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둔 자영업자 ‘급감’…고용회복 ‘사각지대’ 될까?

입력 2021.06.0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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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수출, 기지개를 켜는 민간 소비에 이어 고용 부문도 서서히 코로나19 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취업자 수는 최근 두 달 연속 증가했고, 지난달엔 6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수치상으로 보면 고용 회복세가 뚜렷합니다.

고용 훈풍은 모든 계층에게 골고루 퍼져나가고 있을까요? 종사상 지위, 그러니까 취업자 신분별로 나눠서 취업자 수는 얼마나 늘었는지 살펴봤습니다.

먼저 코로나 19 확산 이후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임시·일용직은 방역대책이 완화되면서 올해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상용직은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취업자 수가 더 늘었습니다.

반면, 자영업자 고용 부진은 1년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반등할 조짐도 보이지 않아 임금 근로자와는 회복의 격차가 느껴집니다.


고용원 많을수록 고용 충격 심각...고정비 부담에 못 버티고 떠나

자영업자 안에서도 고용원 즉, 직원을 1명 이상 두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고용 충격은 다르게 전달됐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보면, 1인 사업자나 가족과 함께 일하는 경우 등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미미했지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이전인 지난해 2월보다 최대 11% 줄었습니다.

고용한 직원 숫자가 많을수록 타격도 더 컸습니다. 고용원이 5인 미만인 자영업자는 10% 줄어든 가운데 고용원이 5인 이상인 자영업자는 최대 22% 감소했습니다.

고용원 규모가 클수록 인건비, 임대료 등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의 비중이 높아서 매출 부진 등으로 인한 충격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경우 고정비 비중이 전체 매출의 16%지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고정비 비중이 38%로 2배가 넘었습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에 집중된 고용충격은 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와 유사한 모습입니다.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차장은 "경기충격이 클수록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구조조정이 활발히 일어나는 한편 임금 근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실직자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빠져나간 자영업자들 어디로? ... 임시일용직 비중 크게 늘어


이렇게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들은 어디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을까요?

코로나19 이후 1년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고용 상태 변화를 살펴봤더니, 고용원을 해고하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전환한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보면 1.8%p 줄었을 정도인데요.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홀로 사업장을 유지하는 사장님은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아예 사업을 청산하고 임금 근로자가 되거나 미취업 상태로 남은 경우가 더 늘었습니다. 임시일용직 일자리를 구한 자영업자의 비중이 2.8%p가량 크게 증가했고, 상용직 이동과 실업자 등 미취업 상태는 각각 1.3%p씩 늘었습니다.


'버티기 한계'...자영업 일자리 더 줄 가능성도

자영업에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이 집중됐고, 여전히 지속 되고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 국내 자영업자의 절반에 가까운 48%는 도소매업이나 숙박 음식, 교육 등 대면서비스에 몰려있기 때문인데요.

이 가운데 음식점이나 숙박업소 등의 손해가 크고, 고용도 나빠졌을 거라는 예상이 많지만, 고용 수치를 보면 학원이나 방문교사 등 교육 서비스, 도소매업의 감소가 두드러졌습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숙박음식업이 여타 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창업자금, 권리금 회수 어려움 등 폐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여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숙박음식업의 매출이 좋아서가 아니라 초기에 들인 창업 자금과 권리금 회수가 어려워 버티기에 들어간 자영업자가 많았기 때문인데, 한계에 다다를 경우 추가적인 고용 조정도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유행 속에 비대면, 디지털화도 일상에 빠르게 정착되고 있어 대면서비스업,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등 전통적 자영업자에게 길고 짙은 그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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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 둔 자영업자 ‘급감’…고용회복 ‘사각지대’ 될까?
    • 입력 2021-06-08 07:03:25
    취재K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는 수출, 기지개를 켜는 민간 소비에 이어 고용 부문도 서서히 코로나19 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취업자 수는 최근 두 달 연속 증가했고, 지난달엔 6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수치상으로 보면 고용 회복세가 뚜렷합니다.

고용 훈풍은 모든 계층에게 골고루 퍼져나가고 있을까요? 종사상 지위, 그러니까 취업자 신분별로 나눠서 취업자 수는 얼마나 늘었는지 살펴봤습니다.

먼저 코로나 19 확산 이후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임시·일용직은 방역대책이 완화되면서 올해 들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상용직은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취업자 수가 더 늘었습니다.

반면, 자영업자 고용 부진은 1년째 이어지고 있는데요, 반등할 조짐도 보이지 않아 임금 근로자와는 회복의 격차가 느껴집니다.


고용원 많을수록 고용 충격 심각...고정비 부담에 못 버티고 떠나

자영업자 안에서도 고용원 즉, 직원을 1명 이상 두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고용 충격은 다르게 전달됐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보면, 1인 사업자나 가족과 함께 일하는 경우 등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미미했지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이전인 지난해 2월보다 최대 11% 줄었습니다.

고용한 직원 숫자가 많을수록 타격도 더 컸습니다. 고용원이 5인 미만인 자영업자는 10% 줄어든 가운데 고용원이 5인 이상인 자영업자는 최대 22% 감소했습니다.

고용원 규모가 클수록 인건비, 임대료 등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의 비중이 높아서 매출 부진 등으로 인한 충격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경우 고정비 비중이 전체 매출의 16%지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고정비 비중이 38%로 2배가 넘었습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에 집중된 고용충격은 90년대 말 외환위기 당시와 유사한 모습입니다.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차장은 "경기충격이 클수록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구조조정이 활발히 일어나는 한편 임금 근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실직자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빠져나간 자영업자들 어디로? ... 임시일용직 비중 크게 늘어


이렇게 사업을 접은 자영업자들은 어디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을까요?

코로나19 이후 1년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고용 상태 변화를 살펴봤더니, 고용원을 해고하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전환한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보면 1.8%p 줄었을 정도인데요.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홀로 사업장을 유지하는 사장님은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아예 사업을 청산하고 임금 근로자가 되거나 미취업 상태로 남은 경우가 더 늘었습니다. 임시일용직 일자리를 구한 자영업자의 비중이 2.8%p가량 크게 증가했고, 상용직 이동과 실업자 등 미취업 상태는 각각 1.3%p씩 늘었습니다.


'버티기 한계'...자영업 일자리 더 줄 가능성도

자영업에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이 집중됐고, 여전히 지속 되고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 국내 자영업자의 절반에 가까운 48%는 도소매업이나 숙박 음식, 교육 등 대면서비스에 몰려있기 때문인데요.

이 가운데 음식점이나 숙박업소 등의 손해가 크고, 고용도 나빠졌을 거라는 예상이 많지만, 고용 수치를 보면 학원이나 방문교사 등 교육 서비스, 도소매업의 감소가 두드러졌습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숙박음식업이 여타 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창업자금, 권리금 회수 어려움 등 폐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여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숙박음식업의 매출이 좋아서가 아니라 초기에 들인 창업 자금과 권리금 회수가 어려워 버티기에 들어간 자영업자가 많았기 때문인데, 한계에 다다를 경우 추가적인 고용 조정도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유행 속에 비대면, 디지털화도 일상에 빠르게 정착되고 있어 대면서비스업,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등 전통적 자영업자에게 길고 짙은 그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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