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노인 무임승차 폐지” 추진…서울교통공사 “계획 없지만 국비 보전”

입력 2021.06.07 (15:45) 수정 2021.06.0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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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신분당선 '노인 무임승차 폐지 ' 재추진
- '도미노' 현상? 서울교통공사 "계획 없다...국비 보전 절실"
- 전두환 "노인은 무료"....찬반 여전, 해법은?

신분당선 전동차 내부 모습                                                                                                                 [사진 출처 :연합뉴스]신분당선 전동차 내부 모습 [사진 출처 :연합뉴스]


서울 강남과 경기 수원 광교를 연결하는 신분당선이 운영 적자를 이유로 '노인 무임승차' 폐지 방안이 다시 추진됩니다.

오늘(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국토부, 신분당선(주) 등에 따르면 현재 무료인 신분당선의 만 65세 이상 노인 요금을 일부 또는 전면 유료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현재 신분당선 요금은 수도권 전철 기본운임(10km 이내 1,250원)에, 별도운임(1,000~1,300원)을 더한 2,250~2,550원 수준입니다.

신분당선(주) 관계자는 "국토부와 2가지 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1안은 기본운임과 별도운임 전체를 유료화하는 방안이고, 2안은 별도운임에 대해서만 유료화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토부는 유료화 필요성에 대해 일부 공감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분당선(주) 관계자는 "2005년 정부와 '민자 사업 협약'을 맺을 당시 '개통 5년 후 요금 문제를 재협의한다'고 합의해 2017년에 노인 무임승차 폐지를 추진했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해 영업손실이 134억, 당기순손실이 503억을 각각 기록했다"며 "경영 상황이 악화된 만큼, 노인 운임의 유료화 추진은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관계자는 또 "국토부와는 이견이 남아 있는 상태여서 현재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 분쟁조정위원회에 관련 안건이 올라간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도미노 현상?...서울교통공사 등 6곳 "무임 승차 폐지 계획 없다"

민자철도인 신분당선의 65세 이상 노인 무임승차 폐지 움직임에 서울과 부산 등 6개 도시철도 등도 동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일단 당사자들은 선을 긋고 있습니다.

서울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 중인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노인 무임승차 문제를 세대별로 나눠 갈등 양상으로 바라보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 '무임수송정책'에 따른 손실 비용은 국비로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를 포함한 전국 6개(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대전)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지난해 12월 "도시 철도의 공익서비스는 주로 무임수송정책으로 제공되는 만큼,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함으로써 사회생활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정부가 코레일에 해마다 노인 무임승차 비용의 60%를 보전해 주고 있는데 자신들에게도 그 정도 수준으로 보전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 2호선 개통 날, 전두환 "노인은 무료"... 찬반 여전

서울지하철 2호선 전 구간 개통식(1984년 5월 22일)                                         [출처 : KBS 뉴스 화면 캡처]서울지하철 2호선 전 구간 개통식(1984년 5월 22일) [출처 : KBS 뉴스 화면 캡처]

그렇다면 노인 무임승차는 언제부터 이뤄졌을까요?

1984년 5월 22일은 서울지하철 2호선의 모든 구간이 연결돼 완전개통한 날입니다. 말 그대로 지하철로 서울 전역을 한 바퀴를 돌 수 있게 된 셈인데요.

이날 전두환 당시 대통령 내외가 개통 행사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전 대통령은 "노인 복지 향상과 경로 사상을 높이기 위해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하철 운임을 면제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전까지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경로 우대증을 발급해 시내버스는 무료, 지하철은 요금 절반만 받았습니다. 30여 년이 지난 2020년 기준 노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16%가량으로 80년대에 비해 4배 수준에 이릅니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노인 무임승차로 해마다 3,000여 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한 누적 적자가 2040년에는 14조 원이 넘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이에 따라 국비로 보전해도 어차피 세금이 늘어가는 만큼 고령화 추세 등을 감안해 무임승차 연령의 단계별 상향이나 유료 시간대 지정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노인들의 이동권과 건강 등 복지 차원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유정훈 교수 /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부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는 비용편익이 1.4로, 100원을 들여 교통사고 감소‧의료비 절감‧우울증 예방 등 140원의 효과를 얻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교통복지입니다.

따라서 지자체 예산으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의 건강보험 재원 사용 여부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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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분당선 “노인 무임승차 폐지” 추진…서울교통공사 “계획 없지만 국비 보전”
    • 입력 2021-06-07 15:45:52
    • 수정2021-06-07 15:54:20
    취재K
<strong>- 신분당선 '노인 무임승차 폐지 ' 재추진<br />- '도미노' 현상? 서울교통공사 "계획 없다...국비 보전 절실"<br />- 전두환 "노인은 무료"....찬반 여전, 해법은?</strong>
신분당선 전동차 내부 모습                                                                                                                 [사진 출처 :연합뉴스]

서울 강남과 경기 수원 광교를 연결하는 신분당선이 운영 적자를 이유로 '노인 무임승차' 폐지 방안이 다시 추진됩니다.

오늘(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국토부, 신분당선(주) 등에 따르면 현재 무료인 신분당선의 만 65세 이상 노인 요금을 일부 또는 전면 유료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현재 신분당선 요금은 수도권 전철 기본운임(10km 이내 1,250원)에, 별도운임(1,000~1,300원)을 더한 2,250~2,550원 수준입니다.

신분당선(주) 관계자는 "국토부와 2가지 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1안은 기본운임과 별도운임 전체를 유료화하는 방안이고, 2안은 별도운임에 대해서만 유료화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토부는 유료화 필요성에 대해 일부 공감하지만,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분당선(주) 관계자는 "2005년 정부와 '민자 사업 협약'을 맺을 당시 '개통 5년 후 요금 문제를 재협의한다'고 합의해 2017년에 노인 무임승차 폐지를 추진했지만,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해 영업손실이 134억, 당기순손실이 503억을 각각 기록했다"며 "경영 상황이 악화된 만큼, 노인 운임의 유료화 추진은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관계자는 또 "국토부와는 이견이 남아 있는 상태여서 현재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 분쟁조정위원회에 관련 안건이 올라간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도미노 현상?...서울교통공사 등 6곳 "무임 승차 폐지 계획 없다"

민자철도인 신분당선의 65세 이상 노인 무임승차 폐지 움직임에 서울과 부산 등 6개 도시철도 등도 동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일단 당사자들은 선을 긋고 있습니다.

서울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2·3단계 구간을 운영 중인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노인 무임승차 문제를 세대별로 나눠 갈등 양상으로 바라보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 '무임수송정책'에 따른 손실 비용은 국비로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를 포함한 전국 6개(서울·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대전)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지난해 12월 "도시 철도의 공익서비스는 주로 무임수송정책으로 제공되는 만큼,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함으로써 사회생활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은 정부가 코레일에 해마다 노인 무임승차 비용의 60%를 보전해 주고 있는데 자신들에게도 그 정도 수준으로 보전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 2호선 개통 날, 전두환 "노인은 무료"... 찬반 여전

서울지하철 2호선 전 구간 개통식(1984년 5월 22일)                                         [출처 : KBS 뉴스 화면 캡처]
그렇다면 노인 무임승차는 언제부터 이뤄졌을까요?

1984년 5월 22일은 서울지하철 2호선의 모든 구간이 연결돼 완전개통한 날입니다. 말 그대로 지하철로 서울 전역을 한 바퀴를 돌 수 있게 된 셈인데요.

이날 전두환 당시 대통령 내외가 개통 행사에 참석했는데 이 자리에서 전 대통령은 "노인 복지 향상과 경로 사상을 높이기 위해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하철 운임을 면제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전까지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경로 우대증을 발급해 시내버스는 무료, 지하철은 요금 절반만 받았습니다. 30여 년이 지난 2020년 기준 노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16%가량으로 80년대에 비해 4배 수준에 이릅니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노인 무임승차로 해마다 3,000여 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한 누적 적자가 2040년에는 14조 원이 넘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이에 따라 국비로 보전해도 어차피 세금이 늘어가는 만큼 고령화 추세 등을 감안해 무임승차 연령의 단계별 상향이나 유료 시간대 지정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노인들의 이동권과 건강 등 복지 차원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유정훈 교수 /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부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는 비용편익이 1.4로, 100원을 들여 교통사고 감소‧의료비 절감‧우울증 예방 등 140원의 효과를 얻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교통복지입니다.

따라서 지자체 예산으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의 건강보험 재원 사용 여부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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