과 생산에 많이 비용이 들지 않는 다는 점을 잘 활용한 사례"라며 " 다른 국가에 비해서 일찌감치 연구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터키 군용 무인기를 살펴보고 있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출처=연합뉴스)
방산 수출 강국인 미국도 터키의 무인기 수출을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공군협회 산하 미첼연구소의 댄 게팅어 연구원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여러 유럽 국가의 시각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터키의 무인기 수출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방산·항공 업체들도 무인기의 군사적, 경제적 가치에 주목해왔는데 개발 수준은 어떨까요?

양욱 교수는 이에 대해 "한때 대기업 참여제한 조치 등으로 업계가 '헛발질'을 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무인기 개발이 다른 국가에 비해 뒤떨어졌던 시절이 있었다"며,

"기술적으로 한참 늦었고 관련 예산도 적은 편이지만 기본적으로 전투기도 자체 개발하는 국가라는 자부심으로 최근들어 맹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상황에서 무인기 시장을 군사용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각종 백신 운반 등을 위한 유통·바이오 헬스 측면에서도 봐야 한다는 다양한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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