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 쌀값은 또 왜 이래?…가격 오르니 재배면적도 증가

입력 2021.06.08 (07:03) 수정 2021.06.0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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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대파만 비싼가? 쌀값도 고공행진

요즘 식자재 가운데 알게 모르게 비싼 게 쌀이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쌀 20kg 한 포대는 6만 원이 훌쩍 넘어, 1년 전보다 20% 정도 비싸다.

쌀값은 지난해 수확기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긴 장마와 태풍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351만 톤으로, 전년보다 23만 톤이나 감소했다.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정부양곡 21만 톤을 시장에 공급해 가격 상승세를 완화 시키기는 했지만, 한 번 올라간 가격은 좀처럼 내려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밥 비중이 늘어난 가운데 쌀값마저 고공행진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비축 물량을 추가로 공급하고, 막걸리와 누룽지 등의 용도로 쓰이는 가공용 쌀도 2만 톤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쌀값 오르니 벼농사 순수익↑…재배면적도 증가 전망

쌀값이 강세를 보이자 농촌 들녘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벼농사 순수익은 산지 쌀값 상승으로 1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산 논벼(쌀) 생산비 조사 결과'를 보면, 총수입에서 생산비를 뺀 10a(아르)당 순수익은 44만 2천591 원으로, 전년보다 16.7% 증가했다. 지난 2001년(51만 천593 원) 이후 가장 많다.


이렇다 보니 벼농사를 짓겠다는 농민도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벼 재배 의향 면적을 조사한 결과 72만 9천ha로 나타나, 전년 재배면적보다 0.3% 증가할 거로 전망됐다.

증가한 면적은 전체 재배면적에 비하면 미미하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 벼 재배면적이 매년 2% 정도씩 감소 추세였던 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전문가들은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이 3년간의 시행 끝에 종료돼 일부 콩 재배 면적이 벼농사로 회귀한 데 더해 쌀값 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잉생산 우려도

그러나 재배면적 증가 전망에 농정당국은 고민이 많다. 우리나라의 쌀 소비는 2010년 이후 연평균 2.3%씩 줄어들고 있는데, 올해는 작황이 평년 이상만 돼도 연간 수요량을 훌쩍 뛰어넘는 공급 과잉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본격화로 '집밥' 수요가 감소하면 쌀 소비 감소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지난해부터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3% 이상 웃돌면 초과분을 사들여 격리하는 '쌀 자동시장격리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수급 조절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쌀은 식재료 가운데 가장 기본이고, 우리 농업의 근간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최대한 저렴하게 쌀을 사고 싶어하고 농민은 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기 때문에, 농사가 너무 안 돼도, 또 너무 잘 돼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나막신장수와 부채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처럼, 수확 철이 다가올수록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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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스형, 쌀값은 또 왜 이래?…가격 오르니 재배면적도 증가
    • 입력 2021-06-08 07:03:25
    • 수정2021-06-08 08:16:49
    취재K

■달걀·대파만 비싼가? 쌀값도 고공행진

요즘 식자재 가운데 알게 모르게 비싼 게 쌀이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쌀 20kg 한 포대는 6만 원이 훌쩍 넘어, 1년 전보다 20% 정도 비싸다.

쌀값은 지난해 수확기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긴 장마와 태풍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해 쌀 생산량은 351만 톤으로, 전년보다 23만 톤이나 감소했다.

정부가 쌀값 안정을 위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정부양곡 21만 톤을 시장에 공급해 가격 상승세를 완화 시키기는 했지만, 한 번 올라간 가격은 좀처럼 내려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밥 비중이 늘어난 가운데 쌀값마저 고공행진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비축 물량을 추가로 공급하고, 막걸리와 누룽지 등의 용도로 쓰이는 가공용 쌀도 2만 톤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쌀값 오르니 벼농사 순수익↑…재배면적도 증가 전망

쌀값이 강세를 보이자 농촌 들녘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벼농사 순수익은 산지 쌀값 상승으로 1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산 논벼(쌀) 생산비 조사 결과'를 보면, 총수입에서 생산비를 뺀 10a(아르)당 순수익은 44만 2천591 원으로, 전년보다 16.7% 증가했다. 지난 2001년(51만 천593 원) 이후 가장 많다.


이렇다 보니 벼농사를 짓겠다는 농민도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벼 재배 의향 면적을 조사한 결과 72만 9천ha로 나타나, 전년 재배면적보다 0.3% 증가할 거로 전망됐다.

증가한 면적은 전체 재배면적에 비하면 미미하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 벼 재배면적이 매년 2% 정도씩 감소 추세였던 걸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전문가들은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이 3년간의 시행 끝에 종료돼 일부 콩 재배 면적이 벼농사로 회귀한 데 더해 쌀값 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잉생산 우려도

그러나 재배면적 증가 전망에 농정당국은 고민이 많다. 우리나라의 쌀 소비는 2010년 이후 연평균 2.3%씩 줄어들고 있는데, 올해는 작황이 평년 이상만 돼도 연간 수요량을 훌쩍 뛰어넘는 공급 과잉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본격화로 '집밥' 수요가 감소하면 쌀 소비 감소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지난해부터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3% 이상 웃돌면 초과분을 사들여 격리하는 '쌀 자동시장격리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수급 조절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쌀은 식재료 가운데 가장 기본이고, 우리 농업의 근간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최대한 저렴하게 쌀을 사고 싶어하고 농민은 가격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기 때문에, 농사가 너무 안 돼도, 또 너무 잘 돼도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나막신장수와 부채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처럼, 수확 철이 다가올수록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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