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석유, 선박, 소고기까지…미러 정상회담 앞두고 해킹·해킹·해킹

입력 2021.06.07 (18:04) 수정 2021.06.0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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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송유관, 여객선, 그리고 육류업체까지.

최근 미국 내 주요 시설들이 잇따라 사이버 공격에 뚫렸습니다.

이번 해킹 위협, 9.11 테러 때와 비교할 정도입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해 보겠습니다.

사이버 해킹, 일자별로 정리부터 해 볼까요?

[기자]

네, 지난달, 미국 최대 송유관 업체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었죠?

당시 주유소마다 긴 줄이 늘어섰고, 휘발윳값이 치솟았습니다.

18개 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혼란이 극심했습니다.

이후에도 해킹, 계속됐습니다.

지난주, 세계 최대 육류업체, JBS도 뚫렸습니다.

미국 내 공장 9곳이 폐쇄됐고, 호주에 있는 공장까지 멈춰 세웠습니다.

그 직후엔 또, 미국 매사추세츠의 한 여객선 기업이 해킹당했습니다.

이렇게 해킹 피해가 잇따랐는데, 알고 보니 지난 4월에는 뉴욕시 지하철을 운영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통국도 해킹을 당했었습니다.

[앵커]

해킹하면, 은행 계좌나 주요 정부 기관 상대로 할 것 같은데 이번에 피해를 본 곳들은 좀 다르네요?

[기자]

네, 과거에는 금융회사나 정부 기관이 주 표적이었습니다.

'돈' 혹은 '정치적 영향'을 노렸기 때문인데, 그런데 이번엔 우리 일상과 밀접한 시설들입니다.

은행, 정부 기관 이런 곳들은 보안 수준이 워낙 높아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시설들, 그 중에서도 필수 공급망을 노리는 걸로 보입니다.

많은 사람이 불편을 겪으면 화제도 되고 돈을 받아 내기도 쉽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겁니다.

[앵커]

실제로 돈을 요구해서 받아갔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해커들은 '랜섬웨어'를 썼거든요.

이메일 같은 것에 해킹 프로그램을 심어서 이메일 여는 순간 침투해 시스템을 먹통으로 만듭니다.

그 뒤에 이걸 인질로 삼아 돈을 요구한 뒤, 정말 거액을 받아갔습니다.

해킹당한 송유관 회사는 440만 달러, 우리 돈 50억 원을 줬습니다.

그것도 '비트코인'으로 줬습니다.

비트코인 계좌는 추적 불가능합니다.

[크리스토퍼 크레브스/전 미국 사이버보안·인프라 보안국장 : "랜섬웨어는 하나의 사업입니다. 수익성이 매우 높아서, 해외 해커나 범죄자들이 계속해서 몰려들고 있습니다."]

CNN은, 미국이 지난해 1만 5천 건 이상의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추정 피해액이 우리 돈 2조 6천억 원에 달하는데요.

몸값 지불은 1년 사이 300% 증가했습니다.

[앵커]

이번 해킹이 누구 소행인지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러시아 기반 해커 조직 소행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중국설도 제기됩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 측이 이러한 해킹 공격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미국은 지난해 말에도 최악의 사이버 공격을 당했을 때도 러시아 지목했습니다.

민간 기업은 물론, 미국 국무부, 재무부, 핵안보국까지. 다수 정부 기관이 뚫렸었죠.

이때도 미국은 보복조치로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고, 러시아도 미국 외교관을 추방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앵커]

그런데 당장 다음 주에 미국과 러시아 정상회담 하잖아요?

지금 사이버 공격을 9.11 테러에 비유하면서 강경하게 나오는데, 정상회담은 제대로 진행될까요?

[기자]

네, 정상회담이 오는 16일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기는커녕 바이든 대통령은 '해킹 문제 책임 묻겠다'면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사실 외신들은 애초부터 이번 정상회담이 어떤 합의 도출보다는 각자의 이해관계만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해왔거든요.

분위기가 이렇게 얼어붙으면서 기존 전망 강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 언급이 나왔는데, 여객기 납치한 세르비아 편 들 때 미국에 '너희들은 안 그랬냐'면서 아주 냉소적인 언급을 했었죠.

이번에도 또 그랬습니다.

해킹, 우리가 그런 적 없고 이번 정상회담에 큰 기대하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 4일 : "적절한 미국 기관들이 누가 사이버 공격을 했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우리는 기업들의 돈을 갈취하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기껏해야 닭고기나 소고기를 다루는 나라가 아닙니다. 웃기네요."]

어쩌면, 정말 러시아 정부가 관계없다면 두 나라가 정상회담 기점으로 조금 더 가까워지는걸 원하지 않는 세력이 있고, 그들이 해킹했다, 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가설입니다만.

여하튼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해킹 문제는 당분간 계속 논란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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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07 18:04:04
    • 수정2021-06-07 18:27:32
    통합뉴스룸ET
[앵커]

송유관, 여객선, 그리고 육류업체까지.

최근 미국 내 주요 시설들이 잇따라 사이버 공격에 뚫렸습니다.

이번 해킹 위협, 9.11 테러 때와 비교할 정도입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해 보겠습니다.

사이버 해킹, 일자별로 정리부터 해 볼까요?

[기자]

네, 지난달, 미국 최대 송유관 업체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었죠?

당시 주유소마다 긴 줄이 늘어섰고, 휘발윳값이 치솟았습니다.

18개 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혼란이 극심했습니다.

이후에도 해킹, 계속됐습니다.

지난주, 세계 최대 육류업체, JBS도 뚫렸습니다.

미국 내 공장 9곳이 폐쇄됐고, 호주에 있는 공장까지 멈춰 세웠습니다.

그 직후엔 또, 미국 매사추세츠의 한 여객선 기업이 해킹당했습니다.

이렇게 해킹 피해가 잇따랐는데, 알고 보니 지난 4월에는 뉴욕시 지하철을 운영하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통국도 해킹을 당했었습니다.

[앵커]

해킹하면, 은행 계좌나 주요 정부 기관 상대로 할 것 같은데 이번에 피해를 본 곳들은 좀 다르네요?

[기자]

네, 과거에는 금융회사나 정부 기관이 주 표적이었습니다.

'돈' 혹은 '정치적 영향'을 노렸기 때문인데, 그런데 이번엔 우리 일상과 밀접한 시설들입니다.

은행, 정부 기관 이런 곳들은 보안 수준이 워낙 높아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시설들, 그 중에서도 필수 공급망을 노리는 걸로 보입니다.

많은 사람이 불편을 겪으면 화제도 되고 돈을 받아 내기도 쉽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겁니다.

[앵커]

실제로 돈을 요구해서 받아갔다고 하던데요?

[기자]

네, 해커들은 '랜섬웨어'를 썼거든요.

이메일 같은 것에 해킹 프로그램을 심어서 이메일 여는 순간 침투해 시스템을 먹통으로 만듭니다.

그 뒤에 이걸 인질로 삼아 돈을 요구한 뒤, 정말 거액을 받아갔습니다.

해킹당한 송유관 회사는 440만 달러, 우리 돈 50억 원을 줬습니다.

그것도 '비트코인'으로 줬습니다.

비트코인 계좌는 추적 불가능합니다.

[크리스토퍼 크레브스/전 미국 사이버보안·인프라 보안국장 : "랜섬웨어는 하나의 사업입니다. 수익성이 매우 높아서, 해외 해커나 범죄자들이 계속해서 몰려들고 있습니다."]

CNN은, 미국이 지난해 1만 5천 건 이상의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추정 피해액이 우리 돈 2조 6천억 원에 달하는데요.

몸값 지불은 1년 사이 300% 증가했습니다.

[앵커]

이번 해킹이 누구 소행인지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러시아 기반 해커 조직 소행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중국설도 제기됩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 측이 이러한 해킹 공격을 막을 의무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미국은 지난해 말에도 최악의 사이버 공격을 당했을 때도 러시아 지목했습니다.

민간 기업은 물론, 미국 국무부, 재무부, 핵안보국까지. 다수 정부 기관이 뚫렸었죠.

이때도 미국은 보복조치로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고, 러시아도 미국 외교관을 추방하며 맞불을 놨습니다.

[앵커]

그런데 당장 다음 주에 미국과 러시아 정상회담 하잖아요?

지금 사이버 공격을 9.11 테러에 비유하면서 강경하게 나오는데, 정상회담은 제대로 진행될까요?

[기자]

네, 정상회담이 오는 16일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기는커녕 바이든 대통령은 '해킹 문제 책임 묻겠다'면서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사실 외신들은 애초부터 이번 정상회담이 어떤 합의 도출보다는 각자의 이해관계만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해왔거든요.

분위기가 이렇게 얼어붙으면서 기존 전망 강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 언급이 나왔는데, 여객기 납치한 세르비아 편 들 때 미국에 '너희들은 안 그랬냐'면서 아주 냉소적인 언급을 했었죠.

이번에도 또 그랬습니다.

해킹, 우리가 그런 적 없고 이번 정상회담에 큰 기대하지도 않는다는 겁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 4일 : "적절한 미국 기관들이 누가 사이버 공격을 했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우리는 기업들의 돈을 갈취하지 않습니다. 러시아는 기껏해야 닭고기나 소고기를 다루는 나라가 아닙니다. 웃기네요."]

어쩌면, 정말 러시아 정부가 관계없다면 두 나라가 정상회담 기점으로 조금 더 가까워지는걸 원하지 않는 세력이 있고, 그들이 해킹했다, 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가설입니다만.

여하튼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해킹 문제는 당분간 계속 논란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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