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사이버 렉카’로 전락한 언론과 유튜브

입력 2021.06.06 (23:18) 수정 2021.06.0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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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김솔희: 미디어의 본질을 묻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여덟 번째 시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지난 한 달 동안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요.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을 대하는 언론과 유튜브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함께할 분들 소개해드릴게요.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모셨습니다.

유현재: 안녕하세요? 유현재입니다.

김솔희: 자주 뵙습니다. 그리고 KBS 정아연 기자도 함께합니다.

정아연: 안녕하세요?

김솔희: 그리고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의 김준일 대표도 새롭게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준일: 안녕하세요?

김솔희: 뉴스톱이요. 국내 최초의 팩트 체크 전문 미디어더라고요. 아무래도 저널리즘 전반에 대해서 관심이 높으실 것 같아서 미디어 비평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 저희 프로 좀 보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김준일: 조금 몰아서 봤고요. 최근에

김솔희: 출연을 앞두고...

김준일: 받은 느낌은 심야식당 같다.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심야식당에 야심한 밤에 손님들한테 음식을 파는데 이게 매우 화려하지는 않잖아요. 그 좋은 재료를 또 확보하고 그 손질을 하는 낮에 오랫동안 과정이 있고 이런 제작진, 기자분들 이런 분들의 노력이 굉장히 많이 보인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단골이 생기고 더 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솔희: 덕담 감사하고요. 그러면 오늘 본격적인 비평 시작하겠습니다.

■ '아니면 말고 식' 의혹 보도에 묻힌 진실

김솔희: 지난 4월 25일이었죠? 한강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 손정민 씨, 벌써 사건 한 달이 넘었는데 사망 경위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젊은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자 언론에서 유례없이 많은 보도가 쏟아졌고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확대하고 재생산한 기사가 난무했습니다.

손 씨의 죽음을 다룬 우리 언론은 대체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걸까요? 정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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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①]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어떻게 폭발했나?

지난 4월 말, 이곳 한강 공원에서 대학생 손정민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한강 실종 사망 사건 한 해 평균 100건이 넘습니다, 손 씨 사망도 그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대부분의 사건들과 달리 이번에는 유독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여기 이렇게 추모객들이 두고 간 꽃과 편지들이 있습니다,

"끝까지 함께할게", "우리가 밝혀줄게"

지난 한 달 사이 여론을 짐작할 수 있는 문구들입니다.

언론도 이례적으로 많은 기사를 쏟아냈는데요,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도 드러났습니다.

손 씨의 실종 소식이 맨 처음 알려진 건 지난 4월 28일.
사라진 아들을 찾아 나선 아버지의 호소와 전단지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타고 퍼져 나갔고
동시에 의대생 손 씨를 조명하는 애틋한 사연의 기사들이 출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부터 이틀 뒤,

[녹취] KBS 9시 리포트(4/30)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22살 대학생 손정민 씨의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손 씨가 오늘 실종지점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수상 택시 승강장 근처였습니다.
실종 닷새만으로 관련 기사가 급증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 시작은 연합뉴스 사진 한 장이었습니다.
시신을 운구하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된 뒤 발견 당시 차림새까지 상세히 전한 기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녹취] YTN 뉴스(4/30)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체크 셔츠와 검은색 바지 그대로였습니다."

[녹취]SBS 뉴스(4/30)
"손 씨는 실종 당시 입었던 흰색과 회색, 검정색 패턴이 뒤섞인 긴 팔 셔츠와 검정 바지 등의 차림새 그대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이날 하루만 80건 넘는 기사가 나왔는데요. 이때부터 보도가 늘수록 관심도가 덩달아 증가하고 다시 관련 기사가 늘어나는 패턴이
이어졌습니다.

KBS가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과 함께 분석해봤습니다.

기사 데이터 서비스 빅카인즈에 등록된 54개 언론사만 따져봐도, 첫 보도가 시작된 4월 28일부터 3주 동안 손 씨 관련 기사는 1,620건에 달합니다.
손 씨 시신이 발견된 4월 30일은 84건으로, 전날과 비교해 7배 급증했습니다.

핵심은 늘어난 기사 수 만큼, 검증되지 않은 의혹과 추측성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점입니다.
의혹은 대부분 손정민 씨의 친구 A 씨를 향한 것들이었습니다.

가장 정점을 찍은 건 5월 4일, 손 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20만 돌파 기사, 친구 A 씨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낸 유가족의 발언 기사 등이 줄줄이 나왔는데 추측 보도 역시 잇따랐습니다.

유가족이 "문제의 휴대폰이 발견됐고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블로그에 올렸지만, 언론은 이를 "친구의 휴대폰 찾았다", "문제의 휴대전화 박살 난 상태"는 식의 제목을 달아 출고하며 관심을 키웠습니다.

결국, 몇 시간 만에 오보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MBC 8시뉴스(5/4)
"사건 현장 근처에서 수상한 휴대 전화가 하나 발견됐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금 전 확인 됐습니다. 갈수록 미궁에 빠지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혀 달라는 여론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자신을 타살 피의자로 모는 듯한 의혹이 불어나자 A씨가 변호사를 통해 공개 입장을 밝힌 건 5월 17일.
신발을 버린 경위 등 모두 16가지 해명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고, 이는 '익사 추정'이라는 손 씨의 부검 결과가 나온 13일의 기사량을 뛰어넘습니다.

대중의 관심이 의혹과 해명에 더 쏠려 있었다는 방증입니다. 이 시기까지 손 씨 관련 보도 연관어도 친구 A 씨, 휴대전화, 진상 규명, CCTV 등의 단어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언론과 누리꾼이 친구 A 씨 행적을 집중 조명하는 과정에선 심각한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녹취] YTN 5월 15일 리포트
"특히 실종 당시 함께 있던 친구와 그 가족에 대한 이른바 신상털기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MBN 5월 16일 리포트
"A 씨의 외삼촌으로 지목된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직접 해명에 나서기까지 했는데.."

시신 사진 모자이크 처리 친구 가족의 직업 관련 가짜뉴스들이 유포됐고, 거론 인사들이 줄줄이 해명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 겁니다.
각종 의혹 제기는 수사 기관도 흔들었습니다.

[녹취] 한원횡/서울경찰청 형사과장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으니 경찰 수사를 믿고 지켜봐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이례적으로 23장짜리 수사자료를 모두 공개하며 각종 의혹에 일일이 해명했는데 수사에 대한 불신을 잠재우진 못했습니다. (VC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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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먼저 고인과 유가족의 슬픔에 깊은 애도를 전합니다. 오늘 본격적인 비평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저희의 비평 대상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의혹 부풀리기에 나섰던 일부 언론과 유튜브의 행태라는 점 분명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영상을 살펴봤는데요. 정말 많은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왜 유독 이 사건에 이렇게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보도가 많아졌는지 궁금해요.

유현재: 일단 사회자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저도 아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애도를 표합니다. 보면 청년이 죽었고 그런데 그 청년이 알고 보니까 의대생이었고 아버님이 초기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셔서 여론 형성이 됐고, 그런데 친구랑 같이 있었다는데 그 친구가 의심적인 행동을 또 많이 했고, 그다음에 아직도 뭔가 밝혀진 사안도 많이 없는 것 같고, 이런 상태에서 진위 여부를 떠나서 굉장히 많은 언론들이 적극적으로 좀 나섰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속칭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거의 어젠더를 삼켰다, 지난 한 달 동안.

다음에 클라우드라고 하면 보통 긍정적으로 해석이 되는데 이건 클라우드 지성, 집단 지성, 이런 게 아니라 약간 집단 야성까지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조금 다른 이상적이라고 보기에는 좀 이해가 안 되는 그 패턴들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김준일: 또 하나 이게 한국 사회 특유의 저신뢰 사회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이제 경찰에 대해서 못 믿는 거예요,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그동안 그래서 조금 전에 각종 음모론이 퍼졌잖아요.

김솔희: 그렇죠.

김준일: 경찰 고위 간부다, 관계자가 이게 왜 그러냐 하면 그러니까 그동안 경찰들이 해왔던 행태들 예를 들면 버닝썬 사건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권력과 유착하고 아니면 이용구 법무부 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도 경찰이 알았는데 은폐했다는 의혹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것도 은폐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다 정의감에 불타는 거예요. 이거를 은폐하게 놔둬서 안 된다. 내가 이걸 해결해야겠다. 저신뢰 사회에 이런 것까지 종합적으로 겹쳐지면서 일종의 광기처럼 이게 지금 몰아치지 않았나 이렇게 좀 보여집니다.

정아연: 거기에 더해서 제가 이제 취재 현장에서 시민들을 좀 만나다 보면 이게 굉장히 일상적인 부분, 친숙한 환경, 조금만 집에서 걸어 나가면 있는 한강이라는 곳, 또 아들 같은 존재가 실종됐는데 숨진 채 갑자기 나타나는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여론이 좀 들끓은 부분이 있는데 문제는 이런 여론을 어떨 때는 좀 언론이 신중하게 좀 눌러줘야 할 때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 여론에 같이 올라타서 이걸 더 촉발시킨 게 문제가 아닌가 싶고요.

김솔희: 대중의 어떤 관심을 언론이 부추긴 면도 없지 않아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다룬 언론 보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세요?

유현재: 첫 번째는 문제 제기하는 거예요. 이게 보면 내용을 읽어보면 별 그렇게 해답이 있거나 뭔가 해결을 해서 뭔가 있거나, 이런 건 아닌 거예요. 뭐 뭐 했는데 미스터리 어떻게 풀릴 것인가, 그런 이야기를 누가 못 하겠어요? 그렇게 한다거나,

두 번째는 그냥 프레임이 보면 처음부터 일정 부분 누가 범인일 것 같다. 사건이 아니라 사고, 사고가 아니라 사건, 이런 것들을 자기들이 알아서 프레이밍을 해버린다, 그러면 당연히 대중들은 어떻게 알아듣겠습니까? 그런 면이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김준일: 이제 교수님이 되게 중요한 부분을 말씀해 주셨는데 우리가 예전에 취재원의 어떤 발언을 그대로 인용, 보도하는 건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고 이야기를 했잖아요. 이거는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기보다는 게시판 저널리즘으로 퇴보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떤 댓글들이나 어떤 글들을 그대로 인용 보도를 하는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데일리가 5월 3일에 한강 사망 대학생 실종 날 새벽에 경찰차 6대 출동, 목격담 이런 기사인데요. 그러니까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목격담이 올라왔다는 건데, 이게 그때 교통사고 접촉사고가 있었고 그걸 처리하기 위해서 이제 출동을 한 거였고 실제는 6대가 아니라 2대였거든요. 실제 확인한 결과.

그런데 이 네티즌들의 말을 그대로 인용을 하면서 이거에 대해서 굉장히 의혹이 있는 것처럼 이거를 손정민 씨 사건과 엮은 것처럼 이제 보였는데 이게 음모론으로 발전을 한 거죠, 출동했는데 왜 이게 아무 결과가 없지? 경찰이 덮으려는 거 아니야? 이런 것까지 이어지는데 이거의 결정적인 다리 역할을 한 것이 지금 언론이었다, 이런 식의 보도들이 사실 이 보도뿐만 아니라 너무 많습니다. 너무 많기 때문에 지금 난장판이 된 느낌이에요.

정아연: 김준일 대표님 말씀하셨지만 이런 기사들 대부분이 이게 사실보다는 의혹에 상당히 치중을 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며칠 전에는 이런 기사까지 떴었는데 뭐냐 하면 해외 전문가들은 이 한강 사건을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기사가 나왔어요.

김솔희: 해외 전문가라 하면 누굴까요?

정아연: 그러니까 이 해외 전문가가 이 기사에 등장한 인물들이 이런 사람들입니다. FBI 국장, 프랑스의 정치외교학과 교수, 굉장히 저명 인사들처럼 느껴지는데 이 이름들이 알고 봤더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가상의 캐릭터였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한 인터넷 게시판에 이른바 누군가 낚시성으로 올린 글을 그 매체가 그냥 갖다가 쓴 겁니다. 왜냐하면 굉장히 사람들이 관심이 많으니까.

선정성 경쟁 불붙은 기성 언론과 개인 유튜브

김솔희: 이게 기성 언론의 일련의 문제도 문제인데 이번 사건에서 특히나 문제가 됐던 게 유튜브 채널들이었습니다. 일부 유튜브 채널들의 어떤 의혹 부풀리기, 이런 게 상당히 크게 도드라졌는데 요새는 그런 유튜버들을 사이버 래커라고 부르더라고요.

정아연: 교통사고가 나면 현장에 가장 먼저 오는 게 바로 래커잖아요. 그런 것처럼 어떤 관심 뜨거운 이슈가 생기면 거기에 가장 먼저 뛰어 들어서 관련 동영상을 막 쏟아내고, 그래서 조회 수를 올리면서 또 관심을 끌어올리고 이런 이슈 유튜버들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제가 이제 취재를 나갔던 한 손정민 군 추모 집회 현장에서 취재를 나온 기성 언론 취재진보다 유튜버들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었거든요. 뭐 일부 유튜버들은 이거 사안과 관련해서 기자 회견이나 추모 집회를 직접 열고 그 사안을 더 주도하는 그래서 이목을 더 집중시키는 그런 유튜버도 있었습니다. 이들 유튜버가 왜 이렇게까지 이 사안에 모여드는지 그들을 직접 만나서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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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②] 유튜버들은 왜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에 관심갖나?

지난 5월 23일 한강공원 추모 집회,
추모 시민들 사이로 1인 방송에 나선 이들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녹취] 인터뷰 중인 유튜버 (음성변조)
"사회 갈등이 많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실족이냐, 타살이냐 이거 가지고도 서로 싸우고 그런 건데.."

얼핏 봐도 언론사 취재진보다 많습니다.

[녹취] 유튜버 (음성변조)
"저희가 추모를 위해서 온 거지, 뉴스에 그런 게 나올 수 있습니다. 손정민 군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유튜버들이 돈을 벌고 있다. 이런 얘길 할 수 있어요, 여러분들!"

나름대로 다 이유는 있습니다.

[녹취] 유튜버 (음성변조)
"제3의 언론이에요, 우리도. 지금 메이저의 언론들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고 국민들이 다 지금 생각을 하잖아요. 지금 공권력이 올바른 수사를 하도록, 명백하게 하도록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주고 모습을 비춰줘야 되는데~"

주말이면 손 씨 관련 현장과 그 일대는 혼돈 그 자체가 됩니다.

[녹취] 유튜버1
“방송이, 워낙 방송을 안 하니까 진실을 알리고 싶어서 나온 거거든요.”

[녹취] 유튜버2
”손정민 군에 대해서 국민들이 의문이 많잖아. 심지어 장소의 CCTV 정보에 대한 것도 유튜브에서 (까밝혀서) 현실적으로 방송해드리고 있어요.”

어떤 내용일까

대부분 석연치 않은 사망 경위에 초점을 맞춥니다.

'손정민 추정인물 끌고 가는 3인', '손정민 사건, 누군가 밀쳐 추락' 자극적인 제목이 붙을수록, 타살 의혹을 강하게 제기할수록 조회 수는 하늘을 찌릅니다.

[녹취] ‘신의 한 수’ 유튜브 채널 (5/24)
"이제 뭐 빼박입니다. 그러나 거기서 움직였다는 것이 손정민이냐, 아니냐 이 부분에 대해선 논란이 있을 거라 생각입니다. 이제부터 충격적인 영상, 가슴 떨리는 영상, 여러분들 그동안 진실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셨는데 그 영상 함께 시청하겠습니다."

이 영상은 일주일 만에 조회 수 89만 회, 댓글 4천2백여 개를 기록했습니다.

친구의 범행을 의심하는 취지의 영상을 올린 한 유튜버는 한 달 사이 구독자 수가 7만 명 넘게 늘었습니다.

[녹취] 집회 현장 나온 유튜버
(기자: 관심이 몰리는 사안을 다루다보면 본인 유튜브 채널에 영향력도 높아지고 그런 게 있어요?)
“오, 대단하죠, 구독자 130 몇 만 명까지 있는 분도 있어요.”
(선생님은?) 저는 그건 관계없고요,

한 언론인 겸직 유튜버 역시 한때 조회 수에 이끌려 손 씨 동영상에 주목했다고 고백합니다.

[녹취] 기자 겸직 유튜버
"뭐 이렇게 진짜 자극적으로 한다 그러면 누구보다 잘할 수도 있겠죠. 근데 그거는 아예 생각을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기자들이 그래도 금도는 지키는 경향이 있다.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 기사 써가면 이거는 누가 한 말이야? 이거는 누가.. 이거는 어디서 체크한 거야? 이런 거 있잖아요.
뭐 그런 걸 해본 사람들은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걸 아는데 그냥 안 해본 사람들이 점점 그쪽으로 몰려가는, 그러니까 그쪽으로 몰아가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따라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거죠. 사람들이 얼마나 클릭을 해줄 것인가가 보도 가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알고리즘상 그럴 수밖에 없거든요. 결국 그게 수입이니까."

일부 자극적인 제목과 확인되지 않은 각종 의혹 제기.
손 씨 사고를 돈벌이로 악용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이윱니다.

[인터뷰] 차종욱 / 민간 구조사 유튜버
"어떤 호도를 하는 분들, 그러니까 선정적이라든가 제목으로 사람을 끄는 그런 거, 조회 수 늘리는 그런 사람들은 반성하셔야 돼요. 사실이 아닌 걸 갖고 자꾸 선정적으로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본질을 흐리고 혼동을 주고요. 팩트 아닌 거로 자기 돈벌이 하고 그러면 안 되죠." (VC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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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물론 일부 유튜버들은 기성 언론들이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 의문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다룬 상당수의 유튜버들이 허위 정보를 담은 가짜뉴스를 양산한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났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유튜브 가짜뉴스 김준일 대표께서 팩트체크해 보셨다고요?

김준일: 지난 18일에 한 유튜버가 손정민 군 혈흔 장면, 연합뉴스 영어버전 채널에만 보도, 이렇게 나갔는데 이게 53만 회 기록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거는 연합뉴스 거를 인용한 거예요, 그런데 연합뉴스에 확인을 해보니 실제 사건 현장에 혈흔처럼 보이는 게 있고 그거를 경찰이 확인하는 것이 있는데 그게 손정민 씨 거하고, 손정민 씨 혈흔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내용이 없습니다. 그냥 스케치 같은 거죠, 그러니까 현장 스케치 같은 건데 이거를 제목부터 영어 버전 채널에만 이렇게 하면 한국어에는 알려주지 않는다. 한국민들한테는 진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내가 알려줄게 이런 뉘앙스를 풍기는 거잖아요.

이런 식으로 호기심을 자극해서 이것을 굉장히 단정적으로 손정민 씨인 것처럼 이제 했는데 이거는 나중에 경찰 조사 결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혈흔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렇게 경찰이 확인을 해준 거죠.

김솔희: 그러면 대체 그 혈흔 장면은 뭐였는지 모르겠어요.

정아연: 어떻게 이런 영상이 나가게 된 건 지를 연합뉴스 유튜브 담당자에게 확인을 해봤는데요. 일단 내용상으로는 혈흔 관련 내용이 전혀 없었고, 이 경찰 수색 장면을 그 영상에 편집하는 과정에서 그 컷이 들어갔는데 자기네들도 이게 해외 거주자들 대상으로 하는 채널인데, 국내에서 이걸 누군가를 보고 이렇게까지 관심거리가 될 줄 몰랐다,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고요.

김솔희: 무책임한데요?

정아연: 그러면서 사실 덧붙인 말이 그 영상 편집을 미스터리식으로 다루다 보니까 여러 가능성을 짚어보는 부분에서 그 장면이 들어갔다, 그런데 몇 초 안 되는 그 컷 때문에 계속 오해를 사니까 곤혹스럽다, 이렇게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거 외에도 이번 사건에는 이 가짜뉴스가 정말 난무했는데 심지어는 경찰을 사칭하는 가짜뉴스까지 있었습니다. 뭐냐 하면 대전 경찰청장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을 비판하면서 친구 A 씨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게 팩트라면 굉장히 신빙성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 대전경찰청에서 사실무근이라고 밝혔고, 강력 대응하겠다고 했습니다.

김솔희: 또 유튜브에서는요. 무속인이 출연해서 손 씨의 죽음이 타살이다 이렇게 추정을 하는 영상들이 난무했습니다. 지난달 5월 24일에 올라온 관련 영상이 현재 조회 수가 74만을 넘었다고 합니다. 무속인의 이야기까지 뭔가 이렇게 뉴스로 다루는 이런 현상 어떻게 봐야 할까요?

유현재: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에서 무당 이야기까지 할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정말 뭘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고요,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이게 돈을 벌기 위해서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거에 대해서 굉장히 창의적이라는 생각은 들었어요. 그런데 완전히 아무 말 대잔치거든요. 그리고 제가 조금 화가 났던 건 뭐냐 하면 첫 장면부터 저도 찾아봤습니다. 그냥 처음부터 아무 말이나 막 하는데 오른쪽 위에 뭐가 있냐 하면 핸드폰 번호가 떠 있어요.

김솔희: 왜 있어요?

유현재: 연락하라는 거죠, 내가 이렇게 연락하라는 거예요.

김솔희: 일종의 홍보네요.

유현재: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결국에는 돈이다라고 말을 했었는데 이분도 사실은 죽음을 상업으로 이용하는 거예요. 그런 다음에 제가 더 놀랐던 건 뭣이냐 하면 아까 사회자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조회 수예요, 이 조회 수가 엄청나게 나오더라고요. 수십만씩 나오고 그리고 댓글을 보니까 더 놀라운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조금이라도 부정적 댓글이 있을 거라 생각을 하고 들어갔어요, 그런데 댓글을 읽어보면 보살님 응원합니다. 보살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런 것들이 망자와 그다음에 유족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너무나 막 하는 거예요.

김준일: 이게 굉장히 특징적인 게 나름 유튜브가 생태계 자체가 버티컬미디어 면에서 긍정적인 게 있었거든요. 예를 들면 뷰티, 아동, 이렇게 해서 그런데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다 달려들었습니다. 이게 뭔가 특별한 전문성이 필요로 하지 않고 의혹 제기만으로도 조회 수가 나오니까

유현재: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 하면 콘텐츠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진위 여부, 그다음에 심층적인 뭐 뭐, 이런 거 전혀 없어요. 그냥 아무거나 내가 만들 수 있는 것들, 그다음에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어떤 정말 다양한 소스들로 이렇게 만들고 저렇게 만들어서 결국은 그냥 자극적으로 내놓습니다. 이 사람들 목적은 처음부터 딴 데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돈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김솔희: 아무래도 조회 수가 올라가면 광고 수익과 연결이 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은데,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에 대해서 돈벌이 이용했다, 유튜버들이 이용했다는 비판에 대해서 유튜버들은 어떤 입장인지 궁금해요.

정아연: 제가 일단 현장에서 만난 유튜버들은 일단 하나같이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이 사안이 경찰 초동 수사부터 미흡했는데 기성 언론이 이걸 전혀 다루지 않았다. 굉장히 적게 다뤘다. 그래서 우리가 의혹을 밝히고 경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려고 하는 거지, 돈벌이를 위해서가 아니다, 이렇게 항변들을 했는데요. 그런데 이게 저희가 한강 대학생 의혹과 관련해서 조회 수 상위에 올라온 채널들을 수익 분석 매체를 통해서 좀 살펴봤는데 유튜브 평균 월 수익이 1,000만 원, 많게는 4,000만 원 이상 번 것으로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추정치가 이렇게 나온 것으로 보이고요.

이런 의혹 제기를 많이 하는 채널일수록 조회 수가 늘고 그럼 구독자 수가 또 뛰고 이러면서 중간에는 후원을 계속 받습니다. 라이브를 하면서

김솔희: 후원이라고 하는 게 어떤 후원인 거죠?

정아연: 그 채널을 후원하는 거죠,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이 받을 수 있게끔.

김솔희: 고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정아연: 그렇죠, 그 후원금을 유가족이나 전달하는 건 그 채널 운영자의 선택이나 판단인 거고, 이게 슈퍼챗이라는 게 있어요. 실시간 채팅을 하는 장치인데, 기능인데, 거기에서 사람들이 실시간 방송에서 채팅을 계속하면서 후원금을 계속 쏘는 거거든요. 이 사안에서 기자 회견까지 주도하면서 좀 적극적으로 뛰어든 한 유튜버는 지난 일주일간 동영상 콘텐츠만으로 벌어들인 (슈퍼챗) 수익이 1,6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김솔희: 이렇게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나서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유튜버들에 대해서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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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③] 시민들의 생각은?

기자: 유튜브를 통해서 접하시는 정보와 (언론)기사를 통해서 접하시는 정보 중에 무엇에 좀 더 신뢰가 많이 가세요?

[인터뷰] 김현군(60대) / 서울시 은평구
유튜브를 보면서도 많이 공감을 많이 해요. 방송에는 안 나오는 점도 있고 그래서. 우리들은 그것도 뉴스라고 보거든요.

[인터뷰] 이순보(86) / 서울시 용산구
유튜브를 더 신뢰하지! 유튜브를 모르는 사람들은 아직도 신문을 기대하는데... 내가 신문 좋아하는 사람인데 요즘의 신문은 완전히 저 뭐야, 순전히 거짓말이 엄청 많아!

기자: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있잖아요. 그게 언론사 기사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유튜브 방송들에서 엄청 다루고 있거든요. 유튜브에서 그런
의혹을 계속 개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인터뷰] 목태균(32) / 부천시 소사구
저희도 방금 그거(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관련 유튜브 영상)를 보고 있었는데 이런 사건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이 조금 많지 않을까,
수사에도 사실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죠. 요즘 사람들은 사실 그렇게까지 예전처럼 선동되는 것들은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해요.
한 가지의 단편적인 모습들을 보고 이게 맞다, 아니다 판단하기보다는 종합적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인터뷰] 김정은(32) / 서울시 영등포구
시사 관련해서 너무 편파적으로 자신들의 수익창출을 위해서 계속 이용하는 것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게 어쨌든 지상파나 이런 방송국에 비해서는 당연히 팩트에 기반한 사실을 다 밝힐 수가 없는 거고, 자신들의 편파적인 사상이나 자기의 그런 주관적인 의견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딱히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VC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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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많은 분이 유튜브를 언론의 한 종류라고 생각을 하고 계시고, 신뢰도 꽤 높아 보입니다.

김준일: 지난해 시사주간지 시사in이 신뢰도 조사를 했는데 언론 매체 신뢰도 조사를 했거든요. 1위가 유튜브였습니다.

김솔희: 1위가...

김준일: 그러니까 우리가 보통 언론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여기 KBS, 이런 데를 언론이라고 하지, 유튜브는 일반적으로 분류는 플랫폼 아니면 미디어, 이런 식으로 분류가 되는데 사람들한테는 그게 다 언론인 거예요. 그러니까 1위가 유튜브, 2위가 네이버, 3위가 kbs였습니다.

영국의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서 매년 언론 신뢰도 분석 이런 걸 하거든요. 디지털 뉴스 리포터라는 게 있는데 거기에서 한국 사람들한테 얼마나 뉴스를 유튜브를 보냐라고 하냐, 45%가 유튜브로 뉴스를 본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하면 국민의 절반이 지금 뉴스를 유튜브로 보고 있다, 그러면 신뢰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이게 잘 구분이 안 되는 겁니다. 이게 어디 언론사 건지, 구분을 못 하다 보니까 그냥 전체적으로 다 믿어버리는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죠.

김솔희: 저도 유튜브를 많이 봅니다만 일단 제목이나 썸네일만 보면 혹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래서 들어가 보면 별거 없고, 사실 아니고, 이런 게 있긴 한데, 그걸 계속 보다 보면 가짜뉴스라고 하더라도 계속 노출이 되다 보면 나도 은연중에 박히고 믿게 되는 것 같아요.

유현재: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게 확증편향, 아마 시청자분들도 여러 번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리고 인지 부조화 이런 건데, 이 결과가 뭐냐 하면 필터 버블이라는 겁니다. 유튜브에서 하나 봤는데 이러이러한 것들을 하나 봤어요. 그러면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낚인 겁니다. 그러면 제가 나갔다가 들어와도 그게 또 있는 거예요.

김솔희: 그렇죠.

유현재: 예를 들어서 사이버 레커가 보면 그 차가 또 와있는 거예요. 한마디로 그러면 계속 보고, 계속 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내가 어떤 특정한 현상에 대해서 생각하는 게 필터링 돼서 버블 안에 갇혀 버립니다, 고정관념이. 그러면 그다음에는 끔찍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데 어떤 반대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볼게요, 그러면 그럴 수도 있겠네가 아니에요. 그래서는 안 돼. 그럴 리가 없어라고 해서 그 주장을 하는 사람들과 분열하고 반목합니다. 그리고 적으로 상정을 해버리고요. 이거는 굉장히 무서운 결과예요.

방구석 코난 먹잇감 제공하는 기성언론

김솔희: 다시 손정민 씨 사건으로 좀 돌아와서 이야기를 해보면 처음에 사건이 벌어지고 유튜버들이 잘못된 의혹 부풀리기에 많이 나서는 걸 보면서 나중에 가서는 언론들이 그런 걸 또 비판하는 기사도 많이 냈어요.

정아연: 맞습니다. 사실 이게 이 사안이 한 달을 넘어가다 보니까 이 과열의 양상이 누구 (책임)이냐, 이건 과열을 만드는 유튜브 때문이다, 이렇게 좀 책임을 돌리는 거예요. 그러면서 나온 기사들이 이슈 달려드는 유튜브 사이버 레커, 사이버 레커 손정민 사건 낚아 수천만 원씩 벌었다, 그런데 이런 기사들을 쓴 매체들을 보면 이들 역시 이런 기사들 나왔습니다. 풀리지 않은 영상 미스터리, 그날 휴대폰은 왜 친구와 바뀐 건지, 이런 식의 조회 수를 노린 제목 달아서 기사를 내보냈거든요.

그러면 과연 이 매체들은 손 씨 사망 사건에 대해서 그 의혹들을 얼마나 신중하게 접근할 건지, 어디까지 검증을 해서 취재를 해서 기사화를 할 건지, 이런 고민을 과연 얼마나 했을까라는 거죠.

유현재: 저는 감히 기자님들한테 이렇게 그냥 의견을, 제 의견 하나를 드리면 뭘 쓰든 상관은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정보 소비자들은 물음표에 지쳐 있습니다. 그런데 전부 물음표만 던지세요.

김솔희: 맞아요.

유현재: 그런데 그 물음표가 있으면 그 취재를 해서 느낌표를 주셔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러지 않아요. 그러면서 예를 들어 보면 이게 얼마 안 된 기사입니다만 휴대전화 주운 환경 미화원 만나보니, 이게 끝이에요. 그런데 읽어보면 뭐라고 나와 있냐 하면.

김솔희: 뭐예요?

유현재: 별말씀 안 하시더라라는 거예요. 그리고 발견된 A 씨 휴대전화, 경찰이 충전해 보니 켜지더라. 라는 거예요. 이런 느낌이 이게 웃을 일이 아닌 거예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기성 언론이 정말 이야기만 하면 알 만한 언론사들이, 기자들이 쓰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사안들에 대해서 조금조금씩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고요.

데스크에서 어떻게 컨트롤을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기사를 만들라고 이렇게 푸시를 하니까 이렇게 되는 거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런 상황이 되면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가 없어요. 그냥 아까도 이야기 나왔습니다만 정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그냥 유튜브, 그다음에 나머지 언론들 하면 그냥 나한테 안방에 들어오는 건 똑같은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조금 절박함을 느끼시고 신뢰 회복에 있어서 조금 최선을 다해 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김솔희: 결국은 기사 조회 수 올리기 경쟁인데요. 포털에서는 이제 조회 수 올리기 경쟁을 쭉 하다가 이제 그걸 그대로 유튜브로 전장만 바꿔서 다시 재현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정아연: 맞습니다. 저희가 한강 대학생을 키워드로 해서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을 순위를 한번 알아봤거든요. 조회 수 상위 1, 2, 3위가 모두 기성 매체였습니다. 연합뉴스, 뉴스원 TV, YTN, 이렇게 나온 거죠. 이 영상 제목과 내용 들도 대부분 목격자 유가족 인터뷰, 친구 A 씨의 수상한 행동에 초점을 맞춘 그런 영상들이 대부분이었고요. 사실 저희 KBS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손정민 씨 실종된 새벽 한강 찾은 친구 가족 CCTV, 이 영상이 조회 수 300만 회를 넘었더라고요.

김솔희: 지지 않았네요, KBS도. 참 이런 거 보면 기성 언론들이 참 책임도 없다, 체면도 없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 유튜버들이 그렇게 뭐 이런저런 허위 정보 양산하고 그런 걸 또 의혹 부풀리기를 위해서, 비판하면서도 결국 기성 언론도 유튜브 가서 같은 거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거 따라잡기 바쁜 거잖아요.

김준일: 이제 구조가 어떤 식으로 됐냐 하면 서로가 서로를 인용해 주고 서로서로 근거가 되어 주는 거예요. 예를 들면 지난 16일에 데일리안과 머니투데이가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된 걸 또 이제 보도를 한 거예요, 그래서 대학교 의대생이 쓴 글로 추정이 되는 게 올라와서 A 씨를 비난을 했다, 이런 걸 유튜브 방송에 나온 걸 또 보도를 했는데 이 자체가 일단 내용 팩트체크가 안 된 거예요, 왜냐하면 누구든지 거기에 쓸 수가 있는 거거든요.

의대생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설령 의대생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보도 가치가 있는 것인지 사건의 실체 진실하고, 그런데 이제 이거를 또 누군가 보도를 유튜브가 보도를 하면 그거를 인용해서 언론이 보도를 하고 그리고 이거 언론에 나왔다 그러면 그걸 또 화면 처리를 해서 유튜버가 또 다른 보도를 하고, 이렇게 자기들끼리 돌고 도는 이런 식의 보도들이 너무 많다는 거죠.

김솔희: 앞서 교수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일부 기성 언론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의혹 확산의 단초가 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요. 4월 30일 서울신문이 올린 한강 실종 대학생 사건 인근 CCTV 영상 이게 있는데요. 이 영상을 일단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영상] 서울신문 해당 유튜브 영상

김솔희: 이 영상 어떻게 보면 밤중에 공원에 누군가 뛰어다니는 영상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애초에 그 깔려있는 배경 음악부터 해서 무언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줬거든요.

정아연 그렇죠.

김솔희: 그러면서 여러 저런 음모론이 많이 퍼뜨려졌고요.

정아연: 맞습니다. 일단 이 서울신문이 이 영상을 보도하게 된 배경을 좀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손 씨가 손 씨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에 그러니까 실종 당시 상황일 때 유가족으로부터 서울신문이 이 CCTV 영상을 제보를 받은 거죠. 그 3명, 영상에 등장하는 3명이 목격자일 수 있으니 이거를 좀 공개를 해서 그들을 좀 찾자, 이렇게 요구를 받고 보도를 하게 된 건데, 아까 보셨듯이 이 영상에 달린 설명이 좀 오해를 산 겁니다.

실종된 손 씨 주변에 있던 남성들로 추정된다, 이 내용인데요. 이 부분이 이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그 3명이 손 씨와 친구 A 씨 등으로 보인다, 친구가 손 씨를 업고 가는 것 같다, 이렇게 억측이 좀 나오기 시작한 거죠, 그런데 이거를 언론 매체가 그대로 받아쓴 겁니다. 기사를 보면 손 씨 업고 가는 친구? CCTV 보고 의혹 제기한 누리꾼, 단서였던 CCTV 영상 분석한 누리꾼들이 새로 내놓은 주장 이런 식으로 갖다 쓰면서 이른바 음모론이 생긴 겁니다. 결국, 이 의혹은 경찰 발표에서 3명 다 전혀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한 인물이다라고 이렇게 밝히면서, 허위 사실이 됐습니다.

김솔희: 이에 대해서 서울신문 측 입장은 뭐예요?

정아연: 제가 서울신문 사회부 측 취재기자한테 물어봤더니 자신들은 이게 애초에 목격자를 찾기 위해서 올린 영상이었고 이런 오해를 낳을 만한 그런 걸 전혀 예상을 못했다, 또 그렇지만 그 이후 논란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뭔가 해명을 하거나 책임질 부분은 없다고 생각을 한다. 또 이거는 어쨌든 해석한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냐, 이렇게 좀 설명을 들었고요, 그 논란 이후에 그러면 대처를 어떤 식으로 했냐라고 물었더니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고 말을 했습니다.

김솔희: 뭐 잘못 없다, 책임 없다, 의도한 바가 아니다, 이렇게 하면 그냥 끝나는 거예요? 도의적 책임이라도 물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유현재: CCTV에서 우리는 그냥 던진다라고 해서 우리는 잘못이 없다고 하는데 이거 하나하나가 파편입니다. 이거 하나하나가 파편이고 나머지는 지금 극도로 뭔가 관심이 있는 대중들이 그걸 채워 나갑니다. 예를 들어서 언론사에서 CCTV가 흐리잖아요, 또 그러면 거기에 뭔가를 채워 넣을 텐데,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아까 사회자가 말씀하셨습니다만 음악 깔고 3명 달리기하고, 그다음에 새벽이고 또 달리는 것도 엄청 빨리 달리고, 이거 뭔가 이상한 것 같다? 그다음에 체격이 어떻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놓으면, 그렇게 파편을 던지면 대중들은 이거 이렇게 이렇게 하면 뭔가 되네? 이거 이렇게 하면 뭔가 되네? 그러면 여기에서 잘못이 누구에게 있을까? 이건 분명히 언론사의 잘못이 아니면 누구입니까?

그리고 기성 언론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처음에 접근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러면 이 부분은 진짜로 정말 세밀히 연구를 하고 취재를 해서 스모킹 건을 찾든가 아니면 그렇지 않으면 공개에 있어서는 굉장히 온라인 트래픽 이런 거 목적 말고 활용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열된 선정 경쟁의 또 다른 폐해 +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이 언론계에 던진 질문

김솔희: 사실상 거의 모든 언론이 한강 대학생 사건에 몰두를 하면서 우리 사회의 다른 이슈들은 뒤로 밀린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김준일: 모든 삶, 생명은 다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고 같은 무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어떤 것들은 더 주목을 받고 못 받는 경우가 있죠. 좀 불편한 통계를 말씀드리면 한국에서 1년에 산재, 사고로 죽는 사람이 한 900명에서 1,000명 되거든요. 그러면 매일같이 2.5명이 산재 사고로 죽습니다. 떨어져 죽거나 끼어 죽거나 뭐 여러 가지로 죽는데 그중의 하나가 평택항 부두에서 죽은 이 이선호 씨, 이선호 군 사건이었어요.

그게 이제 4월 22일쯤 이제 발생을 했는데 열흘 동안 언론 보도가 거의 없었습니다. 지역 신문에서 작게 났는데 이게 친구들이 SNS에 친구 저희 친구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이렇게 알리면서 이제 언론 보도가 나기 시작했는데 이거의 보도량 차이를 보면 이거는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거죠.

지금 이 손정민 군 사건하고 그래서 물론 손정민 군 사건도 정말 중요하지마는 이 사건이야말로 정말 우리에게 언제든지 매일같이 2.5명이 벌어지는 사건이고, 이거를 더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가 우리 언론도 사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이렇게 차이가 나버린다. 이런 걸 봤을 때 우리가 언론은 무엇을 해야 하고 한국 사회는 무엇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것인가...좀 성찰을 해볼 상황인 거죠.

김솔희: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기성 언론들의 무책임한 보도 관행이 또 가짜뉴스를 양산한 유튜버를 키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언론의 역할과 책임이 더 막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아연: 맞습니다. 디지털퍼스트라고 이야기를 하잖아요. 사실은 저희 KBS부터 좀 자성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이게 모바일 시청층이 늘어가는 흐름에 맞춰가야 하는 게 맞는데 이게 그냥 단순하게 인터넷상에서 조회 수가 많은 기사, 클릭 수가 많은 기사가 독려받는 그런 내부 분위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조회 수 많았고 기사 내용 좋았다, 이런 식의 평가를 하는 거죠.

다른 언론사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매달 온라인 뉴스 포상을 하는데 그 선정 기준이 조회 수가 우선된다든지 딱히 디지털 전략이 분명하지 않다 보니까 그런 조회 수 클릭 수, 얼마나 관심을 많이 받냐, 이런 게 기준이 된다는 건데 그 밖에도 조직 구조나 인사 이런 것들은 디지털 퍼스트가 아닌데 이걸 디지털로 우선시하다 보니까 기자의 전문성이라든지 데스크의 지시 방향, 이런 게 잘 활용이 잘 안 되고 있다 지금은 이제 근본적으로 다시 고민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유현재: 보면 모든 기업들도 그렇고 언론사도 그렇겠습니다만 영어로 이름 이렇게 붙여 놓으면 조금 멋있거든요. 디지털퍼스트. 이러면 그럴 듯한 것 같은데 방금 기자님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이렇게 보면 조금 이렇게 세부적으로 보면 그냥 온라인 공간에서 잘나가는 유튜버들보다 조금 더 주목 많이 받겠다 이런 욕구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사안들이 조금 안타깝게 느껴지고요.

사실 아무리 디지털 모든 게 다 디지털이라고 해도 사람의 감동은 아날로그에서 오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그 아날로그에서의 감동이라는 것은 그것이 콘텐츠 퍼스트, 수용자 퍼스트, 컨슈머 퍼스트 이렇게 기본으로 돌아가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고요. 유튜브 콘텐츠와 관련해서 지금 손정민 씨 관련해서 굉장히 슬픈 일입니다만 이게 계기가 돼서 많은 정책들이 좀 나왔으면 좋겠고요. 이제는 미디어 시대 환경에 맞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유튜브도 그리고 다른 SNS도 미디어 채널들도 친 사회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공생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엄격하게 판단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

이 부분은 어떤 걸 시사하느냐 하면 그동안 보통 플랫폼에 대해서 비난을 하거나 유해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을 했을 때 우리는 그냥 플랫폼이야, 콘텐츠를 만들지 않잖아 그러니까 그리고 심지어 헤드 쿼터는 미국에 있어. 우리한테 이러지 마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이제는 콘텐츠와 플랫폼을 구분해서 그렇게 보면 이 사안은 분명히 해결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김준일: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서 매년 언론 신뢰도 조사를 하는데 한국이 4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신뢰도 부문에서. 이런 게 있었잖아요. 지금 언론, 한국의 언론들이 가는 방식이 클릭 수 최대화 방식으로 가고 있어요, 그게 네이버, 다음 포털에서도 그렇고 지금 유튜브까지도 옮겨간 상황인데 이게 당장은 좋을 수가 있는데 매체가 이렇게 점점 늘어날수록 가장 중요한 거는 신뢰다.

어떤 언론이 신뢰를 얻느냐에 따라서 이게 굉장히 중요하게 더 많은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쪽에 대해서는 별로 지금 언론들이 고민을 안 하고 있다는 거죠. 왜냐하면, 그 길이 너무 어려우니까, 신뢰를 쌓는 거에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고민을 해야 할 때다.

경제적으로도 당장에 눈앞에 이익만 볼 것이 아니라 조금 고민을 할 때라는 거고 또 하나는 이제 포털의 문제점이 있는데 네이버나, 다음에 다 인공지능으로 하겠다라고 하는데 인공지능이 지금 폐해가 심각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기본적으로 네이버의 에어스(AiRS)나 이런 거의 원칙이 뭐냐 하면 많이 본 뉴스를 더 추천하는 거예요.

많이 보는 뉴스가 좋은 거라고, 이거를 더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는데 많이 본 뉴스가 어떤 거냐? 오늘 보도한 이런 거 우리가 다룬 이런 보도들이 많이 본 뉴스에 올라가는 거예요. 지금 방식의 이 네이버가 하는 이런 방식은 개선이 분명히 필요하다라는 걸 좀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솔희: 알겠습니다. 오늘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을 다룬 언론과 유튜버의 행태를 짚어 봤는데요. 지난 한 달간 사실 대신 의혹을 좇으며 조회 수 장사에 매몰된 언론들이야말로 이른바 사이버 래커로 전락한 게 아닌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세 분 감사합니다.


*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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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사이버 렉카’로 전락한 언론과 유튜브
    • 입력 2021-06-06 23:18:28
    • 수정2021-06-06 23:39:27
    질문하는 기자들Q
[영상]

김솔희: 미디어의 본질을 묻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여덟 번째 시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지난 한 달 동안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요.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을 대하는 언론과 유튜브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함께할 분들 소개해드릴게요.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모셨습니다.

유현재: 안녕하세요? 유현재입니다.

김솔희: 자주 뵙습니다. 그리고 KBS 정아연 기자도 함께합니다.

정아연: 안녕하세요?

김솔희: 그리고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의 김준일 대표도 새롭게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김준일: 안녕하세요?

김솔희: 뉴스톱이요. 국내 최초의 팩트 체크 전문 미디어더라고요. 아무래도 저널리즘 전반에 대해서 관심이 높으실 것 같아서 미디어 비평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 저희 프로 좀 보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김준일: 조금 몰아서 봤고요. 최근에

김솔희: 출연을 앞두고...

김준일: 받은 느낌은 심야식당 같다.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심야식당에 야심한 밤에 손님들한테 음식을 파는데 이게 매우 화려하지는 않잖아요. 그 좋은 재료를 또 확보하고 그 손질을 하는 낮에 오랫동안 과정이 있고 이런 제작진, 기자분들 이런 분들의 노력이 굉장히 많이 보인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단골이 생기고 더 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솔희: 덕담 감사하고요. 그러면 오늘 본격적인 비평 시작하겠습니다.

■ '아니면 말고 식' 의혹 보도에 묻힌 진실

김솔희: 지난 4월 25일이었죠? 한강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 손정민 씨, 벌써 사건 한 달이 넘었는데 사망 경위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젊은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자 언론에서 유례없이 많은 보도가 쏟아졌고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확대하고 재생산한 기사가 난무했습니다.

손 씨의 죽음을 다룬 우리 언론은 대체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걸까요? 정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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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①]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어떻게 폭발했나?

지난 4월 말, 이곳 한강 공원에서 대학생 손정민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한강 실종 사망 사건 한 해 평균 100건이 넘습니다, 손 씨 사망도 그 가운데 하나였는데요,

대부분의 사건들과 달리 이번에는 유독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여기 이렇게 추모객들이 두고 간 꽃과 편지들이 있습니다,

"끝까지 함께할게", "우리가 밝혀줄게"

지난 한 달 사이 여론을 짐작할 수 있는 문구들입니다.

언론도 이례적으로 많은 기사를 쏟아냈는데요,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도 드러났습니다.

손 씨의 실종 소식이 맨 처음 알려진 건 지난 4월 28일.
사라진 아들을 찾아 나선 아버지의 호소와 전단지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타고 퍼져 나갔고
동시에 의대생 손 씨를 조명하는 애틋한 사연의 기사들이 출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부터 이틀 뒤,

[녹취] KBS 9시 리포트(4/30)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22살 대학생 손정민 씨의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손 씨가 오늘 실종지점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수상 택시 승강장 근처였습니다.
실종 닷새만으로 관련 기사가 급증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그 시작은 연합뉴스 사진 한 장이었습니다.
시신을 운구하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된 뒤 발견 당시 차림새까지 상세히 전한 기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습니다.

[녹취] YTN 뉴스(4/30)
"실종 당시 입고 있던 체크 셔츠와 검은색 바지 그대로였습니다."

[녹취]SBS 뉴스(4/30)
"손 씨는 실종 당시 입었던 흰색과 회색, 검정색 패턴이 뒤섞인 긴 팔 셔츠와 검정 바지 등의 차림새 그대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이날 하루만 80건 넘는 기사가 나왔는데요. 이때부터 보도가 늘수록 관심도가 덩달아 증가하고 다시 관련 기사가 늘어나는 패턴이
이어졌습니다.

KBS가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과 함께 분석해봤습니다.

기사 데이터 서비스 빅카인즈에 등록된 54개 언론사만 따져봐도, 첫 보도가 시작된 4월 28일부터 3주 동안 손 씨 관련 기사는 1,620건에 달합니다.
손 씨 시신이 발견된 4월 30일은 84건으로, 전날과 비교해 7배 급증했습니다.

핵심은 늘어난 기사 수 만큼, 검증되지 않은 의혹과 추측성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는 점입니다.
의혹은 대부분 손정민 씨의 친구 A 씨를 향한 것들이었습니다.

가장 정점을 찍은 건 5월 4일, 손 씨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20만 돌파 기사, 친구 A 씨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낸 유가족의 발언 기사 등이 줄줄이 나왔는데 추측 보도 역시 잇따랐습니다.

유가족이 "문제의 휴대폰이 발견됐고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블로그에 올렸지만, 언론은 이를 "친구의 휴대폰 찾았다", "문제의 휴대전화 박살 난 상태"는 식의 제목을 달아 출고하며 관심을 키웠습니다.

결국, 몇 시간 만에 오보로 밝혀졌습니다.

[녹취] MBC 8시뉴스(5/4)
"사건 현장 근처에서 수상한 휴대 전화가 하나 발견됐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금 전 확인 됐습니다. 갈수록 미궁에 빠지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혀 달라는 여론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자신을 타살 피의자로 모는 듯한 의혹이 불어나자 A씨가 변호사를 통해 공개 입장을 밝힌 건 5월 17일.
신발을 버린 경위 등 모두 16가지 해명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고, 이는 '익사 추정'이라는 손 씨의 부검 결과가 나온 13일의 기사량을 뛰어넘습니다.

대중의 관심이 의혹과 해명에 더 쏠려 있었다는 방증입니다. 이 시기까지 손 씨 관련 보도 연관어도 친구 A 씨, 휴대전화, 진상 규명, CCTV 등의 단어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언론과 누리꾼이 친구 A 씨 행적을 집중 조명하는 과정에선 심각한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녹취] YTN 5월 15일 리포트
"특히 실종 당시 함께 있던 친구와 그 가족에 대한 이른바 신상털기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 MBN 5월 16일 리포트
"A 씨의 외삼촌으로 지목된 서울경찰청 수사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직접 해명에 나서기까지 했는데.."

시신 사진 모자이크 처리 친구 가족의 직업 관련 가짜뉴스들이 유포됐고, 거론 인사들이 줄줄이 해명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진 겁니다.
각종 의혹 제기는 수사 기관도 흔들었습니다.

[녹취] 한원횡/서울경찰청 형사과장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으니 경찰 수사를 믿고 지켜봐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이례적으로 23장짜리 수사자료를 모두 공개하며 각종 의혹에 일일이 해명했는데 수사에 대한 불신을 잠재우진 못했습니다. (VC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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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먼저 고인과 유가족의 슬픔에 깊은 애도를 전합니다. 오늘 본격적인 비평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저희의 비평 대상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의혹 부풀리기에 나섰던 일부 언론과 유튜브의 행태라는 점 분명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영상을 살펴봤는데요. 정말 많은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왜 유독 이 사건에 이렇게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보도가 많아졌는지 궁금해요.

유현재: 일단 사회자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저도 아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애도를 표합니다. 보면 청년이 죽었고 그런데 그 청년이 알고 보니까 의대생이었고 아버님이 초기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셔서 여론 형성이 됐고, 그런데 친구랑 같이 있었다는데 그 친구가 의심적인 행동을 또 많이 했고, 그다음에 아직도 뭔가 밝혀진 사안도 많이 없는 것 같고, 이런 상태에서 진위 여부를 떠나서 굉장히 많은 언론들이 적극적으로 좀 나섰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속칭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거의 어젠더를 삼켰다, 지난 한 달 동안.

다음에 클라우드라고 하면 보통 긍정적으로 해석이 되는데 이건 클라우드 지성, 집단 지성, 이런 게 아니라 약간 집단 야성까지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조금 다른 이상적이라고 보기에는 좀 이해가 안 되는 그 패턴들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김준일: 또 하나 이게 한국 사회 특유의 저신뢰 사회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이제 경찰에 대해서 못 믿는 거예요,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그동안 그래서 조금 전에 각종 음모론이 퍼졌잖아요.

김솔희: 그렇죠.

김준일: 경찰 고위 간부다, 관계자가 이게 왜 그러냐 하면 그러니까 그동안 경찰들이 해왔던 행태들 예를 들면 버닝썬 사건이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권력과 유착하고 아니면 이용구 법무부 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도 경찰이 알았는데 은폐했다는 의혹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것도 은폐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다 정의감에 불타는 거예요. 이거를 은폐하게 놔둬서 안 된다. 내가 이걸 해결해야겠다. 저신뢰 사회에 이런 것까지 종합적으로 겹쳐지면서 일종의 광기처럼 이게 지금 몰아치지 않았나 이렇게 좀 보여집니다.

정아연: 거기에 더해서 제가 이제 취재 현장에서 시민들을 좀 만나다 보면 이게 굉장히 일상적인 부분, 친숙한 환경, 조금만 집에서 걸어 나가면 있는 한강이라는 곳, 또 아들 같은 존재가 실종됐는데 숨진 채 갑자기 나타나는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여론이 좀 들끓은 부분이 있는데 문제는 이런 여론을 어떨 때는 좀 언론이 신중하게 좀 눌러줘야 할 때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 여론에 같이 올라타서 이걸 더 촉발시킨 게 문제가 아닌가 싶고요.

김솔희: 대중의 어떤 관심을 언론이 부추긴 면도 없지 않아 있는데요. 이번 사건을 다룬 언론 보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세요?

유현재: 첫 번째는 문제 제기하는 거예요. 이게 보면 내용을 읽어보면 별 그렇게 해답이 있거나 뭔가 해결을 해서 뭔가 있거나, 이런 건 아닌 거예요. 뭐 뭐 했는데 미스터리 어떻게 풀릴 것인가, 그런 이야기를 누가 못 하겠어요? 그렇게 한다거나,

두 번째는 그냥 프레임이 보면 처음부터 일정 부분 누가 범인일 것 같다. 사건이 아니라 사고, 사고가 아니라 사건, 이런 것들을 자기들이 알아서 프레이밍을 해버린다, 그러면 당연히 대중들은 어떻게 알아듣겠습니까? 그런 면이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김준일: 이제 교수님이 되게 중요한 부분을 말씀해 주셨는데 우리가 예전에 취재원의 어떤 발언을 그대로 인용, 보도하는 건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고 이야기를 했잖아요. 이거는 따옴표 저널리즘이라기보다는 게시판 저널리즘으로 퇴보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떤 댓글들이나 어떤 글들을 그대로 인용 보도를 하는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데일리가 5월 3일에 한강 사망 대학생 실종 날 새벽에 경찰차 6대 출동, 목격담 이런 기사인데요. 그러니까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목격담이 올라왔다는 건데, 이게 그때 교통사고 접촉사고가 있었고 그걸 처리하기 위해서 이제 출동을 한 거였고 실제는 6대가 아니라 2대였거든요. 실제 확인한 결과.

그런데 이 네티즌들의 말을 그대로 인용을 하면서 이거에 대해서 굉장히 의혹이 있는 것처럼 이거를 손정민 씨 사건과 엮은 것처럼 이제 보였는데 이게 음모론으로 발전을 한 거죠, 출동했는데 왜 이게 아무 결과가 없지? 경찰이 덮으려는 거 아니야? 이런 것까지 이어지는데 이거의 결정적인 다리 역할을 한 것이 지금 언론이었다, 이런 식의 보도들이 사실 이 보도뿐만 아니라 너무 많습니다. 너무 많기 때문에 지금 난장판이 된 느낌이에요.

정아연: 김준일 대표님 말씀하셨지만 이런 기사들 대부분이 이게 사실보다는 의혹에 상당히 치중을 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며칠 전에는 이런 기사까지 떴었는데 뭐냐 하면 해외 전문가들은 이 한강 사건을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기사가 나왔어요.

김솔희: 해외 전문가라 하면 누굴까요?

정아연: 그러니까 이 해외 전문가가 이 기사에 등장한 인물들이 이런 사람들입니다. FBI 국장, 프랑스의 정치외교학과 교수, 굉장히 저명 인사들처럼 느껴지는데 이 이름들이 알고 봤더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가상의 캐릭터였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한 인터넷 게시판에 이른바 누군가 낚시성으로 올린 글을 그 매체가 그냥 갖다가 쓴 겁니다. 왜냐하면 굉장히 사람들이 관심이 많으니까.

선정성 경쟁 불붙은 기성 언론과 개인 유튜브

김솔희: 이게 기성 언론의 일련의 문제도 문제인데 이번 사건에서 특히나 문제가 됐던 게 유튜브 채널들이었습니다. 일부 유튜브 채널들의 어떤 의혹 부풀리기, 이런 게 상당히 크게 도드라졌는데 요새는 그런 유튜버들을 사이버 래커라고 부르더라고요.

정아연: 교통사고가 나면 현장에 가장 먼저 오는 게 바로 래커잖아요. 그런 것처럼 어떤 관심 뜨거운 이슈가 생기면 거기에 가장 먼저 뛰어 들어서 관련 동영상을 막 쏟아내고, 그래서 조회 수를 올리면서 또 관심을 끌어올리고 이런 이슈 유튜버들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제가 이제 취재를 나갔던 한 손정민 군 추모 집회 현장에서 취재를 나온 기성 언론 취재진보다 유튜버들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었거든요. 뭐 일부 유튜버들은 이거 사안과 관련해서 기자 회견이나 추모 집회를 직접 열고 그 사안을 더 주도하는 그래서 이목을 더 집중시키는 그런 유튜버도 있었습니다. 이들 유튜버가 왜 이렇게까지 이 사안에 모여드는지 그들을 직접 만나서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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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②] 유튜버들은 왜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에 관심갖나?

지난 5월 23일 한강공원 추모 집회,
추모 시민들 사이로 1인 방송에 나선 이들이 곳곳에 눈에 띕니다.

[녹취] 인터뷰 중인 유튜버 (음성변조)
"사회 갈등이 많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실족이냐, 타살이냐 이거 가지고도 서로 싸우고 그런 건데.."

얼핏 봐도 언론사 취재진보다 많습니다.

[녹취] 유튜버 (음성변조)
"저희가 추모를 위해서 온 거지, 뉴스에 그런 게 나올 수 있습니다. 손정민 군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유튜버들이 돈을 벌고 있다. 이런 얘길 할 수 있어요, 여러분들!"

나름대로 다 이유는 있습니다.

[녹취] 유튜버 (음성변조)
"제3의 언론이에요, 우리도. 지금 메이저의 언론들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못 한다고 국민들이 다 지금 생각을 하잖아요. 지금 공권력이 올바른 수사를 하도록, 명백하게 하도록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아주고 모습을 비춰줘야 되는데~"

주말이면 손 씨 관련 현장과 그 일대는 혼돈 그 자체가 됩니다.

[녹취] 유튜버1
“방송이, 워낙 방송을 안 하니까 진실을 알리고 싶어서 나온 거거든요.”

[녹취] 유튜버2
”손정민 군에 대해서 국민들이 의문이 많잖아. 심지어 장소의 CCTV 정보에 대한 것도 유튜브에서 (까밝혀서) 현실적으로 방송해드리고 있어요.”

어떤 내용일까

대부분 석연치 않은 사망 경위에 초점을 맞춥니다.

'손정민 추정인물 끌고 가는 3인', '손정민 사건, 누군가 밀쳐 추락' 자극적인 제목이 붙을수록, 타살 의혹을 강하게 제기할수록 조회 수는 하늘을 찌릅니다.

[녹취] ‘신의 한 수’ 유튜브 채널 (5/24)
"이제 뭐 빼박입니다. 그러나 거기서 움직였다는 것이 손정민이냐, 아니냐 이 부분에 대해선 논란이 있을 거라 생각입니다. 이제부터 충격적인 영상, 가슴 떨리는 영상, 여러분들 그동안 진실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셨는데 그 영상 함께 시청하겠습니다."

이 영상은 일주일 만에 조회 수 89만 회, 댓글 4천2백여 개를 기록했습니다.

친구의 범행을 의심하는 취지의 영상을 올린 한 유튜버는 한 달 사이 구독자 수가 7만 명 넘게 늘었습니다.

[녹취] 집회 현장 나온 유튜버
(기자: 관심이 몰리는 사안을 다루다보면 본인 유튜브 채널에 영향력도 높아지고 그런 게 있어요?)
“오, 대단하죠, 구독자 130 몇 만 명까지 있는 분도 있어요.”
(선생님은?) 저는 그건 관계없고요,

한 언론인 겸직 유튜버 역시 한때 조회 수에 이끌려 손 씨 동영상에 주목했다고 고백합니다.

[녹취] 기자 겸직 유튜버
"뭐 이렇게 진짜 자극적으로 한다 그러면 누구보다 잘할 수도 있겠죠. 근데 그거는 아예 생각을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기자들이 그래도 금도는 지키는 경향이 있다.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 기사 써가면 이거는 누가 한 말이야? 이거는 누가.. 이거는 어디서 체크한 거야? 이런 거 있잖아요.
뭐 그런 걸 해본 사람들은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걸 아는데 그냥 안 해본 사람들이 점점 그쪽으로 몰려가는, 그러니까 그쪽으로 몰아가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따라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 거죠. 사람들이 얼마나 클릭을 해줄 것인가가 보도 가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알고리즘상 그럴 수밖에 없거든요. 결국 그게 수입이니까."

일부 자극적인 제목과 확인되지 않은 각종 의혹 제기.
손 씨 사고를 돈벌이로 악용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이윱니다.

[인터뷰] 차종욱 / 민간 구조사 유튜버
"어떤 호도를 하는 분들, 그러니까 선정적이라든가 제목으로 사람을 끄는 그런 거, 조회 수 늘리는 그런 사람들은 반성하셔야 돼요. 사실이 아닌 걸 갖고 자꾸 선정적으로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본질을 흐리고 혼동을 주고요. 팩트 아닌 거로 자기 돈벌이 하고 그러면 안 되죠." (VC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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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물론 일부 유튜버들은 기성 언론들이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 의문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다룬 상당수의 유튜버들이 허위 정보를 담은 가짜뉴스를 양산한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났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유튜브 가짜뉴스 김준일 대표께서 팩트체크해 보셨다고요?

김준일: 지난 18일에 한 유튜버가 손정민 군 혈흔 장면, 연합뉴스 영어버전 채널에만 보도, 이렇게 나갔는데 이게 53만 회 기록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거는 연합뉴스 거를 인용한 거예요, 그런데 연합뉴스에 확인을 해보니 실제 사건 현장에 혈흔처럼 보이는 게 있고 그거를 경찰이 확인하는 것이 있는데 그게 손정민 씨 거하고, 손정민 씨 혈흔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내용이 없습니다. 그냥 스케치 같은 거죠, 그러니까 현장 스케치 같은 건데 이거를 제목부터 영어 버전 채널에만 이렇게 하면 한국어에는 알려주지 않는다. 한국민들한테는 진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내가 알려줄게 이런 뉘앙스를 풍기는 거잖아요.

이런 식으로 호기심을 자극해서 이것을 굉장히 단정적으로 손정민 씨인 것처럼 이제 했는데 이거는 나중에 경찰 조사 결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혈흔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렇게 경찰이 확인을 해준 거죠.

김솔희: 그러면 대체 그 혈흔 장면은 뭐였는지 모르겠어요.

정아연: 어떻게 이런 영상이 나가게 된 건 지를 연합뉴스 유튜브 담당자에게 확인을 해봤는데요. 일단 내용상으로는 혈흔 관련 내용이 전혀 없었고, 이 경찰 수색 장면을 그 영상에 편집하는 과정에서 그 컷이 들어갔는데 자기네들도 이게 해외 거주자들 대상으로 하는 채널인데, 국내에서 이걸 누군가를 보고 이렇게까지 관심거리가 될 줄 몰랐다, 이렇게 설명을 하더라고요.

김솔희: 무책임한데요?

정아연: 그러면서 사실 덧붙인 말이 그 영상 편집을 미스터리식으로 다루다 보니까 여러 가능성을 짚어보는 부분에서 그 장면이 들어갔다, 그런데 몇 초 안 되는 그 컷 때문에 계속 오해를 사니까 곤혹스럽다, 이렇게도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거 외에도 이번 사건에는 이 가짜뉴스가 정말 난무했는데 심지어는 경찰을 사칭하는 가짜뉴스까지 있었습니다. 뭐냐 하면 대전 경찰청장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을 비판하면서 친구 A 씨를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게 팩트라면 굉장히 신빙성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 대전경찰청에서 사실무근이라고 밝혔고, 강력 대응하겠다고 했습니다.

김솔희: 또 유튜브에서는요. 무속인이 출연해서 손 씨의 죽음이 타살이다 이렇게 추정을 하는 영상들이 난무했습니다. 지난달 5월 24일에 올라온 관련 영상이 현재 조회 수가 74만을 넘었다고 합니다. 무속인의 이야기까지 뭔가 이렇게 뉴스로 다루는 이런 현상 어떻게 봐야 할까요?

유현재: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에서 무당 이야기까지 할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정말 뭘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고요,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만 이게 돈을 벌기 위해서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거에 대해서 굉장히 창의적이라는 생각은 들었어요. 그런데 완전히 아무 말 대잔치거든요. 그리고 제가 조금 화가 났던 건 뭐냐 하면 첫 장면부터 저도 찾아봤습니다. 그냥 처음부터 아무 말이나 막 하는데 오른쪽 위에 뭐가 있냐 하면 핸드폰 번호가 떠 있어요.

김솔희: 왜 있어요?

유현재: 연락하라는 거죠, 내가 이렇게 연락하라는 거예요.

김솔희: 일종의 홍보네요.

유현재: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결국에는 돈이다라고 말을 했었는데 이분도 사실은 죽음을 상업으로 이용하는 거예요. 그런 다음에 제가 더 놀랐던 건 뭣이냐 하면 아까 사회자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조회 수예요, 이 조회 수가 엄청나게 나오더라고요. 수십만씩 나오고 그리고 댓글을 보니까 더 놀라운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조금이라도 부정적 댓글이 있을 거라 생각을 하고 들어갔어요, 그런데 댓글을 읽어보면 보살님 응원합니다. 보살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런 것들이 망자와 그다음에 유족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너무나 막 하는 거예요.

김준일: 이게 굉장히 특징적인 게 나름 유튜브가 생태계 자체가 버티컬미디어 면에서 긍정적인 게 있었거든요. 예를 들면 뷰티, 아동, 이렇게 해서 그런데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다 달려들었습니다. 이게 뭔가 특별한 전문성이 필요로 하지 않고 의혹 제기만으로도 조회 수가 나오니까

유현재: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 하면 콘텐츠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진위 여부, 그다음에 심층적인 뭐 뭐, 이런 거 전혀 없어요. 그냥 아무거나 내가 만들 수 있는 것들, 그다음에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어떤 정말 다양한 소스들로 이렇게 만들고 저렇게 만들어서 결국은 그냥 자극적으로 내놓습니다. 이 사람들 목적은 처음부터 딴 데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돈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김솔희: 아무래도 조회 수가 올라가면 광고 수익과 연결이 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은데,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에 대해서 돈벌이 이용했다, 유튜버들이 이용했다는 비판에 대해서 유튜버들은 어떤 입장인지 궁금해요.

정아연: 제가 일단 현장에서 만난 유튜버들은 일단 하나같이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이 사안이 경찰 초동 수사부터 미흡했는데 기성 언론이 이걸 전혀 다루지 않았다. 굉장히 적게 다뤘다. 그래서 우리가 의혹을 밝히고 경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려고 하는 거지, 돈벌이를 위해서가 아니다, 이렇게 항변들을 했는데요. 그런데 이게 저희가 한강 대학생 의혹과 관련해서 조회 수 상위에 올라온 채널들을 수익 분석 매체를 통해서 좀 살펴봤는데 유튜브 평균 월 수익이 1,000만 원, 많게는 4,000만 원 이상 번 것으로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추정치가 이렇게 나온 것으로 보이고요.

이런 의혹 제기를 많이 하는 채널일수록 조회 수가 늘고 그럼 구독자 수가 또 뛰고 이러면서 중간에는 후원을 계속 받습니다. 라이브를 하면서

김솔희: 후원이라고 하는 게 어떤 후원인 거죠?

정아연: 그 채널을 후원하는 거죠,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이 받을 수 있게끔.

김솔희: 고인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정아연: 그렇죠, 그 후원금을 유가족이나 전달하는 건 그 채널 운영자의 선택이나 판단인 거고, 이게 슈퍼챗이라는 게 있어요. 실시간 채팅을 하는 장치인데, 기능인데, 거기에서 사람들이 실시간 방송에서 채팅을 계속하면서 후원금을 계속 쏘는 거거든요. 이 사안에서 기자 회견까지 주도하면서 좀 적극적으로 뛰어든 한 유튜버는 지난 일주일간 동영상 콘텐츠만으로 벌어들인 (슈퍼챗) 수익이 1,6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김솔희: 이렇게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나서고 수익을 올리고 있는 유튜버들에 대해서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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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③] 시민들의 생각은?

기자: 유튜브를 통해서 접하시는 정보와 (언론)기사를 통해서 접하시는 정보 중에 무엇에 좀 더 신뢰가 많이 가세요?

[인터뷰] 김현군(60대) / 서울시 은평구
유튜브를 보면서도 많이 공감을 많이 해요. 방송에는 안 나오는 점도 있고 그래서. 우리들은 그것도 뉴스라고 보거든요.

[인터뷰] 이순보(86) / 서울시 용산구
유튜브를 더 신뢰하지! 유튜브를 모르는 사람들은 아직도 신문을 기대하는데... 내가 신문 좋아하는 사람인데 요즘의 신문은 완전히 저 뭐야, 순전히 거짓말이 엄청 많아!

기자: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있잖아요. 그게 언론사 기사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유튜브 방송들에서 엄청 다루고 있거든요. 유튜브에서 그런
의혹을 계속 개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인터뷰] 목태균(32) / 부천시 소사구
저희도 방금 그거(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관련 유튜브 영상)를 보고 있었는데 이런 사건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이 조금 많지 않을까,
수사에도 사실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죠. 요즘 사람들은 사실 그렇게까지 예전처럼 선동되는 것들은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해요.
한 가지의 단편적인 모습들을 보고 이게 맞다, 아니다 판단하기보다는 종합적으로 판단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인터뷰] 김정은(32) / 서울시 영등포구
시사 관련해서 너무 편파적으로 자신들의 수익창출을 위해서 계속 이용하는 것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게 어쨌든 지상파나 이런 방송국에 비해서는 당연히 팩트에 기반한 사실을 다 밝힐 수가 없는 거고, 자신들의 편파적인 사상이나 자기의 그런 주관적인 의견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딱히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VC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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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솔희: 많은 분이 유튜브를 언론의 한 종류라고 생각을 하고 계시고, 신뢰도 꽤 높아 보입니다.

김준일: 지난해 시사주간지 시사in이 신뢰도 조사를 했는데 언론 매체 신뢰도 조사를 했거든요. 1위가 유튜브였습니다.

김솔희: 1위가...

김준일: 그러니까 우리가 보통 언론이라고 이야기를 하면 여기 KBS, 이런 데를 언론이라고 하지, 유튜브는 일반적으로 분류는 플랫폼 아니면 미디어, 이런 식으로 분류가 되는데 사람들한테는 그게 다 언론인 거예요. 그러니까 1위가 유튜브, 2위가 네이버, 3위가 kbs였습니다.

영국의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서 매년 언론 신뢰도 분석 이런 걸 하거든요. 디지털 뉴스 리포터라는 게 있는데 거기에서 한국 사람들한테 얼마나 뉴스를 유튜브를 보냐라고 하냐, 45%가 유튜브로 뉴스를 본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하면 국민의 절반이 지금 뉴스를 유튜브로 보고 있다, 그러면 신뢰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이게 잘 구분이 안 되는 겁니다. 이게 어디 언론사 건지, 구분을 못 하다 보니까 그냥 전체적으로 다 믿어버리는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죠.

김솔희: 저도 유튜브를 많이 봅니다만 일단 제목이나 썸네일만 보면 혹하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래서 들어가 보면 별거 없고, 사실 아니고, 이런 게 있긴 한데, 그걸 계속 보다 보면 가짜뉴스라고 하더라도 계속 노출이 되다 보면 나도 은연중에 박히고 믿게 되는 것 같아요.

유현재: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게 확증편향, 아마 시청자분들도 여러 번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리고 인지 부조화 이런 건데, 이 결과가 뭐냐 하면 필터 버블이라는 겁니다. 유튜브에서 하나 봤는데 이러이러한 것들을 하나 봤어요. 그러면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낚인 겁니다. 그러면 제가 나갔다가 들어와도 그게 또 있는 거예요.

김솔희: 그렇죠.

유현재: 예를 들어서 사이버 레커가 보면 그 차가 또 와있는 거예요. 한마디로 그러면 계속 보고, 계속 보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내가 어떤 특정한 현상에 대해서 생각하는 게 필터링 돼서 버블 안에 갇혀 버립니다, 고정관념이. 그러면 그다음에는 끔찍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데 어떤 반대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볼게요, 그러면 그럴 수도 있겠네가 아니에요. 그래서는 안 돼. 그럴 리가 없어라고 해서 그 주장을 하는 사람들과 분열하고 반목합니다. 그리고 적으로 상정을 해버리고요. 이거는 굉장히 무서운 결과예요.

방구석 코난 먹잇감 제공하는 기성언론

김솔희: 다시 손정민 씨 사건으로 좀 돌아와서 이야기를 해보면 처음에 사건이 벌어지고 유튜버들이 잘못된 의혹 부풀리기에 많이 나서는 걸 보면서 나중에 가서는 언론들이 그런 걸 또 비판하는 기사도 많이 냈어요.

정아연: 맞습니다. 사실 이게 이 사안이 한 달을 넘어가다 보니까 이 과열의 양상이 누구 (책임)이냐, 이건 과열을 만드는 유튜브 때문이다, 이렇게 좀 책임을 돌리는 거예요. 그러면서 나온 기사들이 이슈 달려드는 유튜브 사이버 레커, 사이버 레커 손정민 사건 낚아 수천만 원씩 벌었다, 그런데 이런 기사들을 쓴 매체들을 보면 이들 역시 이런 기사들 나왔습니다. 풀리지 않은 영상 미스터리, 그날 휴대폰은 왜 친구와 바뀐 건지, 이런 식의 조회 수를 노린 제목 달아서 기사를 내보냈거든요.

그러면 과연 이 매체들은 손 씨 사망 사건에 대해서 그 의혹들을 얼마나 신중하게 접근할 건지, 어디까지 검증을 해서 취재를 해서 기사화를 할 건지, 이런 고민을 과연 얼마나 했을까라는 거죠.

유현재: 저는 감히 기자님들한테 이렇게 그냥 의견을, 제 의견 하나를 드리면 뭘 쓰든 상관은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정보 소비자들은 물음표에 지쳐 있습니다. 그런데 전부 물음표만 던지세요.

김솔희: 맞아요.

유현재: 그런데 그 물음표가 있으면 그 취재를 해서 느낌표를 주셔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러지 않아요. 그러면서 예를 들어 보면 이게 얼마 안 된 기사입니다만 휴대전화 주운 환경 미화원 만나보니, 이게 끝이에요. 그런데 읽어보면 뭐라고 나와 있냐 하면.

김솔희: 뭐예요?

유현재: 별말씀 안 하시더라라는 거예요. 그리고 발견된 A 씨 휴대전화, 경찰이 충전해 보니 켜지더라. 라는 거예요. 이런 느낌이 이게 웃을 일이 아닌 거예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기성 언론이 정말 이야기만 하면 알 만한 언론사들이, 기자들이 쓰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사안들에 대해서 조금조금씩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고요.

데스크에서 어떻게 컨트롤을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기사를 만들라고 이렇게 푸시를 하니까 이렇게 되는 거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런 상황이 되면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가 없어요. 그냥 아까도 이야기 나왔습니다만 정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그냥 유튜브, 그다음에 나머지 언론들 하면 그냥 나한테 안방에 들어오는 건 똑같은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조금 절박함을 느끼시고 신뢰 회복에 있어서 조금 최선을 다해 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김솔희: 결국은 기사 조회 수 올리기 경쟁인데요. 포털에서는 이제 조회 수 올리기 경쟁을 쭉 하다가 이제 그걸 그대로 유튜브로 전장만 바꿔서 다시 재현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정아연: 맞습니다. 저희가 한강 대학생을 키워드로 해서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을 순위를 한번 알아봤거든요. 조회 수 상위 1, 2, 3위가 모두 기성 매체였습니다. 연합뉴스, 뉴스원 TV, YTN, 이렇게 나온 거죠. 이 영상 제목과 내용 들도 대부분 목격자 유가족 인터뷰, 친구 A 씨의 수상한 행동에 초점을 맞춘 그런 영상들이 대부분이었고요. 사실 저희 KBS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손정민 씨 실종된 새벽 한강 찾은 친구 가족 CCTV, 이 영상이 조회 수 300만 회를 넘었더라고요.

김솔희: 지지 않았네요, KBS도. 참 이런 거 보면 기성 언론들이 참 책임도 없다, 체면도 없다. 이런 생각도 드는데 유튜버들이 그렇게 뭐 이런저런 허위 정보 양산하고 그런 걸 또 의혹 부풀리기를 위해서, 비판하면서도 결국 기성 언론도 유튜브 가서 같은 거 하고 있는 거잖아요. 그거 따라잡기 바쁜 거잖아요.

김준일: 이제 구조가 어떤 식으로 됐냐 하면 서로가 서로를 인용해 주고 서로서로 근거가 되어 주는 거예요. 예를 들면 지난 16일에 데일리안과 머니투데이가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된 걸 또 이제 보도를 한 거예요, 그래서 대학교 의대생이 쓴 글로 추정이 되는 게 올라와서 A 씨를 비난을 했다, 이런 걸 유튜브 방송에 나온 걸 또 보도를 했는데 이 자체가 일단 내용 팩트체크가 안 된 거예요, 왜냐하면 누구든지 거기에 쓸 수가 있는 거거든요.

의대생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설령 의대생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보도 가치가 있는 것인지 사건의 실체 진실하고, 그런데 이제 이거를 또 누군가 보도를 유튜브가 보도를 하면 그거를 인용해서 언론이 보도를 하고 그리고 이거 언론에 나왔다 그러면 그걸 또 화면 처리를 해서 유튜버가 또 다른 보도를 하고, 이렇게 자기들끼리 돌고 도는 이런 식의 보도들이 너무 많다는 거죠.

김솔희: 앞서 교수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일부 기성 언론이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의혹 확산의 단초가 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요. 4월 30일 서울신문이 올린 한강 실종 대학생 사건 인근 CCTV 영상 이게 있는데요. 이 영상을 일단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영상] 서울신문 해당 유튜브 영상

김솔희: 이 영상 어떻게 보면 밤중에 공원에 누군가 뛰어다니는 영상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애초에 그 깔려있는 배경 음악부터 해서 무언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줬거든요.

정아연 그렇죠.

김솔희: 그러면서 여러 저런 음모론이 많이 퍼뜨려졌고요.

정아연: 맞습니다. 일단 이 서울신문이 이 영상을 보도하게 된 배경을 좀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손 씨가 손 씨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에 그러니까 실종 당시 상황일 때 유가족으로부터 서울신문이 이 CCTV 영상을 제보를 받은 거죠. 그 3명, 영상에 등장하는 3명이 목격자일 수 있으니 이거를 좀 공개를 해서 그들을 좀 찾자, 이렇게 요구를 받고 보도를 하게 된 건데, 아까 보셨듯이 이 영상에 달린 설명이 좀 오해를 산 겁니다.

실종된 손 씨 주변에 있던 남성들로 추정된다, 이 내용인데요. 이 부분이 이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그 3명이 손 씨와 친구 A 씨 등으로 보인다, 친구가 손 씨를 업고 가는 것 같다, 이렇게 억측이 좀 나오기 시작한 거죠, 그런데 이거를 언론 매체가 그대로 받아쓴 겁니다. 기사를 보면 손 씨 업고 가는 친구? CCTV 보고 의혹 제기한 누리꾼, 단서였던 CCTV 영상 분석한 누리꾼들이 새로 내놓은 주장 이런 식으로 갖다 쓰면서 이른바 음모론이 생긴 겁니다. 결국, 이 의혹은 경찰 발표에서 3명 다 전혀 이 사건과 전혀 무관한 인물이다라고 이렇게 밝히면서, 허위 사실이 됐습니다.

김솔희: 이에 대해서 서울신문 측 입장은 뭐예요?

정아연: 제가 서울신문 사회부 측 취재기자한테 물어봤더니 자신들은 이게 애초에 목격자를 찾기 위해서 올린 영상이었고 이런 오해를 낳을 만한 그런 걸 전혀 예상을 못했다, 또 그렇지만 그 이후 논란에 대해서도 자신들이 뭔가 해명을 하거나 책임질 부분은 없다고 생각을 한다. 또 이거는 어쨌든 해석한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냐, 이렇게 좀 설명을 들었고요, 그 논란 이후에 그러면 대처를 어떤 식으로 했냐라고 물었더니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고 말을 했습니다.

김솔희: 뭐 잘못 없다, 책임 없다, 의도한 바가 아니다, 이렇게 하면 그냥 끝나는 거예요? 도의적 책임이라도 물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유현재: CCTV에서 우리는 그냥 던진다라고 해서 우리는 잘못이 없다고 하는데 이거 하나하나가 파편입니다. 이거 하나하나가 파편이고 나머지는 지금 극도로 뭔가 관심이 있는 대중들이 그걸 채워 나갑니다. 예를 들어서 언론사에서 CCTV가 흐리잖아요, 또 그러면 거기에 뭔가를 채워 넣을 텐데,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아까 사회자가 말씀하셨습니다만 음악 깔고 3명 달리기하고, 그다음에 새벽이고 또 달리는 것도 엄청 빨리 달리고, 이거 뭔가 이상한 것 같다? 그다음에 체격이 어떻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놓으면, 그렇게 파편을 던지면 대중들은 이거 이렇게 이렇게 하면 뭔가 되네? 이거 이렇게 하면 뭔가 되네? 그러면 여기에서 잘못이 누구에게 있을까? 이건 분명히 언론사의 잘못이 아니면 누구입니까?

그리고 기성 언론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처음에 접근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러면 이 부분은 진짜로 정말 세밀히 연구를 하고 취재를 해서 스모킹 건을 찾든가 아니면 그렇지 않으면 공개에 있어서는 굉장히 온라인 트래픽 이런 거 목적 말고 활용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열된 선정 경쟁의 또 다른 폐해 +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이 언론계에 던진 질문

김솔희: 사실상 거의 모든 언론이 한강 대학생 사건에 몰두를 하면서 우리 사회의 다른 이슈들은 뒤로 밀린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김준일: 모든 삶, 생명은 다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고 같은 무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어떤 것들은 더 주목을 받고 못 받는 경우가 있죠. 좀 불편한 통계를 말씀드리면 한국에서 1년에 산재, 사고로 죽는 사람이 한 900명에서 1,000명 되거든요. 그러면 매일같이 2.5명이 산재 사고로 죽습니다. 떨어져 죽거나 끼어 죽거나 뭐 여러 가지로 죽는데 그중의 하나가 평택항 부두에서 죽은 이 이선호 씨, 이선호 군 사건이었어요.

그게 이제 4월 22일쯤 이제 발생을 했는데 열흘 동안 언론 보도가 거의 없었습니다. 지역 신문에서 작게 났는데 이게 친구들이 SNS에 친구 저희 친구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이렇게 알리면서 이제 언론 보도가 나기 시작했는데 이거의 보도량 차이를 보면 이거는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거죠.

지금 이 손정민 군 사건하고 그래서 물론 손정민 군 사건도 정말 중요하지마는 이 사건이야말로 정말 우리에게 언제든지 매일같이 2.5명이 벌어지는 사건이고, 이거를 더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가 우리 언론도 사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이렇게 차이가 나버린다. 이런 걸 봤을 때 우리가 언론은 무엇을 해야 하고 한국 사회는 무엇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것인가...좀 성찰을 해볼 상황인 거죠.

김솔희: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기성 언론들의 무책임한 보도 관행이 또 가짜뉴스를 양산한 유튜버를 키우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언론의 역할과 책임이 더 막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아연: 맞습니다. 디지털퍼스트라고 이야기를 하잖아요. 사실은 저희 KBS부터 좀 자성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이게 모바일 시청층이 늘어가는 흐름에 맞춰가야 하는 게 맞는데 이게 그냥 단순하게 인터넷상에서 조회 수가 많은 기사, 클릭 수가 많은 기사가 독려받는 그런 내부 분위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조회 수 많았고 기사 내용 좋았다, 이런 식의 평가를 하는 거죠.

다른 언론사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매달 온라인 뉴스 포상을 하는데 그 선정 기준이 조회 수가 우선된다든지 딱히 디지털 전략이 분명하지 않다 보니까 그런 조회 수 클릭 수, 얼마나 관심을 많이 받냐, 이런 게 기준이 된다는 건데 그 밖에도 조직 구조나 인사 이런 것들은 디지털 퍼스트가 아닌데 이걸 디지털로 우선시하다 보니까 기자의 전문성이라든지 데스크의 지시 방향, 이런 게 잘 활용이 잘 안 되고 있다 지금은 이제 근본적으로 다시 고민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유현재: 보면 모든 기업들도 그렇고 언론사도 그렇겠습니다만 영어로 이름 이렇게 붙여 놓으면 조금 멋있거든요. 디지털퍼스트. 이러면 그럴 듯한 것 같은데 방금 기자님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이렇게 보면 조금 이렇게 세부적으로 보면 그냥 온라인 공간에서 잘나가는 유튜버들보다 조금 더 주목 많이 받겠다 이런 욕구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사안들이 조금 안타깝게 느껴지고요.

사실 아무리 디지털 모든 게 다 디지털이라고 해도 사람의 감동은 아날로그에서 오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그 아날로그에서의 감동이라는 것은 그것이 콘텐츠 퍼스트, 수용자 퍼스트, 컨슈머 퍼스트 이렇게 기본으로 돌아가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고요. 유튜브 콘텐츠와 관련해서 지금 손정민 씨 관련해서 굉장히 슬픈 일입니다만 이게 계기가 돼서 많은 정책들이 좀 나왔으면 좋겠고요. 이제는 미디어 시대 환경에 맞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유튜브도 그리고 다른 SNS도 미디어 채널들도 친 사회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공생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엄격하게 판단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

이 부분은 어떤 걸 시사하느냐 하면 그동안 보통 플랫폼에 대해서 비난을 하거나 유해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을 했을 때 우리는 그냥 플랫폼이야, 콘텐츠를 만들지 않잖아 그러니까 그리고 심지어 헤드 쿼터는 미국에 있어. 우리한테 이러지 마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이제는 콘텐츠와 플랫폼을 구분해서 그렇게 보면 이 사안은 분명히 해결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김준일: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서 매년 언론 신뢰도 조사를 하는데 한국이 4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신뢰도 부문에서. 이런 게 있었잖아요. 지금 언론, 한국의 언론들이 가는 방식이 클릭 수 최대화 방식으로 가고 있어요, 그게 네이버, 다음 포털에서도 그렇고 지금 유튜브까지도 옮겨간 상황인데 이게 당장은 좋을 수가 있는데 매체가 이렇게 점점 늘어날수록 가장 중요한 거는 신뢰다.

어떤 언론이 신뢰를 얻느냐에 따라서 이게 굉장히 중요하게 더 많은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쪽에 대해서는 별로 지금 언론들이 고민을 안 하고 있다는 거죠. 왜냐하면, 그 길이 너무 어려우니까, 신뢰를 쌓는 거에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고민을 해야 할 때다.

경제적으로도 당장에 눈앞에 이익만 볼 것이 아니라 조금 고민을 할 때라는 거고 또 하나는 이제 포털의 문제점이 있는데 네이버나, 다음에 다 인공지능으로 하겠다라고 하는데 인공지능이 지금 폐해가 심각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기본적으로 네이버의 에어스(AiRS)나 이런 거의 원칙이 뭐냐 하면 많이 본 뉴스를 더 추천하는 거예요.

많이 보는 뉴스가 좋은 거라고, 이거를 더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는데 많이 본 뉴스가 어떤 거냐? 오늘 보도한 이런 거 우리가 다룬 이런 보도들이 많이 본 뉴스에 올라가는 거예요. 지금 방식의 이 네이버가 하는 이런 방식은 개선이 분명히 필요하다라는 걸 좀 말씀드리겠습니다.

김솔희: 알겠습니다. 오늘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을 다룬 언론과 유튜버의 행태를 짚어 봤는데요. 지난 한 달간 사실 대신 의혹을 좇으며 조회 수 장사에 매몰된 언론들이야말로 이른바 사이버 래커로 전락한 게 아닌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세 분 감사합니다.


*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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